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국토부 주먹구구 택지개발 '도마위'

주택 물량 축소 택지늘려 '여의도 4.7배' 초과 공급

이준혁

immasat@naver.com | 2012-02-27 13:10:07

[토요경제 = 이준혁 기자] 국토해양부의 택지수요 부풀리기 관행으로 과다 공급된 택지가 여의도 면적의 4.7배에 달한다는 감사결과가 나왔다. 감사원은 지난 9일 택지공급 체계의 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해 5~6월 택지개발사업 추진 전반에 대한 감사를 실시한 결과, 이 같이 드러났다고 발표했다. 이와 같은 국토부의 무성의한 택지계획으로 대규모 미분양 사태가 초래되고 공공기관의 부채가 증가 하는 등 폐해가 드러났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토부는 향후 택지개발 사업 추진 시 택지수요 예측과 공급을 정확히 할 수 있는 개선책을 마련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감사원, “미분양 늘어도 택지는 증가”…국토부에 시정권고
이번 감사는 지자체들의 경쟁적인 대단위 택지 개발이 자원의 합리적인 배분을 막고, 국가경제에도 주름살을 드리우는 등 문제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실시된 것이라고 감사원은 설명했다.
감사원이 이날 발표한 ‘택지개발 사업 추진실태’에 따르면, 국토해양부는 2003~2012년 주택 250만호를 공급하기로 한 ‘주택종합계획’을 미분양 증가 등으로 축소조정하면서도, 택지 공급은 오히려 더 늘렸다.
지난 2009년 9월, 미국 리먼발 금융위기의 불똥이 국내 금융권으로 튀며 지방에서 미분양 주택물량이 급증하자, 주택공급 물량을 당초 계획보다 연평균 10만호씩 축소하기로 하면서도 택지는 오히려 더 공급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지자체 유입 인구수를 부풀리는 등 주먹구구식 관행이 동원된 것으로 드러났다.
국토부에서 각 지방자치단체의 도시기본계획 및 택지개발지구 승인업무를 처리하면서 128개 지자체 중 127개가 인접지역의 택지개발사업으로 인한 인구유출은 반영하지 아니한 채, 자기 지역의 택지개발사업으로 인한 인구 유입만 추정해 목표 인구를 상향 조정한 도시기본계획을 그대로 승인해 택지수요를 부실하게 예측하게 됐다.
미분양 주택의 경우 2005년부터 증가해 2008년을 고점으로 2009년부터 점차 줄어들고 있는 추세이나 공공택지 미분양의 경우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2005년이후 계속적으로 증가해 2010년 말 현재 29010천㎡의 미분양 택지가 발생했다.
이런 여파로 택지 미분양뿐만 아니라 LH공사에서 추진하는 택지개발사업지구 중 12개 지구는 10조여원의 보상금액을 지급했으나 착공조차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통계청 인구자료 등 객관적 자료가 아니라, 지방자치단체들이 과다예측한 도시기본계획 상 목표인구를 근거로 사용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이러한 주먹구구식 인구 산정의 폐해도 적잖았다. 미분양 누적, 대규모 사업자금 투입의 여파로 LH(한국토지주택공사) 등 사업시행자의 유동성이 악화되고, 사업에도 차질이 초래됐다.
이와 관련해 LH공사는 미분양 택지 증가로 유동성 위기를 겪게 됨에 따라 택지지구 지정을 취소(23개)하거나 연기함으로써 집단 민원이 발생했다.
이 같은 대규모 택지 미분양 등은 LH공사 등 택지개발사업을 시행하는 공공기관의 부채를 지속적으로 증가시켰으며 재무구조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토해양부의 자료에 따르면 LH공사는 2010년 말 현재 부채비율이 579%, SH공사 360%, 인천도시개발공사 290%, 경기도시공사 397%로 나타났다.
또 지방민들의 실제 주택수요에 비해 초과 공급된 택지가 여의도 면적의 4.7배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택지수요 예측은 통계청 인구 추정 자료 등 객관적인 자료를 근거로 추정하는 것이 합리적인데도 각 지방자치단체들이 과다 예측한 도시기본계획 상 목표인구를 근거로 사용함으로써 택지수요 과다 예측이 우려 된다.
감사원은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에게 택지수요를 과다결정하는 일이 없도록 택지수급계획 수립 시 주택종합계획과 연계하도록 통보했다. 또 합리적인 수요 예측 방안을 마련하도록 권고했다.


▲ 연도별 미분양 택지 및 주택현황 (자료:국토해양부)

◇국토부, 택지과다공급 개선
국토해양부는 택지과다공급 문제에 대해 개선책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지난 9일 밝혔다.
이번 국토부의 조치는 최근 감사원이 택지개발사업 추진 전반에 대한 감사를 실시한 결과 국토부가 2003년부터 2010년까지 10년간 주택종합계획보다 41.1㎢(여의도 면적의 4.7배) 넓은 택지를 초과공급 했다는 지적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향후 택지개발 사업 추진 시 택지수요 예측과 공급을 정확히 할 수 있는 개선책을 마련했다.
개선책에 따르면 국토부는 우선 택지수요 예측시 주택종합계획과 각 시도의 인구, 가구수 증가율 등 사회·경제적 지표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 분석하기로 했다.
민간택지 정보를 포괄하는 '택지정보시스템 구축운영' 및 '택지정보 모니터링 제도'도 조기 활용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신도시가 택지 수급 예측을 제대로 할 수 있는 방안, 도시기본계획 승인시 유입인구와 유출인구수를 정확히 반영해 목표 인구수를 합리적으로 추정할 수 있는 방안 등을 마련할 계획이다.


◇경기도, 일자리와 주거 통합한 도시개발 특별법 추진
이 같은 상황에서 경기도는 특히 아파트를 지어도 분양수요가 없는 현실에서 원활한 주택공급을 위해 제정됐던 기존 택지개발촉진법은 더 이상 효력이 없기 때문에 직장과 주거지를 함께 담은 새로운 개념의 특별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경기도는 일자리와 주거를 통합한 도시개발 특별법 제정을 추진한다고 지난 15일 밝혔다.
경기도는 이날 양주시 한국섬유소재연구소에서 열린 찾아가는 실국장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일자리·주거·교육·보육·문화·의료 등 융복합도시개발 특별법’(융복합도시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도 관계자는 “일터와 삶터가 따로 노는 현상은 수도권 정비계획법, 택지개발촉진법, 산업입지 및 개발에 관한 법률, 보육, 교육에 관한 법률 등이 따로따로 운영되기 때문에 이를 하나로 통합할 수 있는 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융복합도시 특별법은 아파트 건설시 산업단지 공급을 통한 일자리 창출과 아파트내 보육시설, 마을기업, 사회적기업, 복지시설을 의무화하는 대신 용적률 상향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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