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검찰' 있는 한 정의는 없다

<분노하라, 정치검찰> 출간

전성운

zeztto@sateconomy.co.kr | 2012-02-27 12:10:05

“피의자의 기소가 필요하다”면 그들은 자신들의 ‘정답’에 맞춰 얼마든지 적법절차를 무시하고 증거를 수집하고 수사하는, 전 세계에서 대한민국 검찰만큼 막강한 검찰은 없다.


표적 수사, 정치 보복 수사, 수사 과정에서의 ‘치졸한’ 피의사실 공표, ‘꼼수’로 자백 받아내기, 불법적인 증거 수집, 편파 수사, 꿰맞추기 수사, 회유와 협박을 통한 사건 조작, 공소권 남용, 재판 과정에서의 불법 진술을 ‘합법’으로 세탁하기, 증인 사전 교육시키기, 증인에 대한 보복 기소, 이유 없는 상소 남발 등 구체적인 불법과 탈법 행위는 헤아리기 힘들 정도이다.


이들 대한민국 ‘정치검찰’은 철저히 정치적인 고려에 의해 수사 개시 여부를 결정하고, 일단 수사를 개시하면 피의자가 어떤 주장을 하는지, 그 주장이 타당한지에 대해 전혀 관심을 가지지 않고 오로지 자신들이 설정해놓은 각본대로 조사해서 기소한다.


이 책 <분노하라, 정치검찰>은 이러한 불법과 탈법으로 얼룩진 검찰의 행태가 얼마나 큰 폐해를 낳는지 생생하게 기록하고 있다. 저자가 기록한 7가지 사건은 정치검찰의 행태를 전형적으로 보여주는 ‘불법 백화점 사례’이다.


설사 재판부에서 무죄판결이 나더라도 길게는 몇 년이 걸리는 재판 과정에서 억울하게 피의자로 몰린 당사자들은 범죄자라는 낙인과 도덕성의 상처를 감내하고 살아가야 한다. 이 책은 이러한 정치검찰과 맞서 지난한 싸움을 할 수밖에 없었던 한 변호사의 목소리를 들려준다.


검찰 개혁에 대한 목소리는 날로 높아지고 있고, 국민의 눈과 귀를 막고 불법을 자행하는 검찰의 행태는 오래 지속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동안 검찰이 어떤 식으로 불법을 저질러왔는지 똑바로 인지하지 못한다면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대안을 낳기 어려울 것이다.


이런 점에서 이 책이 들려주는 재판 이야기는 지금도 동일하게 반복해서 일어나고 있을지도 모르는 사건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잘못된 기소가 얼마나 많은 폐단을 낳는지 우리에게 많은 점을 시사한다.


정봉주 의원의 BBK 사건 재판으로 또 한번 세상에 알려진 저자 이재화 변호사는 유난히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지방검찰청 특별수사부와 공안부 사건을 많이 맡아 변론해 누구보다도 정치검찰의 생리를 잘 알고 있는, 10년 이상 정치검찰과 온몸으로 싸워온 ‘야전 변호사’다.


그런 그가 그동안 자신이 맡았던 7가지 사건의 수사 개시부터 재판까지의 상황을 알기 쉽게 설명하고, 그 과정에서 정치검찰이 어떠한 불법과 탈법 행위를 하였는지를 소상히 밝혀 불법과 탈법으로 얼룩진 정치검찰의 행태를 낱낱이 고발한다.


이제 우리는 정치검찰이 수사하고 기소한 사건의 추이와 재판 과정을 상세히 지켜보며 스스로 합리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우리가 왜 정치검찰의 행태에 분노해야 하는지, 불법과 탈법으로 얼룩진 정치검찰을 개혁하지 않고는 우리 사회에 정의도 민주주의도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절감하게 될 것이다. 이재화 저, 1만4000원, 이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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