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CCTV 설치 의무화 법안 부결
與·野 ‘난처한 기색’ 역력…총선 앞둔 ‘표심 눈치’
홍승우
hongswzz@naver.com | 2015-03-04 10:48:22
최근 전국민적으로 공분을 샀던 ‘어린이집 아동학대’사건들로 국민적 요구를 받아들여 추진됐다고 할 만큼 무난하게 통과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의외’의 결과에 여야 모두 난처한 기색을 나타냈다.
국회는 지난 3일 본회의를 열어 어린이집 운영자에 대한 CCTV 설치를 의무화하고 아동학대 관련 범죄로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은 경우 어린이집 운영을 20년 동안 제한하는 내용의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을 표결·통과시키려 했다.
하지만 투표결과 재석 171명 가운데 찬성 83명, 반대 42명, 기권 46명으로 출석의원의 과반수인 86명의 찬성을 얻지 못해 해당 법안은 통과되지 않았다.
표결에 앞서 반대 토론에 나선 정의당 정진후 의원은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들어 교실에 CCTV 설치를 주장할 수 없는 것처럼 어린이집 CCTV 설치는 타당한 대책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보육교사 양성체계와 지도감독 기관의 역할을 바로잡아야지, 학대사건이 터지니 CCTV를 설치하는 것은 안일하고 무책임한 대책”이라며 법 개정에 반대의 뜻을 밝혔다.
또한 내년 총선을 앞두고 어린이집 원장들의 입김이 작용할 것이란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실제로 부결되자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는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새누리당 한 의원은 “CCTV 설치를 의무화하면 보육교사 인권이 침해당한다는 이유로 법안에 반대한 어린이집 원장들의 불만에 표를 의식한 의원들이 굴복한 것”이라고 전했다.
더불어 당정협의에서 CCTV 설치 의무화 추진을 하기로 했던 여당 내에서는 이번 법안 부결로 지도부 전략 부재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무성 대표는 본회의를 마치고 “꼭 처리해야 했는데 찬성토론을 하지 않은 게 부주의였다”고 말했다.
한편 유승민 원내대표는 4월 임시국회에서 법안을 재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박완주 원내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여야가 합의하고 복지위에서 만장일치로 가결한 법률안이 본회의에서 부결돼 매우 유감”이라며 “조속한 시일 내에 아동학대를 방지하는 개선책 마련을 추진할 것을 약속한다. 학부모 여러분에게 다시 한 번 죄송하다”고 전했다.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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