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제약 리베이트, 추가 폭로 '파문'
내부고발자 A씨 “의사 리베이트 현금 요구했다”
최병춘
obaite@naver.com | 2013-12-09 09:27:43
[토요경제=최병춘 기자] 의사들의 리베이트 처벌을 두고 의료계와 동아제약간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의사들을 속이고 리베이트 혐의까지 덮어씌웠다며 분노한 의료계가 동아제약과의 대립각을 풀 기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의료계와 동아제약간 반목이 거듭되면서 제약업계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물의를 빚었던 동아제약 리베이트 사건에서 의료인들이 돈을 직접 요구했다는 주장이 추가로 제기돼 논란이 예고된다. 리베이트 혐의로 처벌을 받았던 의료인들이 동영상 강의나 학술적 자문용역 등일 뿐 리베이트 의도는 몰랐다고 주장하는 것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주장이어서 향후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한 언론사에 지난해 10월 동아제약 리베이트 사건을 검찰에 제보했던 A씨(전 동아제약 직원)가 추가 리베이트 자료를 이르면 12월중 검찰과 공정거래위원회, 국세청에 제출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해당 언론 보도에 따르면 A씨가 제출하겠다는 추가 자료에는 동아제약이 의사 수십 명에게 총 5억 원 상당의 현금을 계좌로 입금한 내용이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리베이트를 받은 의사가 ‘동영상 강의’ 형태의 리베이트 제안을 거절하고 학술적 자문용역 등의 대가 형태로 돈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A씨는 “리베이트를 받은 수십 명의 의사들이 대부분 동영상 강의는 귀찮다면서 직접 현금을 원했다”며 “동아제약은 형식적으로 정당한 용역의 대가인 것처럼 꾸며 리베이트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이들 의사들은 일체의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돈만 받았다는 것이다. A씨는 추가 리베이트 자료에 의사 명단, 계좌번호와 금액, 입금일시까지 모두 담겨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A씨의 주장은 ‘불법 리베이트 의도를 몰랐다’는 의료인들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선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추가 자료를 제출하겠다는 A씨는 “동영상 강의 형태의 리베이트가 정당한 용역의 대가였다고 주장한 동아제약과 의사들의 주장은 이번 자료를 보면 사실이 아님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A씨의 자료 제출 여부와 향후 사실관계가 확인돼야 할 사안이지만 만약 A씨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법원의 판결에 반발하고 동아제약과 갈등을 일으켰던 의료계가 민망한 입장에 처해질 수도 있다.
동아제약 리베이트 사건은 지난 9월 법원이 동아제약 뿐 아니라 의료인에게도 불법 리베이트 처벌을 내리면서 촉발됐다.
지난 9월 30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동아제약과 기소된 의사 18명에 대해 리베이트 혐의에 대해 유죄판결을 내렸다. 전국 1000여개 병원 및 의원 의사들에게 수십억 원대의 리베이트를 지급한 혐의로 기소된 동아제약에 벌금 3000만원과 해당 임원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동아제약으로부터 리베이트를 받은 혐의로 기소된 김 모 씨 등 의사 18명과 구매과장 등 19명에 대해 벌금 800만원~3000만원을 선고했다.
의료계는 법원의 판결에 반발하는 한편 동아제약에 책임을 물으며 집단행동에 돌입하는 등 의료계와 ‘동아제약’간 갈등이 불거졌다.
의료계는 대한의사협회를 중심으로 “응분의 대가를 치르도록 하겠다”며 불매운동을 벌이는 등 동아제약과의 단절을 선언했다.
당시 사건은 제약사가 의약품 판매를 목적으로 의사에게 값비싼 식사를 대접한다든지 선물을 제공하는 일반적인 불법 리베이트 방식과 달리 동영상 강의를 한 의사들이 강의료를 지급받은 게 리베이트로 적용되면서 의료계가 반발 한 것이다.
하지만 재판부는 “외관상 계약대금의 지급 및 자문료, 강의료, 설문조사료 지급의 모습을 띄고 있더라도 실질적으로는 이를 빙자해 제약사가 에이전시 업체를 통해 의사 등에게 의약품 채택·처방유도 등 판매촉진을 목적으로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는 것으로 불 수 있는 경우라면 제약사의 계약대금 지급 등은 약사법 등 관련법령에 의해 금지되는 경제적 이익제공(리베이트)에 해당된다”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특히 의료계가 동아제약에 분개한 건 동아제약이 의사를 섭외할 당시 단순한 동영상 강의로 접근해 놓고 검찰 조사 과정에서 태도를 돌변, 리베이트라고 진술해 의사들을 기망했다는 것이다. 즉 당시 혐의를 받은 의사들은 이를 불법 리베이트로 인식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주장을 근거로 의료계는 ‘동아제약과의 모든 관계를 단절한다’고 공언하며 동아제약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였다.
당시 의사협회는 산하단체에 ▲학술대회 등 의료계 행사에 동아제약 참여 제한 ▲동아제약이 주최하는 행사에 의료계 불참 ▲동아제약으로부터의 학술, 연구요청 거부 ▲동아제약 임직원 의료기관 방문 거부 ▲동아제약과 모든 사회적 관계 단절 ▲대체품목 처방 권고에 대해서 법률 검토 후 추진 등을 명시 지침을 전달하는 한편 전방위적인 동아제약 불매운동을 추진키도 했다. 이 같은 의료계 움직임에 동아제약의 매출이 급감하는 등 이번 갈등으로 동아제약의 피해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같은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새롭게 제기되면서 동아제약 리베이트 사건이 재조명 받게 됐다. A씨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의료계와 동아제약간의 갈등은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될 수 있다.
불법 리베이트 혐의로 의사들이 대거 처벌 받으면서 불거진 동아제약과의 갈등은 물론 쌍벌죄 폐지를 주장하고 있는 의료계 입장이 난처해 질 수 있다. 또 동아제약도 한동안 잠잠했던 불법 리베이트 사건이 다시 재점화 될까 불편하긴 마찬가지다.
의료계와 동아제약은 A씨의 주장에 대해 좀 더 지켜보고 확인해 보겠다는 입장이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A씨가 제출하겠다는 주장만 했을 뿐 아직 제출된 것도 아니기 때문에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며 “일단 법원 판결이 나온 상황이기 때문에 따로 해명할 것도 없다”고 말했다.
의사협회 관계자는 “동영상 강의로 포장하는 등 속임수로 섭외한 것을 법정에서 진술은 번복해 리베이트로 몰아간 것에 대해 문제 삼아왔던 것”이라며 “보도된 내용에 대해 앞으로 확인하고 사실여부를 따져 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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