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사 몸값 연일 ‘상한가’

NH농협지주 출범에 생보업계 ‘영입 전쟁’

전성운

zeztto@sateconomy.co.kr | 2012-03-09 11:08:58

설계사들의 몸값이 올라가고 있다. NH농협보험(구 농협생명 공제보험)이 대대적인 영업조직 확충에 나선대다, GA들 역시 조직 확대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농협보험은 취약부분인 설계사채널을 확충하기 위해 지점장급들을 대상으로 억대연봉을 제시하는 등 대대적인 영입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GA 역시 보험사와 제휴를 맺게 되면 해당 보험사 설계사들이 GA로 옮겨와 기존에 판매하던 상품을 그대로 이어갈 수 있어 GA들은 보험사와의 제휴를 스카우트의 기회로도 삼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현장에서는 3월부터 설계사 리쿠르팅 전쟁이 본격화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농협보험은 3월 본격적인 출범을 앞두고 현재 가장 취약한 부분인 설계사 조직을 키우기 위해 지점장급을 대상으로 억대연봉을 제시하는 등 물밑작업에 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한국금융>은 업계 관계자의 말을 인용, “각사의 유능한 지점장급들을 대상으로 농협에서 고액의 연봉을 제시하며 스카우트 제의를 하고 있다”며 “일부 옮긴 경우도 있으며, 미래 불확실성 때문에 대다수는 아직까지 지켜보는 단계”라고 보도했다.


◇ 본격적 이동은 ‘농협 출범 이후’


업계는 “농협보험의 지점장급 스카우트가 어느 정도 마무리될 경우 그 지점장들이 끌어가는 인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본격적인 설계사 이동은 출범 이후가 될 것”며 “각 사들은 이를 주시하고 있다”는 반응이다.


실제 지점장이나 팀장급이 이동할 경우 팀 전체가 한꺼번에 이동했던 전례도 있어서 설계사 조직의 대거 이동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설계사 조직은 일정수의 설계사가 보험사들 사이에서 옮겨가는 구조이기 때문에 대규모 설계사가 한꺼번에 이동할 경우 고아계약 등을 양산하고 보험사 자체의 건전성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현재 농협은 농협보험출범을 위해 협의체 구성, 콜센터 제휴 등 제반사항 마련과 준비를 통해 보험사로서의 윤곽마련에 힘을 쏟고 있다. 그러나 강점인 방카슈랑스 채널과 달리, 현재 보유하고 있는 설계사 수는 1000여명 정도로 설계사수가 3만9000여명에 이르는 삼성생명과는 거의 40분의 1수준이다.


또한 중소사를 포함한 전체 생보들 가운데 하나HSBC를 제외하고는 전부 1000명이 넘는 설계사를 보유하고 있어 보험 청약에 있어 절대적이라 할 수 있는 설계사 부분의 취약성을 드러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사가 제대로 서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설계사 확보와 충원이 전제돼야 하는데 설계사 충원이 단기간에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 보험사·GA의 제휴 확대로 이직 증가


농협보험 출범 뿐 아니라 설계사들의 보험법인대리점(GA)으로 이동 역시 활발하다. 2011회계연도 9월말 기준 GA는 3335개로 지난 3월보다 147개 감소했으나 등록설계사 인원은 15만161명으로 4096명 증가했다. 업계는 “보험사와 GA의 제휴 확대로 전속 설계사가 GA로 이직하는 경우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부터 중소형보험사들은 GA와 업무협력 관계를 늘려가면서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신한생명의 경우 지난해에만 60여개 GA와 신규 제휴를 맺었다. 또 KDB생명은 GA를 통해 거둬들인 월납 초회보험료 비중이 전체보험료중 40%를 넘었으며 동양생명은 25%에 달했다. 이외에도 미래에셋, 흥국생명도 GA채널을 통한 영업실적 상승을 꾀하고 있다.


GA 대부분은 신규 인원을 교육시킬 여력이 없어 경력직을 스카우트 하는데, 보험사와 제휴를 맺게 되면 해당 보험사 설계사들이 GA로 옮겨와도 기존에 판매하던 상품을 그대로 이어갈 수 있어 GA들은 보험사와의 제휴를 스카우트의 기회로도 삼고 있는 상황이다.


GA업계 관계자는 “보험사 설계사들은 회사나 상품에 대한 애착이 있어 스카우트가 쉽지 않지만 제휴를 맺고 나면 그 설계사가 소속된 보험사 상품뿐 아니라 더 다양한 상품을 판매할 수 있고 높은 수수료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내세워 스카우트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보험사들은 단기간에 대거 이탈한 경우가 없으며 회사에 불만이 있거나 실적이 좋지 못한 소수의 설계사가 이직을 한 것으로 보고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보다 체계적인 관리로 설계사를 정착 시켜야 하지만 GA가 주는 수수료 수준이나 폭넓은 상품 취급은 보험사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이직은 설계사 개인적인 일이라 회사에서 관리하기 쉽지 않은 부분”이라고 말했다.


◇ “중소사가 타격을 많이 받을 것”


이처럼 농협보험과 GA 등 이른바 ‘뉴 플레이어’들의 외형 확대 경쟁이 초읽기에 들어서면서 일각에서는 2000년대 초반의 과열경쟁이 재현되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설계사 채널이 단기간에 확충될 수는 없지만 지점장급의 이동에 따라 소속 설계사의 대거 이동이 있을 수 있어 업계에 우려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M&A이슈로 내부적 불안감이 돌고 있는 동양생명과 ING생명, 중소형사들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지목되고 있다.


ING생명과 동양생명의 경우 M&A이슈에 내부적인 불안감이 커지고 있어 설계사 조직의 이탈이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현대자동차의 녹십자생명 인수도 설계사 조직 이동에 영향이 있을 전망이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동양생명의 설계사 수는 작년 10월31일 기준 5289명에서 11월30일 5040명으로 한달 사이 200명이 넘는 설계사가 빠져나갔다. 같은 기간 미래에셋생명도 7510명에서 7401명으로 100명 이상 줄었으며, 녹십자생명도 1344명에서 1181명으로 160여명이 줄었다.


전체 설계사 수도 작년 4월 14만7186명에서 9월 15만1373명으로 꾸준히 증가했으나 10월엔 15만505명으로 868명의 설계사가 갑자기 감소했다. 업계는 “대형사보단 중소사가 타격을 많이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에 중소형사와 외국계 생보사들의 경우 설계사 충원보다는 현재 설계사들을 유지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 중소형 보험사 관계자는 “설계사를 늘리려는 노력은 항상 하고 있지만, 단기간에 늘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최근 농협보험 분사 등으로 인해 현재 인원들을 유지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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