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러시아 인종범죄 대책마련 고심

토요경제

webmaster@sateconomy.com | 2010-03-08 16:21:58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유학 중이던 한국인 심모씨(29)가 7일(현지시간) 괴한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중태에 빠지는 등 피습사건이 잇따르자 정부가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정부는 특히 이번 사건이 날이 밝은 오후 5시께 유흥가도 아닌 신흥 주거지역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교민 및 유학생들에게 주지시키고 있는 예방조치로도 막을 수 없었던 일이라고 판단하고 더욱 강도 높은 재발방지 대책을 강구한다는 방침이다.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모스크바 국립 영화대학교에 재학 중인 심씨는 7일 오후 5시께 모스크바 남서쪽 지역의 한 상가 건물 앞에서 흰색 복면을 쓴 괴한 1명으로부터 공격을 받았다.

심씨는 범인이 뒤에서 껴안자 처음에는 장난이라고 생각했으나, 이 괴한은 곧바로 목 부위를 흉기로 찌르고 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씨는 동행자와 러시아인에 의해 신속해 인근 시립병원으로 옮겨져 응급조치를 받았으나 현재 중태다.

정부는 이번 사건이 스킨헤드(극단 인종차별주의자)의 범행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현지 경찰 당국 및 러시아 내무부·외교부와 협조해 진상 조사에 나서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지난달 15일 러시아 쿠르츠크에서 발생한 한국인 교환학생 집단 폭행 사망사건과 이번 건에 대한 신속한 수사를 통해 어떤 유형의 범죄인지와 재발방지 대책에 대해 강도 있는 협의를 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인종범죄가 상당기간 반복적으로 발생하지 않아 많이 수그러들었다고 봤지만 최근 기업인도 아닌 일반 유학생 2명이 당해 이 부분에 대해 우려를 갖고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현지 한국대사관은 현재 영사 인력을 심씨가 입원한 병원과 경찰 당국에 집중 투입해 심씨의 상태와 수사 진행 상황을 수시로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우선 러시아 정부 측에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교민들에 대한 안전 교육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예방조치로는 이번과 같이 대낮에 발생한 돌발적 사건을 모두 막을 수는 없는 일이어서 부심하고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러시아와 수교한 이후 현재까지 교민들과 유학생들에게 카지노나 유흥업소에 가지 말 것과 여러 명이서 함께 밝은 곳을 다닐 것을 반복해 얘기하고 있고 모스크바에 사는 한국 사람들 대부분이 여기에 따르고 있다"며 "그러나 이번 일은 안전지침을 모두 지켜도 피할 수 없었던 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러시아에 대한 여행경보단계를 높이는 문제에 대해 "이는 일단 상황 파악이 돼야 조치할 수 있고, 양국관계에 결정적 장애가 될 수도 있어 신중하게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현재 모스크바에는 6000여명의 교민과 1700여명의 유학생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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