정부, 국고보조금 지급 부실사업 개혁착수
타당성 재검증 강화해 유사·중복사업 통폐합 예고
송현섭
21cshs@naver.com | 2015-03-06 12:09:56
[토요경제=송현섭 기자] 정부가 건수로 2000여개에 달하고 액수로는 총 50조원에 이르는 국고보조금 지급대상 사업 전반에 대한 본격적인 개혁작업에 착수했다. 그동안 타당성 검증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보조사업에 대한 전방위 개혁이 추진되는 배경은 유사·중복사업이 무려 600여개에 달해 막대한 정부예산을 투입하고도 적기에 정책적 효과를 거둘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고의 부정수급 적발시 사업참여와 지원을 영구적으로 금지하고 신규사업인 경우에는 일몰제를 적용해 주기적으로 지속성 여부를 심사하겠다는 방침이다. 무엇보다 안보상의 이유를 들어 그동안 특혜를 받아왔던 국방사업에 대한 검증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여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편집자 주>
정부가 2000여개에 이르는 국고보조금 지급대상 사업들에 대한 심사 및 평가를 강화해 부실 사업을 대대적으로 정리할 계획이다.
특히 정부는 안보상 이유로 검증의 사각지대에 놓였던 국방사업 예산 증액요구에 대해 사업 타당성 평가를 실시, 600여개 유사·중복사업에 대한 통폐합 속도를 높이기로 했다. 이와 관련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27일 방문규 2차관 주재로 올해 첫 재정개혁위원회를 열었는데 각 부처 기획조정실장 및 민간위원이 참석한 가운데 재정 개혁과제 추진계획이 논의됐다.
이번 회의에선 경제 활성화를 위해 재정을 확장적으로 운영하는 가운데 불필요한 예산낭비가 발생하지 않도록 전 방위적으로 고강도 재정개혁을 추진한다는 결론이 도출됐다. 따라서 정부는 총 2000여개에 이르는 보조금 사업관련 심사를 강화, 국고보조금을 고의로 부정 수급한 것으로 적발된다면 보조사업 참여와 지원을 영구히 일절 금지키로 결정했다.
또한 신규 보조사업의 경우에는 3년마다 지속성 여부를 심사하는 일몰제를 도입해 부정수급이 심각한 사업은 사실상 폐지 수순을 밟게 된다. 특히 정부는 부정한 수법으로 1회이상 보조금을 수급한 보조사업자 및 수급자에 대해서는 '원-스트라이크 아웃(One-Strike Out)제'를 적용, 무관용으로 보조사업 대상에서 아예 퇴출시키기로 했다. 적발된 부정 수급자에게는 지급된 보조금의 최대 5배의 과징금이 부과된다.
□ 각종 비리 만연했던 국방사업 정조준
무엇보다 이번 보조사업 개혁방향은 각종 비리의 온상으로 지목돼온 국방사업에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정부는 국방사업의 총사업비 20%미만에 해당하는 예산 증액요구라도 사업 타당성에 대한 재검증작업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국방사업 총사업비 관리지침을 개정, 국방분야에서 무기도입체계에 대한 관리·감독이 한층 강화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참고로 현행 관리·감독시스템에 따르면 총사업비 중 20%미만인 경우에 해당하는 예산 요구에 대해서는 사업타당성 재검증이 면제돼 총사업비의 잦은 변경 또는 주요 증액요인이 돼왔다. 앞서 정부는 600여개의 유사·중복사업 가운데 370개 사업에 대한 통폐합을 마무리했으며 나머지 230개 사업은 내년 예산 편성시 통폐합을 적극 추진토록 하는 방향을 잡았다.
오는 2017년까지 유사·중복사업 정리를 완료한다는 목표가 설정됐으며 정부는 이를 조기 달성한다는 방침을 강조하고 있기도 하다. 실제로 기재부는 유사·중복 대상사업 선정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했고, 각 부처는 자체적으로 해당사업을 조사한 뒤 정비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이후 정부는 각 부처가 기재부와 협의를 통해 불필요한 예산낭비 요소가 없도록 유사·중복사업 정리방안을 추진토록 결정했다.
□ 재정 건전화 위해 개발정책 정비
이와 함께 정부는 부동산 투기를 부추기고 사전 정보유출을 통해 비리가 발생하는 것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국유지 개발정책 정비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우선 노후 공공시설 재배치를 강력 추진하는 동시에 기존 국가소유 부지의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등 후속대책을 추진해 안전문제를 해결하고, 국가재정 건전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참고로 국유지 개발대상 사업은 '나라키움 여의도빌딩'과 '나라키움 대학생 주택'을 비롯해 서대문세무서·중부세무서 등 총 4건인데 사업비는 총 186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 회의에선 정부와 공공기관이 솔선수범 차원에서 기본경비·운영비 등을 최대한 절감하고 재정집행 점검단을 가동시켜 예산낭비를 집중적으로 체크 개선책을 추진한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아울러 빈곤 퇴치 기여금에 대한 예산집행의 투명성 강화를 위해 기재부의 관리·감독이 가능하고 감사원의 감사대상에도 포함될 수 있도록 예산 및 기금 등에 반영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이는 외교부 장관이 부과하고 징수하는 부담금이기 때문에 현행 국가재정법의 적용을 받는 예산이나 기금 등으로 운용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또한 정부는 세입·세출 등 예산관리 범위에서 제외돼 운영되는 공탁 출연금을 국가재정 안으로 편입해 공탁 출연금 운영의 투명성과 집행의 효율성을 제고한다는 계획이다.
□ ICT기술 연구개발비 관리체제 개선
특히 정부는 정보통신기술(ICT)관련 연구개발(R&D) 비용에 대한 관리시스템도 전면 개선에 나서기로 해 눈길을 끌고 있다. 따라서 종전까지 수행기관이 일괄 지급하던 방식을 거래처 지급방식으로 전환하고, 연구비 내역도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것인데 수혜대상 연구개발 기관에 대한 지원 효율성을 한층 높이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또한 중소기업 지원사업 통합관리시스템에 축적된 사업별 지원이력 및 수혜기업 정보 등을 기반으로 중소기업 지원사업에 대한 비용지출의 효율화를 추진해 낭비되는 예산을 줄이기로 했다. 이 같은 후속조치를 통해 정부는 현재 각 부처로 산재돼있는 중소기업 지원사업의 문제를 해소하고 유사·중복사업으로 예산낭비 요소를 바로잡겠다는 계획이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각 부처마다 중소기업 지원을 강조하면서 일부 특정기업에 중소기업 지원 보조금이 집중되는 등 역효과를 차단하기 위한 장치도 마련되는 것이다. 실제로 정부는 이 같은 특정기업에 지원 쏠림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기업별 지원한도제를 도입키로 했다.
특히 타당성 조사나 예산심의 등 절차문제로 인해 발생하는 정부 예산의 한계로 막대한 초기 투자비용이 들어가는 SOC(사회간접자본)사업의 상당부분을 담당해온 민간자본 유치사업에 대한 개선도 이뤄질 전망이다. 따라서 정부는 민자사업 개선을 통해 '최소 운영수입 보장(MRG)제도'를 완화, 민간사업자의 투자손실을 국고보조금으로 보전해주는 제도적 모순을 해결해나갈 방침이다.
이는 고속도로나 철도·항만 등 일부 민자사업으로 진행된 SOC사업에 적용되는 MRG로 인해 연간 6000억원의 정부재정 부담이 증가해 위험수위에 달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정부는 당장 연간 3000억원 가량의 MRG관련 보조금을 지급해 재정 건전성 악화를 부추기고 있는 인천국제공항철도 사업구조에 대한 재구조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 공공기관 사업관리 효율화안도 눈길
지난 정부에서 대규모 공공사업을 추진하면서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 현재 재무 건전성이 악화된 공공기관 역시 사업관리 효율화 등을 통해 고강도 예산절감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민간자본을 적극 활용하는 등 사업방식을 다각화하는 동시에 각 사업단계별로 원가절감 방안을 집중 발굴해 전체적으로 투자비용을 줄여나가기로 했다.
특히 공공기관이 대규모 신규투자를 결정할 경우 예비타당성 조사를 반드시 실시하고 외부 전문가의 평가를 받는 등 사업의 정당성과 객관성을 확보해 불필요한 낭비를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기재부 관계자는 "이번 회의 참석자들은 향후 재정 건전성을 제고한다는 기조 아래서 국정과제를 차질 없이 추진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며 "뼈를 깎는 노력으로 일련의 재정개혁을 추진해나가기로 했다"고 언급했다.
따라서 정부는 올해부터 재정개혁을 강도 높게 추진하면서 실질적 성과를 창출할 수 이Te도록 인센티브 체계를 개편, 강화한다. 평가결과 예산절감 우수기관에 대해서는 최대 1억원에 달하는 포상금이 지급되며, 성과가 미진한 기관의 경우 운영경비 일부를 삭감하는 등 패널티를 부여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정부는 이번 회의를 통해 악화일로에 있는 지방재정 건전성이 제고될 수 있도록 지방재정 개혁 추진 유도를 위해 광역·기초 지방자치단체까지 인센티브 대상에 포함시켰다. 정부는 또 부동산 통합정보 시스템을 적극 활용해 한전부지 매각 외에 별다른 진척이 없는 국유재산 이용실태를 파악하고 부지 매각 등을 통해 세외수입을 대거 확충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앞서 정부는 최근 2년동안 130여개에 달하는 재정개혁 과제를 중점 추진해오고 있는데 지난해부터 오는 2018년까지 모두 27조원 규모의 재원 확충이 이뤄지는 성과를 내고 있다. 한편 정부는 국고보조금 지급대상 사업에 대한 정비를 비롯한 재정개혁과 관련해 내달 중으로 핵심과제 및 후속 대책을 마련해 확정할 계획으로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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