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주'하는 문재인, 굳히기 돌입하나?
3위 김두관 “손 후보와 연대 안해”
이준혁
immasat@naver.com | 2012-08-31 13:26:26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경선을 치르고 있는 문재인 후보가 제주ㆍ울산ㆍ강원지역에서 3연속 1위에 오른 가운데 지난달 30일 충북지역에서도 1위를 차지하며 이른바 ‘문재인 대세론’을 입증하고 있다.
앞으로 지역순회경선이 전북(9월1일), 인천(2일), 경남(4일), 광주ㆍ전남(6일) 등지에서 차례로 열리게 되면서 문 후보로서는 ‘죽음의 5연전’을 치러야하는 입장이다. 인천에서는 손학규 후보가, 전북과 광주ㆍ전남에서는 정세균 후보가, 경남에서는 김두관 후보가 맹위를 떨치며 1위에 오를 가능성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만약 이어지는 5연전에서도 1위를 지키거나 상위권을 유지한 뒤 오는 8일 홈그라운드인 부산에서 경선을 치를 경우 문재인 대세론은 현실이 될 전망이다.
◇ 문재인, 충북에서도 1위
지난달 30일 민주통합당 대통령선거 후보 경선 충북지역 경선 결과 문재인 후보가 1위를 차지했다. 문 후보는 유효투표 1만7637표 중 8132표(득표율 46.11%)를 얻어 1위에 올랐다. 손학규 후보는 7108표(40.30%)로 2위를 차지했고 김두관 후보와 정세균 후보는 각각 1931표(10.95%), 466표(2.64%)를 얻어 3ㆍ4위에 그쳤다.
문 후보는 이날까지 4개 지역(제주ㆍ울산ㆍ강원ㆍ전북) 연속 1위에 오르며 ‘대세론’에 탄력을 받는 양상이다. 개표 결과 발표 직후 문 후보는 “우선 이겨서 기쁘다. 경선 결과는 조직력이나 동원력이 아니라 역시 민심이 결정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며 “초반전에 좋은 결과를 냈기 때문에 끝까지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경선 전반전에서 문 후보의 독주를 막지 못한 비문 후보들은 선거인단의 규모가 큰 전북 및 광주ㆍ전남 지역 경선에서 ‘반전’을 기대한다는 전략이다. 전북의 경우 모집된 선거인단은 총 9만5707명, 광주ㆍ전남은 13만9325명으로, 현재까지 진행된 제주ㆍ울산ㆍ강원ㆍ충북의 모집 선거인단(총 9만2552명) 및 실제 투표 선거인단(5만3434명)보다 훨씬 큰 규모다.
손 후보는 강세지역으로 봤던 강원에 이어 충북에서까지 문 후보에게 1위 자리를 내주며 초반 기선 제압에 성공하지 못했다. 다만 경선이 진행될수록 점차 득표율이 오르고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김두관 후보는 현재까지 누적득표수에서 3위에 그쳤지만 향후 진행되는 경선에서 최대한 1ㆍ2위 후보와의 격차를 좁혀 역전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정세균 후보는 유일한 호남 출신 후보라는 점을 내세워 호남 경선에서 분위기 반전의 발판을 마련, 서울ㆍ경기지역에서 역전을 노릴 계획이다.
◇ 경선방식 둘러싼 ‘갈등’ 여전
민주통합당 대통령후보 경선이 ‘전반전’을 지나고 있지만, 각종 의혹 및 공정성 시비 등을 둘러싼 잡음이 여전하다.
이른바 비문(비문재인) 주자들은 △당 지도부 및 선거관리위원회의 형평성 문제 △모바일투표 무효표 처리 논란 △문재인 후보 측의 전화투표 독려팀 운영 및 선거인단 모집업체 선정시 특혜의혹 등을 문제 삼고 있다.
다만 지난달 30일 오후 충북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민주당 제18대 대통령 후보자 선출 오픈프라이머리’의 정견발표에서 비문 주자들은 문 후보를 향한 ‘공격 수위’를 다소 낮췄다. 태풍 ‘볼라벤’과 ‘덴빈’으로 전국 피해가 속출해 민심이 좋지 않은 데다, 문 후보에 대한 날카로운 공격으로 오히려 지지율에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손학규 후보는 “선거인단 3만명은 이미 투표 다하고 450명의 대의원 앞에서 이렇게 공약ㆍ호소하고 열변 토하는 것, 웃기는 경선 아니냐”고 경선 진행 방식에 불만을 터뜨렸다. 이어 “그렇지만 어쩌냐. 여기 계신 대의원만이라도 이 충정을 받아 달라. 정의의 길을 이 자리에서부터 열어 주실 것을 간곡히 호소한다”고 밝혔다.
김두관 후보는 “패권주의라는 유령이 민주당을 지배하고 있다. 자신들은 안전하게 칼자루를 쥘 테니 나머지는 모두 칼날을 쥐고 피를 흘리라고 강요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또 당 지도부를 겨냥, “총선에 지고도 반성하지 않았다”며 “경선 규칙을 정하면서 후보자의 의견을 무시했다. 투표를 95% 이상 다 마치고 유세를 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날 이해찬 대표와 임채정 선관위원장이 인사말을 시작하자 손학규ㆍ김두관 후보 측 지지자들은 불만을 표시하듯 “똑바로 해”, “웃기는 소리 하지 마”라고 외치며 야유를 퍼부었다. 이에 문 후보는 자신을 집중공격하는 타 후보들을 향해 “분열되면 정권교체를 못한다”며 상호비난을 자제할 것을 요청했다.
그는 “우리에게 정권교체란 5ㆍ16 군사쿠데타와 군부독재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이 땅의 정치를 장악해온 정치세력ㆍ재벌ㆍ검찰의 기득권 카르텔과 높은 벽을 넘는 것”이라며 “저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우리가 분열되면 할 수 없다”고 말했다.
◇ 김두관 “손학규와 연대 안해”
민주통합당 김두관 대선경선 후보가 지난달 30일 손학규 후보와 연대설을 반박하며 완주 의사를 분명히 했다.
김 후보는 이날 오전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서종빈입니다’에 출연해 “민주당 경선은 김두관의 힘으로, 김두관의 비전으로 완주하고 싶다. 연대는 없다”며 “제 입장은 확고하다”고 말했다.
이어 “캠프 대변인께서 언급하는 과정에서 그렇게 와전된 것 같은데 누구와 연대하는 것은 제가 해온 정치에 반한다”며 “제가 생각하는 나라는 서민이 대접받는 나라고 빈부갈등을 극복하고 싶은 나라다. 아직 연대는 전혀 생각한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열릴 충북지역 경선에 관해서는 “좋은 후보가 많아서 쉽진 않지만 저희를 자발적으로 돕는 분들이 많아 기대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문재인 후보 선거대책본부가 전화투표독려팀을 운영했다는 의혹에 관해서는 “검증단에서 검증하고 있고 선관위가 조사에 착수한 것 같다”며 “문 후보님이 살아온 걸로 봐서는 절대 그런 일을 지시하실 분이 아니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모바일투표가 경선 분위기를 좌우하는 것에 관해서는 “여론흐름이 너무 많이 반영되는 것 같아서 실제 우리 당원이나 본선경쟁력과 무관하게 가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향후 경선 판도에 관해서는 “사실은 지금까지 합한 것보다 호남지역 선거인단이 워낙 많다. 호남에서 지지해주시면 새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에 기대하고 있다”며 “경남지역에서는 조경태 의원을 비롯해 함께 뛰고 있는 분들과 함께 힘을 내겠다”고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 文 대세론 현실화 ‘죽음의 5연전’에 달려
문 후보의 대세론이 현실화 되는 가운데 타 후보들이 대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조직표를 동원하고 모바일투표 무효표 처리 논란, 전화투표 독려팀 운영 의혹 등을 제기했지만 문 후보의 기세를 누르지는 못했다.
문 후보는 지난달 28일 강원 원주시 인터불고호텔 1층 컨벤션홀에서 진행된 강원지역 대의원투표 결과와 전날 실시된 모바일·투표소투표를 합산한 유효투표 6187표 중 2837표(득표율 45.8%)를 얻어 1위에 올랐다. 제주·울산에 이은 3연속 1위다.
문 후보는 이날 대의원투표에서는 손학규 후보(132표)와 김두관 후보(52표)에 이어 3위에 그쳤지만 역시 시민과 일반당원이 참여하는 투표소투표와 모바일투표에서 또 한 번 강점을 드러냈다. 문 후보는 투표소투표와 모바일투표를 합해 2790표를 기록해 2196표의 손 후보를 제치는 데 성공했고 이는 이날 총 득표수에서 문 후보가 앞서는 결과를 낳았다.
손 후보는 대학시절과 유신독재 도피시절, 대선패배 후 칩거생활 등 강원지역과 인연이 깊다는 점을 앞세워 대의원 등 열성 당원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선전했지만 대중적 인기에 좌우되는 경향이 큰 ‘시민ㆍ일반당원 투표’에서 문 후보에게 밀렸다. 문 후보의 시민ㆍ일반당원 중심 지지세는 앞선 제주·울산 경선에서도 입증됐다.
이 때문에 소위 비 문재인 후보들은 안내 문구를 끝까지 듣지 않고 끊을 경우 무효표로 처리하는 방식 탓에 기호 4번인 문 후보 표만 많이 나왔다는 소위 ‘모바일투표 무효표 처리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전화투표 독려팀 운영 의혹 역시 같은 맥락에서 제기된 것이다.
그러나 비 문재인 후보들이 제기한 각종 의혹은 문 후보의 도덕성에 타격을 입히지 못했고 결국 지지표 이탈로까지 이어지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문 후보는 각종 의혹에 대해 “우리당 경선이 더 이상 국민들을 걱정시켜선 안 된다. 경선에서 국민들의 신뢰를 잃는다면 누가 후보가 돼도 정권교체가 어렵다. 우리가 싸울 상대는 당 밖에 있다. 우리끼리 상처내고 분열할 일이 아니다”는 평을 내놓으며 타 후보들의 분열행위로 규정했다. 이를 통해 문 후보는 오히려 지지세력을 결집시키는 효과를 누린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문 후보의 대세론이 불변하리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 민주 선거인단 모집업체 선정시 文캠프 특혜의혹
한편 민주통합당이 문 후보 선거대책본부 특별보좌관 친동생의 업체에 선거인단 모집 시스템 관리를 맡겼다는 사실이 지난달 30일 드러나면서 특혜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민주당과 각 후보 선본에 따르면 민주당 경선 선거인단 모집 시스템 관리업체인 P사 대표의 친형인 황모씨는 문 후보 선본인 ‘담쟁이 캠프’의 특보로 활동하고 있다. P사는 지난달 민주당의 업체 선정 공모에 단독 응찰해 사업자로 선정됐고 이후 황씨도 문 후보 선본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P사는 민주당이 모바일 투표를 도입한 이래 지난 7월10월 서울시장 야권단일화 투표 당시와 6월 전당대회 때도 경선 선거인단 모집 시스템을 관리했던 업체로 20년 이상 민주당과 관계를 맺어온 업체로 전해졌다.
이 문제를 처음 제기한 쪽은 김두관 후보 선본이었다. 김 후보 측은 지난달 27일 성명서를 내고 “당에서 검증도 없이 수의계약으로 선정한 경위를 공개하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실제로 P사와 경쟁관계에 있는 업체들은 P사가 선거인단 모집 관리업체로 선정되자 불만을 터뜨린 것으로 전해졌다.
당 선관위는 선거 관리를 할 수 있는 업체가 사실상 P사밖에 없다는 입장이지만, 타 업체들은 “국가 조달청에서도 3000만원을 넘으면 전자입찰을 하는데 민주당이 수의계약을 했다”며 당이 신중하지 못한 처신을 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손학규 후보 측도 P사와 황씨의 관계를 문제 삼았다. 손 후보 측 관계자는 “특정 캠프 특보의 동생이 하는 업체라면 당 지도부에서는 결격사유로 보고 후보에서 빼야하는데 그런 업체를 막판에 그냥 선택해버렸다”며 “(당 지도부와 선관위가)오해의 소지를 스스로 만들어낸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문재인 후보 선본 관계자는 “거론되는 업체는 지난달에 선정됐고, 황씨는 이달 6일 특보로 임명됐다”며 의혹을 일축한 뒤 “다른 캠프에서 불공정 시비를 제기하려는 모양인데 어이가 없을 뿐”이라고 말했다.
P사 관계자도 “기술과 노하우가 있기 때문에 수주를 한 것”이라며 특혜 의혹을 일축한 뒤 “투표와 관련 없는 선거인단 모집 관련 업무만 하기 때문에 투표 공정성과는 관계가 없다”고 해명했다. 황씨가 문 후보 선본에 합류한 것에 관해서도 “황씨는 이번 수주 계약 후 한참 뒤에 선본에 갔기 때문에 전혀 상관이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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