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거침없는 경영 복귀 행보…불안요소 ‘여전’
여용준
saintdracula@naver.com | 2016-03-21 10:48:25
등기이사·수펙스협의회 복귀
혼외자 공개 ‘도덕적 비난’
고발·조사 등 걸림돌 많아
신성장 사업, 책임경영 ‘박차’
[토요경제신문=여용준 기자] 최태원 SK 회장이 경영 일선 복귀를 위한 거침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 18일 SK그룹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2년여만에 등기이사로 복귀했다. 이날 최 회장은 주총에 이어 열린 SK 이사회에서 의장을 맡아 회의를 주재했다.
이후 최태원 회장은 21일 그룹 내 최고 의사 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에 복귀하며 지위를 회복했다. 최 회장은 SK 이사회 의장 겸 대표이사에도 이름을 올렸다.
SK 관계자는 “최 회장이 SK 대표이사로 복귀함에 따라 수펙스추구협의회에도 참여해 본격적인 책임 경영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SK그룹은 2012년부터 수펙스추구협의회의 6개 위원회를 중심으로 계열사별로 따로 독립 경영하는 ‘따로 또 같이 3.0’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SK그룹은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정점으로 한 경영 체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문경영인들이 경영 전면에 서서 의사결정 라인을 구성해 최태원 회장 수감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해왔다.
최태원 회장의 거침없는 복귀 행보에 대해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말 최태원 회장이 혼외자의 존재 사실을 공개한 이후 발생한 여러 문제들 때문이다.
최 회장은 지난해 12월 30일 한 언론사에 혼외자의 존재 사실을 공개했다.
이후 최 회장은 구설수에 오르며 도덕적 비난을 받음과 동시에 국세청의 조사를 받고 있으며 금융소비자원으로부터 조만간 검찰에 고발당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소비자원은 지난 1월 최태원 회장과 내연녀 김모씨를 외국환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서울지방법원에 고발하겠다고 밝혔으나 지난 17일 이를 보류한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소비자원은 “자문 변호사들과 협의한 결과 현재 정황만 가지고는 피의 사실이 입증되기 어려워 현재로선 검찰에 고발하지 않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며 “증거가 확보 되는대로 조만간 검찰에 고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금융소비자원에 따르면 미국 시민권자로 비거주자인 김씨는 SK건설이 건립한 서울 반포동의 고급 아파트를 2008년 15억5000만원에 분양받은 지 2년 만인 2010년 SK 싱가포르 계열사인 버가야인터내셔널에 24억원을 받고 판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이 과정에서 외국환거래법상의 신고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혐의로 금감원의 조사를 받았다.
현행 외국환거래법은 재외동포나 해외법인 등 비거주자가 국내 부동산을 취득할 때 한국은행에 해당 금액을 신고하도록 하면서 위반 행위에 대해 처벌 규정을 두고 있다.
또 지난 8일 업계에 따르면 국세청은 최근 김씨의 아파트 매매와 관련한 탈세혐의를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국세청은 최근 SK그룹의 싱가포르 계열사 버가야인터내셔널이 김씨의 아파트를 매입한 거래내역의 문제점을 살펴보고 있다.
국세청은 김씨와 버가야인터내셔널이 부동산 매매 과정에서 세금 탈루가 있었는지를 확인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조사에서 범법행위가 드러날 경우 최태원 회장은 그룹의 오너로서 다시 한 번 위기를 맞을 수 있다.
지난 18일 주총에서도 SK 2대 주주인 국민연금(8.58%)과 일부 주주들은 최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를 반대했었다.
국민연금은 횡령 등 형사처벌 전력을 이유로 최 회장의 등기이사 선임을 반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경영일선에 복귀한 최 회장과 SK그룹의 행보는 거침없다.
SK그룹은 최근 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에 그룹 차원에서 신에너지 사업을 전담할 ‘에너지 신산업 추진단’을 신설했다.
신에너지 개발은 최 회장이 미래 성장 동력으로 가장 염두에 두는 분야로 올해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중심으로 대규모 신에너지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또 최 회장은 등기 이사 복귀에 따른 책임 경영의 본격적인 시동을 해외에서 걸 전망이다.
최 회장은 오는 22일부터 25일까지 중국 하이난에서 열리는 아시아판 ‘다보스포럼’인 보아오 포럼에 참석할 예정이다.
최 회장은 지난 1월에는 스위스 다보스포럼에 참석해 신에너지 분야의 중요성을 실감했으며 글로벌 에너지 기업과 면담 및 관련 세션에 중점적으로 참석한 바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그동안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최 회장이 현장 방문을 지속적으로 해왔다”며 “이번에 보아오 포럼을 참석하면 등기 이사 복귀 후 공식적인 첫 행보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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