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가 ‘운명의 8월’…누가 웃을까?

여용준

saintdracula@naver.com | 2016-08-11 11:37:32

▲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왼쪽)과 이재현 CJ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롯데, 신격호 후견인 임박
‘형제의 난’ 사실상 종료
CJ, 광복절 특사 관심집중
이재현 명단 포함 유력


[토요경제신문=여용준 기자] 8월도 절반이 지나가면서 재벌가들에게는 운명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그 주인공은 롯데와 CJ로 기업 경영의 중요한 분수령이 될 8월 하반기를 맞이하고 있다.


롯데는 오는 22일 신격호 총괄회장의 성년후견인 지정을 앞두고 있다.


이번 후견인 지정 여부에 따라 두 아들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경영권 분쟁이 사실상 마무리된다.


CJ는 이재현 회장의 광복절 특사 포함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회장은 건강악화로 사면되더라도 경영일선에 복귀하기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상징적인 의미에서라도 이 회장의 복귀는 CJ에 매우 중요하다.


신격호 총괄회장의 성년후견인 지정은 신 총괄회장이 정신적 문제 탓에 판단·사무처리 능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뜻으로 신동주·동빈 두 아들의 경영권 분쟁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그동안 “아버지(신격호)가 나를 후계자로 지명했다”며 승계의 당위성을 주장한 장남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당장 그룹 지배 구조의 정점에 있는 광윤사 대표·최대주주 자리를 뺏기고 신 총괄회장의 신병도 넘겨야 할 처지에 놓였다.


지난 10일 오전 10시 서울가정법원에서 열린 ‘신격호 총괄회장 성년후견인 개시 심판 청구’ 관련 6차 심리에서 재판부는 성년후견인 지정을 신청한 여동생 신정숙씨 법률대리인과 후견인 지정에 반대하는 장남 신동주 전 부회장 법률대리인으로부터 마지막으로 의견과 자료를 취합받았다.


최종 후견 개시 여부는 재판부가 1~2주안에 결정문을 당사자와 법률대리인들에게 통보하는 시점에 드러난다.


지금까지 확인된 여러 정황으로 미뤄 신격호 총괄회장의 후견인 지정이 유력하다는 게 재계와 법조계의 관측이다.


신동주 부회장 측 김수창 변호사는 “경영권 분쟁과 성년후견인은 아무런 상관이 없기 때문에 성년후견인 지정돼도 분쟁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신격호 총괄회장의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이 후견 개시로 공인되면 당장 신동주 전 부회장은 롯데그룹 지배구조 꼭대기에 있는 광윤사의 대표 및 최대주주 지위를 잃을 수도 있다.


광윤사는 한·일 롯데 지주회사격인 롯데홀딩스의 지분 28.1%를 보유한 롯데그룹의 뿌리이자 지배구조상 핵심 기업이기 때문에 이런 변화는 그룹 경영권 차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올해 1월 신동빈 회장은 “신동주 전 부회장의 광윤사 지분 획득과 대표 선임 모두 서면으로 제출된 신격호 총괄회장의 의중을 바탕으로 진행된 것이지만 신 총괄회장의 정신건강에 논란이 있는 만큼 효력이 없다”는 취지로 일본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한국에서의 후견 개시 사실을 참고해 일본 법원이 신동빈 회장의 손을 들어줄 경우 신 회장은 광윤사 이사로 복귀하는 반면 신동주 전 부회장은 대표이사직과 과반 최대주주 지위를 모두 잃는다.


아울러 신 전 부회장은 지주회사 롯데홀딩스 주요 주주 가운데 광윤사의 지분(28.1%)을 더 이상 확실한 우호지분으로 내세우기도 어렵게 된다.


홀딩스 주총 표 대결에서 신동주 전 부회장이 신동빈 회장을 이길 가능성이 지금보다 더 낮아진다는 얘기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오는 15일 광복절 특사가 유력한 상황이다.


정부는 12일 국무회의를 열어 광복절 특별사면 명단을 최종 확정해 발표하기로 했다.


앞서 법무부는 9일 사면심사위원회 회의를 열어 특별사면 대상자와 범위를 심사·의결했다.


사면심사위원장을 겸하는 김현웅 법무부 장관이 회의에서 의결한 명단을 청와대에 올리면, 박근혜 대통령의 재가를 거쳐 국무회의에서 확정·공포된다.


정·재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재현 CJ그룹 회장 등이 사면심사위가 의결한 사면 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면을 받기 위해 재상고를 포기한 이 회장은 CMT(샤르콧 마리 투스)라는 신경근육계 유전병과 만성신부전증에 따른 건강 악화로 최근 형집행이 정지된 상태다.


이 회장의 사면 포함 여부에 대해 CJ측과 법무부 관계자 모두 말을 아끼는 중이다.


CJ 관계자는 “아직 최종 결정된 사항이 없기 때문에 뭐라 말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고 했다. 법무부 관계자도 “사면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다”며 “최종 발표 때까지 명단에 대해 언급할 수 없다”고 했다.


이 밖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최근 가석방된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의 복권 여부를 놓고 마지막까지 검토 중인 전해졌다.


지난 2014년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이 확정된 김 회장은 지난해에도 최태원 회장과 함께 특사 대상으로 거론됐지만 막판에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특사에 포함되면 집행유예 족쇄를 벗고 등기이사로서 정상적인 경영 활동이 가능해진다.


만기 출소를 3개월 앞두고 지난달 말 가석방된 최 부회장도 형 집행률이 94%를 웃도는 등 경제인 사면 기준을 두루 충족한다는 게 재계 안팎의 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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