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조석래 회장 리더십 흔들?
취임 반년째 '빅4' 빠진 회장단회의..방북 수행단서도 배제
설경진
kjin0213@naver.com | 2007-09-17 09:26:51
맥 빠진 전경련 회장단 회의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 모임에는 삼성, 현대ㆍ기아자동차, LG, SK 등 4대그룹 등 주요그룹 총수들이 무더기 불참했다.
이건희 삼성 회장과 최태원 SK 회장은 선약과 내부일정을, 정몽구 현대ㆍ기아차 회장은 여수 명예시민증 수여식 참석을 이유로 불참했다. 구본무 LG회장은 8년째 전경련과 발길을 끊고 있다.
제주 포럼 이후 두 달 만에 열린 회장단 회의에는 회장단 21명 중 조석래 회장, 이윤호 상근부회장 등 9명만이 참석하는 썰렁한 분위기를 보였다.
회장단 회의에 '간판 총수'들의 불참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조석래 회장 취임 이후 '반짝'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기도 했지만, 다시 옛 모습으로 돌아가고 있다. 전경련이 '무기력증'에서 좀처럼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조 회장은 지난 3월 취임 직후 "회장단이 자주 만나 한목소리를 만들어야 한다. 힘센 4대 그룹도 전경련에 자주 나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지만 '힘센 4대 그룹'은 조 회장이 주재하는 회의에 한번도 나오지 않고 있는 것. 지난 5월말 조 회장 취임 이후 처음 열렸던 회장단 회의에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이 참석했지만 정 회장은 한덕수 경제부총리와의 오찬을 호스트하는 성격이었다.
이와 관련 전경련은 "회장단 회의에 참석하지 못한 회장들은 소모임을 통해 수시로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조 회장의 지난 7월 제주 하계포럼 발언 이후 전경련의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는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조 회장은 당시 자신과 사돈관계인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를 지지하는 듯한 발언을 해 정치권과 청와대의 강한 반발을 산 바 있다.
게다가 재계 일각에서는 조 회장이 10월 노무현 대통령의 방북 특별수행원에서도 배제된 것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하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조 회장이 당연히 방북단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해 왔기 때문이다. 조 회장 스스로도 지난달 중순 "남북 정상회담에 비교적 많은 재계 인사들이 수행하게 될 것이며 아마 (본인도) 함께 가지 않겠는가"라고 말했었다.
재계 관계자는 "조 회장의 지난 7월 제주 발언 이후 전경련의 행보가 눈에 띄게 줄어든 것 같다"며 "대선이 가까워짐에 따라 조 회장과 재계의 움직임이 더 위축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한편 회장단은 이날 숙원사업인 전경련 사옥 재건축을 개발 방안을 협의하고 오는 11월 사회공헌박람회 개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산업계 자율실천계획 선언문 채택, 미래산업특위와 서비스산업특위 신설 등을 결정했다.
재건축되는 전경련 회관은 지하 6층, 지상 54층의 약 17만㎡(5만1,400평) 규모로 지어지며, 이르면 내년 6월 착공해 2011년말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전경련 측은 이사회와 총회 승인을 거쳐 새로 지어지는 회관은 지금보다 3배가 커져 향후 연 300억원의 임대수익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재건축에 소요되는 경비 3,910억원은 프로젝트 파이낸싱(PF)으로 조달할 예정이다. 이윤호 상근부회장은 "금융타운인 여의도에서 회관을 가장 멋있게 지어 웅비하는 재계 이미지를 심어 주겠다"고 말했다.
회장단은 또 기업들이 온실가스, 폐기물의 감축목표를 매년 자율 설정하되 정부와 비정부기구(NGO) 등 제3자가 이를 투명하게 평가하도록 했다.
이날 회의에는 이준용 대립산업 회장, 이웅렬 코오롱 회장, 신동빈 롯데쇼핑 부회장, 최용권 삼환기업 회장, 박영주 이건산업 회장, 허영섭 녹십자 회장, 박용현 두산건설 회장 등이 참석했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