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부산은 부천을 본받아야 한다
여용준
saintdracula@naver.com | 2016-07-29 14:31:48
국내에서 열리는 3대 국제영화제(부산, 부천, 전주) 중 처음으로 민간 조직위원장의 지휘 아래 치러진 영화제는 다소 미숙한 운영도 있었지만 장르영화의 흐름을 정확하게 읽어낸 프로그래밍으로 관객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매년 열리는 3대 국제영화제 중 올해도 벌써 2개의 영화제가 내년을 기약하며 막을 내렸다.
이제 대중들의 시선은 10월에 열릴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로 모이고 있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역대 최대의 홍역을 치르며 행사의 존폐 여부조차 위기에 몰리고 있다.
서병수 부산시장은 조직위원회를 민간에 이양했으나 영화제의 독립성 보장에 난항을 겪고 있다. 부산시의 이같은 결정에 반발한 국내 영화계는 영화제 자체에 대한 보이콧을 거두지 않고 있어 자칫 ‘한국영화 없는 부산국제영화제’를 치를수도 있는 상황이다.
부산시와 영화제의 갈등은 프로그래밍의 독립성에서 시작된 문제다.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를 다룬 영화 ‘다이빙벨’의 상영중지를 요청한 부산시와 이를 거부하고 상영을 강행한 영화제 측의 갈등은 이후 감사원의 감사와 검찰 고발로 이어지며 “부산시가 영화제를 탄압한다”는 반발을 얻기도 했다.
영화제는 지자체와 사무국이 힘을 합쳐 치러야 하는 행사다. 20년을 치른 영화제는 전세계 영화인들의 주목을 받고 있고 성패여부는 1년 내내 이야기꺼리가 될 것이다.
사무국을 지원하려는 부천시의 모습과 영화제의 성공 개최에 집중한 사무국의 합작은 20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를 성공으로 이끌었다.
부산시와 부산국제영화제는 지금이라도 영화제의 성공개최를 위해 갈등을 멈춰야 한다.
부산시는 관객과 영화인들이 원하는 영화제를 만들 수 있게 지원해야 하고 영화제는 오직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의 성공개최만을 생각해야 한다.
사실 올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상영관이 부천시 곳곳에 흩어져 자칫 축제의 분위기를 느끼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러나 올해 영화제는 직접 가 본 지난 10여회 중 가장 활기찬 영화제였다. 영화팬들은 해외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은 영화들을 가장 먼저 만날 기회를 얻었고 우수한 장르영화에 대한 열광과 호평이 이어졌다.
예년과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상영작들이 매진 행렬을 이어갔고 거리가 먼 상영관도 직접 찾아갈만큼 정성어린 관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부천은 제대로 시를 알릴 기회를 얻었고 영화제는 20회에 걸맞는 흥행 성과를 거뒀다.
부산은 이런 부천보다는 축제의 분위기를 더 느낄 수 있는 곳이다. 그런 부산국제영화제가 올해는 초상집 분위기에서 치러지지 않기를 바래본다.
이미 지금까지는 절반 이상 초상집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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