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미나는 가계대책 "울고싶어라"
가계부채 종합대책 '실효성 의문
장우진
mavise17@hotmail.com | 2011-07-11 13:05:20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연착륙 종합대책을 발표하는 등 은행권 감독관리 강화에 나섰다.
최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과 은행연합회 등은 태스크포스팀(TF팀)를 가동하고 이달 내 이행기준을 마련키로 했다.
이 세부 이행기준에 따라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시행에 들어가고 개선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도 올해 안에 개정해 국회제출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세부 이행기준을 보면 고정금리와 비거치식 분할상환대출 비중을 2016년까지 30%까지 확대·추진 중이지만 실효성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이는 고정금리 대출과 변동금리대출 상품 금리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일반 고객들의 선호도가 높지 않기 때문이다. 즉, 정부가 추진 중인 방안이 실효성을 거두기 위해서는 장기자금 조달시장이 활성화돼야 하지만 현재 상황으로써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그러나 이에 금소연은 소비자들의 기대를 저버리는 방침이라며 관료로 구성된 TF팀의 재구성을 촉구했다.
이번 TF팀에는 시중은행 뿐 아니라 여신금융협회, 신협중앙회 등 실무자들도 참석할 예정이다.
◇“고정금리 NO, 변동금리 지향해라”
최근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태스크포스팀(TF팀)을 가동해 이달 내 이행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번 시행기준은 전체 대출의 5% 수준인 고정금리와 비거치식 분할상황대출 비중을 2016년까지 30%로 확대와 은행권의 국제결제은행(BIS) 비율산정 등을 추진하기 위함이다.
이를 위해 금융위원회는 은행들에 대해 자체적으로 가계대충 정상화 연차목표를 설정하게 한 뒤 이행실적을 점검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런 방안의 실효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고정금리 대출이 늘어나려면 장기자금 조달시장이 활성화돼야 하는데, 현재 상황은 그렇지 않아 어느 정도 실효성이 있을지 모르겠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고정금리 대출이 적은 이유는 고정금리 대출이 변동금리 대출 상품보다 금리가 높아 고객들이 선택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이에 저신용 및 저소득층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들도 논의할 예정이지만 이달 내 시행기준 마련을 추진 중임을 감안하면 어느 정도의 시행착오는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 은행권의 국제결제은행 비율산정 시 고위험대출 및 편중대출에 대해 가중치를 상향·적용을 위해서는 시뮬레이션 작업 등을 거쳐야하므로 이달내 세부이행 기준이 나오기는 어렵다는 것이 금융권의 목소리다.
◇‘실효성 의문’…은행권·서민 울상
또한 이번 방침이 은행권과 서민들 모두에게 어느 정도는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가계대출 대책에 은행들은 더 이상 가계대출을 늘리기에는 부담이 생겨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기에 정신이 없다. 기존에는 신용위험이 적은 주택담보대출로 대출을 해왔으나 이제는 정부의 방침에 새로운 곳, 즉 기업 쪽으로 대출을 늘려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기업들은 운용에 필요한 자금을 금리가 낮은 회사채 발행을 하기 때문에 은행은 이 또한 쉽지 않을 전망이다. 결국 은행은 중소기업을 상대로 대출영업을 해야한다.
한 은행관계자는 “고정금리 대출 비중이 높은 중소기업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며 “정부가 고정금리 대출 비중을 늘리라고는 하지만 변동금리에 비해 금리가 높은데 현실적으로 어려워 중소기업을 상대로 영업을 강화할 수 밖에 없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서민들도 마찬가지다.
일반적으로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이자만 내다 한 번에 원금을 갚는 변동금리·일시상황 방식이 주를 이뤘지만 이번 정부의 방침에 고정금리·분할상환 방식으로 갈아타게 되면 대출을 받은 서민들의 부담은 배가 된다.
한 번에 목돈을 갚기보다는 조금씩 나눠 갚는 것이 이론적으로는 좋을지 모르지만 현실적으로는 어렵기 때문이다.
즉, 일반적으로 월급을 받는 서민들이 수천만원에서 수억원 가량 받는 주택담보의 경우, 이자 갚으며 생활하기도 빠듯한데 원금까지 갚아야 한다면 월급의 대부분이 빠져나가게 된다. 만기일이 10년·30년 등에 따라 차이가 나기는 하지만 결국 장기적으로는 소비심리를 축소시켜 전체 시장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치게 된다.
은행권과 서민 모두 정부의 방침은 인정하지만 현실성은 없다는 의견이다.
◇박재완 “잘하고 있다”…금소연 “장난하나”
이에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가계부채 구조조정을 ‘손에 쥔 달걀’에 비유하며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경제정책조정회의에서 “가계부채 구조조정은 손에 쥔 달걀과 같아서 너무 세게 쥐면 깨지고 너무 약하게 쥐면 놓친다”며 “확고한 원칙과 창의적인 대안, 정책과제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세심한 관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위가 발표한 ‘가계부채 연착륙 종합대책’과 ‘상호저축은행 경영건전화 추진방안’에 대해서도 “노고를 아끼지 않은 김석동 금융위원장에게 깊이 감사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실효성에 의문이 생기는 이번 방침에 대해 금융소비자연맹(회장 이성구)은 그 동안 추진해 온 금융개혁을 위한 일련의 준비와 조치들이 소비자들의 기대와는 동떨어진 양상을 보인다며 일침을 가했다.
금소연의 조남희 사무총장은 “처음부터 관료나 교수로 구성된 TF팀이 금융소비자의 기대를 갖게 하기 어려웠고 결과적으로도 결과물을 못 낸 것에서도 이번 정책의 문제점을 알 수 있게 한다”며 “정작 피해자인 소비자 대표의 참여없이 해보겠다는 것 자체가 의지가 약하다는 것”이라고 TF팀의 재구성을 촉구했다.
▲고정금리
상품에 가입한 기간에 시중금리가 아무리 큰 폭으로 변하더라도 이자율이 변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정기예금, 정기적금과 같은 예금상품은 대부분 고정금리이며, 채권, CP(기업어음), CD(양도성예금증서) , 개발신탁 등도 고정금리를 준다.
▲변동금리
적용되는 이자율이 가입기간에 계속 변하는 것을 말한다. 대출 후 금리가 큰 폭으로 상승했을 경우 고정금리는 변동금리보다 유리하지만 대출초기금리가 변동금리보다 1% 이상 높다. 반면, 변동금리는 대출초기금리가 고정금리보다 1% 이상 낮지만 대출 후 금리가 큰 폭으로 상승할 경우에는 고정금리보다 불리하다. 또 금리가 불확정적이므로 안정적인 생활설계에는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중 어느 상품에 투자할지 결정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인은 향후 금리 예측이라고 할 수 있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