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희용 칼럼] 새 경제정책과 서민의 삶

권희용

nw2030@naver.com | 2014-12-29 09:58:04

▲ 권희용
내외정책홍보원 원장
전 국정신문 편집장


2014년도 저물어 간다. 잔뜩 낀 먹구름이 서서히 사라지는 듯한 느낌이다. 그만큼 올 한해는 너무나 엄청난 일들로 점철되었던 1년이었다.

세월호 침몰이 그 중 가장 큰 사건으로 두드러졌다. 채 피워보지도 못한 어린 생명들이 목숨을 잃었다. 그것도 어른들의 터무니없는 안전 불감증이 빚어낸 참사라는 점에서 안타까움이 더 큰 사건이었다.


이 일로해서 크고 작은 여타 사건 사고가 가려졌다. 엄청나게 드리워진 장막 뒤에서 복마전은 여전히 전개되었다. 특히 정치권에 의해 벌어진 막장드라마로 하루해가 지고 또 떠올랐다.


명분은 그럴듯했다. '안전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몸부림이었다고 했다. 여야가 매일 싸움판을 벌였다. 특히 야당의 고군분투는 많은 국민의 공분도 무시한 채 밤 낯을 가리지 않고 지속되었다.


그렇게 해서 그들이 해놓은 안전한 대한민국 만들기가 무엇인지 그 실체를 아는 국민은 드물다. 세월호 침몰을 구실로 여야의 힘겨루기의 결과가 무엇인지 모르겠다는 게 지금 국민의 반응이다.


오히려 더 나빠진 서민경제형편의 원인이 바로 여야정치권의 힘겨루기 때문이라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게다가 야당의 집안형편은 국민의 눈에도 아슬아슬하기 짝이 없어 보인다.


세월호 침몰을 수습한다는 걸 명분삼아 거리투쟁에 껴들었다가 눈총만 산 인사들이 이제는 당내로 들어가 파당을 지어 당권을 잡겠다고 하는 것도 국민 눈에는 요령부득으로 비치고 있는 것이다. 아무튼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나라를 뜨겁게 달궜던 세월호 사건은 과거 속으로 사라지고 있다.


거기에 비하면 연말정국을 어수선하게 하는 이른바 '청와대 권력싸움' '땅콩회항' '북한 해킹'사건 따위는 잔챙이에 불과하다. 국민의 반응도 심심풀이 땅콩 정도로 여기고 있다.


진짜 문제는 다른데 있다. 연말이면 그래도 분의기가 뜨면서 서민들의 손길이 바쁘기 마련이었다. 소위 대목장사가 쏠쏠했다. 그런데 올 연말은 전혀 다르다는 것이다. 골목에는 오가는 사람들의 발길도 뜸하고 또 상점에는 찬바람만 드나들고 있다.


오죽하면 주고받는 크리스마스카드나 연하장도 손가락에 꼽힐 정도로 줄어든 데다 몸조심하느라 걱정이던 송년회자리도 썰렁해 졌다. 2, 3차로 이어지던 술자리도 예년과는 달리 1차로 끝나기 일쑤라는 것이다. 주머니 사정도 그렇고 분위기마저 가라앉은 까닭이다.


하나같이 서민경제와 직결된 거리경제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는 까닭이다. 당국이 그동안 내놓은 이러저러한 경기부양책이 별무효과라는 게 연말연시 거리에서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해가 바뀌면 달라질까. 서민들은 목을 길게 빼고 있다. 그러나 심중에는 의구심만 가득하다. 뭐하나 제대로 된 것이 없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그래도 좋으나 싫으나 기댈 곳은 내나라 내정부여서다.


정부가 내년도 경제정책방향을 설정했다. 생활비를 줄이고 금융소득을 늘리는 것에 주안점을 둔 정책이다.


▷학자금대출 ▷임대주택공급 활성화 ▷대부사업 확대 ▷연기금배당주 투자확대 ▷주택담보 대출부담 완화 등등이 주요골자다.


방향이 틀렸다고는 할 수 없다. 그러면서도 하루 벌어 하루 먹는 가난한 서민들에게는 공염불처럼 와 닿는다는 것을 부인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공돈을 달라는 것이 아니다. 공돈을 준다고 해도 받을 그릇이 없는 것이 서민의 형평이다. 그래서 그릇을 마련해줄 궁리부터 해주기를 기대한다는 말이다.


골목에 웃음꽃이 피고 서민들의 활발한 발길이 되살아나는 정책은 과연 없을까하는 생각이 앞선다. 그만큼 지금 서민의 삶이 팍팍하기 짝이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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