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3.0 시대’ 개막

최흥식 사장·김종준 행장 내정…해외시장 진출 확대 기대

김경제

webmaster@sateconomy.co.kr | 2012-03-12 11:54:30

‘포스트 김승유 시대’를 이끌 하나금융 지도부의 진면목이 보이기 시작했다.
지난달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김정태 하나은행장이 하나금융지주 차기 회장으로 내정됐으며, 지난 5일 경영발전보상위원회는 신임 하나은행장에 김종준 하나캐피탈 사장을, 하나금융지주 사장에는 최흥식 하나금융경영연구소장을 이사회에 추천키로 했다. 이들 내정자는 오는 23일로 예정된 주주총회를 통해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이로써 하나금융은 본격적으로 ‘3.0 시대’를 열었다. 김승유 회장은 22일 퇴임을 앞두고 지난 2일 기자들과 만나 “이제 하나금융의 3.0 시대가 열렸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하나은행의 탄생이 1.0, 서울·보람은행 인수 등이 2.0 시대라면, 외환은행 인수를 통해 이제 ‘3.0 시대’가 열렸다고 본 것이다.


◇김정태호 출범


지난 15년 동안 하나금융을 이끌어 온 김승유 회장의 뒤를 이을 김정태 회장 내정자는 뛰어난 ‘영업통’으로 알려져 있다.
1981년 서울은행에 입행한 뒤 신한은행을 거쳐 하나은행 창립 멤버로 합류한 김 회장 내정자는 신한은행 재직 시절 ‘영업왕’을 수상한 경력이 있다.
뛰어난 영업력을 바탕으로 김 회장 내정자는 행장으로 취임한 2008년 5670억원이던 영업이익을 3년만에 3배가 넘는 1조7400억원으로 키웠다.
더해 김 회장 내정자는 특유의 친화력으로 직원들과 쉽게 화합하고 소통에 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행장 시절 자신의 이니셜인 제이티(JT)에 ‘함께 즐기자(Joy Together)’는 의미를 부여해 직원들과 스스럼 없이 나서는 등 내부 장악력이 뛰어나다.
회추위 관계자는 “성장중인 하나금융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투철한 기업가 정신”이라며 “최근 인수한 외환은행을 비롯한 내부 문제 등이 존재하는 상태에서 하나금융을 잘 파악하고 있는 김 행장이 기업가 정신 항목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아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최흥식 사장 내정자, 글로벌 기업 성장 기대


최흥식 지주사장 내정자는 학계와 연구계에 몸 담은 경력을 바탕으로 금융을 이해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릴르 제1대학교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은 최 사장 내정자는 한국금융연구원과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대표를 지내며 금융산업을 통찰하는 전략·기획적 사고를 키웠다.
무엇보다 최 사장 내정자는 글로벌 금융그룹으로 도약해야 할 하나금융을 이끌 수 있는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프랑스 유학 경험을 바탕으로 한 해외 네트워크를 통해 하나금융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이끌 수 있다는 것이다.
최흥식 내정자는 5일 보도자료를 통해 “그룹의 조력자(Helper)로서 조직의 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학계나 연구계에서 쌓아온 지식과 경험을 연구소에서 실무와 접목시키는 데 노력해왔다”며 “현업으로 한 발짝 더 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대단한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김종준 은행장 내정자, 은행업무 능통 ‘강점’


김종준 은행장 내정자는 1980년 한국투자금융에 입사, 30년 가까이 은행에서 근무하며 은행 업무에 대해 누구보다 능통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행장 내정자는 경복고와 성균관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1980년 한국투자금융에 입사했다.
그는 하나은행 반포·도곡동·삼성센터지점장을 지냈으며 신탁사업본부 부행장보, 기업금융·가계영업그룹 부행장을 역임한 뒤 2009년부터 하나캐피탈 사장을 맡아 왔다.
2009년 하나캐피탈 사장을 맡은 뒤 2년만에 창사 이래 최대실적인 순이익 434억원을 기록하는 등 경영 능력도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준 내정자는 지난 5일 보도자료를 통해 “하나금융그룹이 세계 50대 금융그룹으로 도약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하나은행 기업금융그룹 및 가계영업그룹 부행장을 역임한 경험을 살려 일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은행장이라는 중책을 맡게 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선배들과 동료, 후배들이 만들어온 오늘의 하나은행을 더욱 크고 좋은 은행으로 만들겠다”고 언급했다.


◇파격보다 안정 택했다


애초 은행장과 지주사장직에는 50대 초반의 내부 인사가 들어올 것으로 예상됐었다. 김승유 회장이 반복해서 ‘젊은 CEO론’을 강조한 만큼 파격적인 인사가 단행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하나금융은 무리수를 두기 보다는 조직의 안정을 택했다. 여기에는 결국 1990년대 충청은행과 보람은행, 서울은행과의 인수·합병(M&A)을 통해 하나은행을 국내 4대은행으로 키워 온 ‘김승유 리더십’의 성공에 대한 조직 전체의 믿음이 깔려 있다.
하나금융의 새로운 지도부가 당면한 과제도 김 회장의 유산과도 같은 ‘외환은행’과의 시너지 창출이다.
현재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은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해 양행의 자동화기기(CD/ATM) 등 금융서비스 이용수수료를 통일시켰다.
더해 하나금융 미래발전기획단은 인수 후 통합(PMI)을 위한 단기 과제(△카드가맹점 공동사용 △그룹 공동상품 개발 △IT 시너지 창출 등)와 중기 과제(△그룹 CI 전략수립 △회계제도 및 가격정책 통합 △일관된 리스크 통제 등)를 수립해 진행 중이다.
한편 금융권 일각에서는 2016년까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만큼 시너지 효과가 기대를 밑돌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도 있다.
‘포스트 김승유 체제’가 이끌게 될 ‘하나금융 3.0’ 시대가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해외시장에 대한 적극적인 진출도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다. 이는 하나금융 사장에 최 대표가 내정된 것과도 일맥상통하다.
지난달 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교포은행인 새한뱅콥을 인수하며 해외 시장에 적극적으로 발을 내딛기 시작한 하나금융은 ‘외환은행’이라는 강점을 갖고 있다.
글로벌 금융그룹으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하나금융의 성공 여부는 결국 새 지도부가 외환은행을 어떤 방식으로 품에 안느냐에 달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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