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아그라, 한 판 붙자!”

국산 발기부전치료제들 '도전장'

유상석

listen_well@sateconomy.co.kr | 2012-08-24 10:15:20

작년까지만 해도 국내 발기부전치료제 시장은 비아그라(한국화이자), 시알리스(한국릴리), 자이데나(동아제약)의 3개 제품이 점유율 90% 이상을 차지하며 사실상 과점하는 양상을 보여왔다. 굳건할 것 같았던 3강 체제는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균열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강력한 경쟁자가 나타난 것이다.


빠른 효과와 안전성을 무기로 지난해 10월 출시한 제피드(JW중외제약)와 첫 필름형 제제 엠빅스에스(SK케미칼)가 등장해, 3강 구도는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이들 제품은 출시하자마자 10%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비아그라ㆍ시알리스ㆍ자이데나를 위협하고 있다.


◇ 지난해부터 등장한 국산 발기부전제
엠빅스에스는 지난 2007년 발매된 엠빅스정의 후속제품이다. 환자의 복용이 편리하도록 제형을 정제에서 필름형으로 바꾼 것이 성공의 비결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물 없이도 복용이 가능하고, 작은 포장크기 덕분에 보관이 편리해 발매 시작부터 지금까지 꾸준한 호평을 받고 있다.


엠빅스에스의 전신 엠빅스정은 국내 제약업체가 자체개발한 신약이라는 점에서 자이데나와 곧잘 비교됐지만, 결과적으로 자이데나에 밀리는 양상을 보였다. 자이데나가 200억원 매출로 비아그라와 시알리스와 함께 3강 체제를 곤고히 했지만 엠빅스정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엠빅스에스가 이런 2인자의 설움을 날려버릴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보고 있다. 출시 초기부터 호평이 이어지고 있는데다 다른 발기부전치료제와 달리 비아그라 제네릭(복제약) 등장에도 전혀 흔들림 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자이데나, 엠빅스에 이은 세번째 국산 발기부전신약 제피드도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임상시험에서 입증된 빠른 약효와 낮은 부작용을 내세운 고급화 전략으로 발기부전치료제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다.


작년 8월 허가받자마자 두 달 만에 출시, 약효만큼이나 재빠른 마케팅으로 시장을 빠르게 늘려나가고 있다. 제피드의 이름도 제트기 등 빠른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알파벳 ‘Z’와 속도를 뜻하는 ‘Speed’를 합성한 것. 제품의 특징인 빠른 효과를 강조하기 위한 ‘의지’로 풀이된다.


◇ 매출액에선 ‘엠빅스에스’가 앞서
올해 상반기까지의 매출로 따진다면 엠빅스에스가 제피드를 앞서고 있다. 엠빅스에스는 상반기 매출 100억원을 달성, 발기부전치료제의 새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연매출 300억 목표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지만, ‘비아그라 제네릭’이 넘쳐나는 가운데에서도 선전했다는 분석이다.


SK케미칼 관계자는 “비아그라 제네릭 때문에 다소 어려움이 있었지만, 필름형이라는 특수제형이 차별화 요인으로 작용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다”고 자평했다.


특히 일부 필름형 비아그라 제네릭은 식약청 허가사항에 ‘물과 함께 복용해야 한다’고 명시돼있는데 비해, 엠빅스에스는 물 없이도 복용할 수 있어 임상근거를 중시하는 의료진들에게 더 매력을 끌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제피드는 올 상반기 3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연매출 목표는 100억원. 비아그라 제네릭 출시로 목표달성에 못 미치는 결과를 안았다. JW중외제약 관계자는 “하지만 빠른 약효와 낮은 부작용이 점차 입소문을 타고 있어 비아그라 제네릭의 거품이 빠지면 다시 상승세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 국산 발기부전제들의 강점은
엠빅스에스의 강점은 무엇보다 복용이 편리하다는 점이다. 물 없이도 입안에서 녹여 먹을 수 있기 때문에 번거로움이 사라졌다. 맛도 쓰지 않고 박하 향으로 상쾌함과 청량감을 제공한다. 또, 명함 정도의 크기로 지갑에 쏙 넣고 다닐 수 있어 휴대 및 보관이 편리하다. 여기에 4000원대의 저렴한 가격은 비아그라 제네릭과의 경제적 차이도 무색케 하고 있다.


제피드가 내세우는 것은 품질이다. 최대 15분 만에 나타나는 빠른 약효가 최대 강점이다. 국내 임상시험에서도 피험자 73%에서 15분에서 20분 이내 성교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면홍조나 두통 같은 부작용이 적은 점, 당뇨 등 동반질환 환자에게도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도 제피드가 내세우는 장점이다.


기존 발기부전치료제는 당뇨 환자에게 큰 효과를 보지 못했지만 제피드는 미국 임상시험에서 효과를 검증받았다.


◇ 위협요소는 없나
비아그라 제네릭의 등장은 선발주자로서 두 제품 모두에게 위협이 되고 있다. 특히 2000원대까지 떨어진 가격과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는 점은 두 제품이 앞으로 차별화 전략으로 넘어야 할 과제다.


오남용우려의약품으로 마케팅이 제한된다는 점도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더욱이 비아그라 제네릭 등장으로 보건당국의 감시망이 더 강화돼 이제는 오로지 효과 하나만으로 승부를 걸어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


엠빅스에스는 출시 초기 모델 이파니 씨를 홍보대사로 기용해 전문의약품 대중광고 금지조항으로 행정처분을 받기도 했다.


◇ 시장 제패를 위한 전략은
양사 모두 임상근거를 부각시켜 처방 수요를 확대하겠다는 계산이다. SK케미칼은 “엠빅스에스의 주성분 미로데나필의 다양한 임상시험을 통해 확보된 안전성과 유효성 설명에 주력할 방침”이라며 “최근엔 조루치료제와 동시 복용하면 부작용도 적고 높은 효과를 보일 수 있다는 임상 결과도 나온 상태”라고 밝혔다.


SK케미칼 관계자는 “비아그라 제네릭과 경제적 차이가 없으면서도 세계 최초의 필름형 제제로 복용의 편리성을 높인 점, 여기에 다수 임상을 통해 확보된 안전성과 유효성 데이터를 충분히 알려나간다면 계속 성장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JW중외제약은 “제피드가 경쟁품목보다 효과가 높고 부작용이 낮다는 점을 부각시키는데 전력을 다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특히 동반질환 환자에게도 안심하고 처방시킬 수 있다는 점을 차별화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JW중외제약 관계자는 “높은 제품력을 바탕으로 고급화 전략을 이어나갈 것”이라며 “비아그라 제네릭이 시중에 범람하고 있지만, 가격 인하 계획은 현재로선 없다”고 잘라 말했다. JW중외제약은 또 주력 시장인 비뇨기과를 적극 공략하는 동시에 내과, 가정의학과 등으로 범위를 확대해 2015년까지 연매출 300억원대의 블록버스터로 육성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 관계자는 “우선 전립선비대증치료제 트루패스, 국내 최초 3상 신약 큐록신 등 오리지널 제품의 시너지를 활용해 비뇨기과 시장 점유율을 높여 나가는 동시에 우수한 안전성을 바탕으로 당뇨, 고혈압 등 대사성 질환으로 인해 발기부전 증상을 겪고 있는 환자 층이 주로 찾는 내과, 가정의학과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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