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글로벌사업 적자누적에 ‘회의론’
美 '힐리오' 5억6천만달러 넘어
토요경제
webmaster | 2008-05-19 10:08:12
포화상태인 국내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해외로 눈을 돌린 SK텔레콤의 글로벌사업이 진출 5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적자에 허덕이며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진출 당시 목표의 1/10 수준에도 못 미치는 가입자 실적을 기록하자 해외 사업 자체를 접어야 한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SK텔레콤의 해외 진출 자체에 대한 회의론이 고개를 드는 것도 이 때문이다.
◇美 진출 ‘힐리오’, 누적적자만 5억6100만 달러
특히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 망임대 방식을 이용한 이동통신 서비스 ‘힐리오’는 출시 당시 2009년까지 가입자 300만명을 모으겠다고 했지만, 현재는 목표의 1/15 수준인 20만 명에도 미치지 못한다.
수익성 악화도 골칫거리다. 지난해 3억2700만 달러의 적자를 냈는데, 1분기에만 무려 273억원의 적자를 내고 있다. 누적적자는 5억6100여만 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항간에서는 이를 두고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식 운영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부진한 사업 진행을 근거로 ‘미국시장에서 철수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그러나 SK텔레콤 측은 “아직 사업 초기인 만큼 수익창출이나 가입자 등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라며 ‘힐리오’ 사업이 위기에 직면한 것은 아니라며 부인하고 있다.
◇국내서 벌어 외국에 쏟아 붓는 ‘SK텔레콤’
최근 SK텔레콤은 미국 1위의 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MVNO)인 ‘버진모바일’ 인수를 위한 초기 단계의 협의에 나섰다. 기존 ‘힐리오’ 사업만으로 미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하기 어려워지자 기존 사업자를 끼고 진출하려는 의도인 것이다.
또한, 버진모바일 인수에 성공하더라도 단기간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국내 소비자들은 물론 회사 내부에서도 미국 사업에 대한 회의론이 힘을 얻을 가능성이 높다.
일부 소비자들은 SK텔레콤의 해외 진출로 인한 적자에 대해 “국내 고객들에게서 벌어들인 돈을 해외에 쏟아 붓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특히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이동통신 시장에서 가상이동통신망사업(MVNO)이 부진한 것을 감안하면, 이번 인수 시도가 ‘힐리오’ 정착에 힘이 될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추가적인 미국 시장 투자까지 성공 기미가 안 보일 경우 SK텔레콤은 해외 진출에 대한 명분과 실리를 모두 잃게 된다.
◇중국.베트남 등도 기대 이하 실적
SK텔레콤의 해외 진출이 지지부진하기는 미국 외에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다. 베트남과 중국 사업도 아직까지 기대 할 만한 성과가 나오고 있지 않다.
특히 베트남의 경우 2003년 7월 이동통신 서비스를 개시했지만 현재 350만 가입자에 그치고 있다. 연 7~8%의 고성장과 46%의 낮은 휴대폰 보급률을 감안하면 폭발적인 성장이 있어야 하지만 기대에는 못 미치는 셈이다.
중국에서도 지주회사를 설립하고 지난해 8월 CB전환을 통해 중국 제2 이동통신 사업자인 차이나유니콤의 지분 6.6%를 확보하는 등 중국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 그럼에도 아직 이렇다 할 실적이 나오고 있지 않다.
또한, 중국의 독자적인 3G 기술인 ‘TD-SCDMA’를 위해 중국 정부와 협력에 나섰지만,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해외 3G 표준과의 경쟁 역시 넘어야 할 큰 산이다.
◇골칫거리 자회사, 국내외 실적 부진
올해 1월 SK텔레콤 김신배 사장은 콘퍼런스 콜에서 해외로 나가는 것은 단순한 이통시장 진출이 아닌 소프트웨어.플렛폼.콘텐츠 업체들과의 동반진출이라고 확언한 바 있다.
하지만, 자회사의 콘텐츠 서비스 등과 시너지를 통해 해외 진출에 성공하겠다는 전략을 세웠지만, 이들 업체의 해외성적은 물론 국내 실적 역시 기대치 이하다.
SK커뮤니케이션즈의 ‘싸이월드’는 국내 SNS 서비스의 절대강자지만, 해외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최근 유럽시장에서 철수했으며, 중국.일본.대만.베트남.미국 시장 등에서도 글로벌 SNS 서비스가 토종 업체들과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위성 DMB 역시 국내시장에서 지속적인 적자 행진으로 자기자본 잠식 위기에 빠졌다가, SK텔레콤의 증자로 급한 불만 간신히 껐다. 지상파 재전송과 유료 정책 등으로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는 것도 문제다. 향후 뚜렷한 회복 기미가 없자 내부에서도 최근 추가 증자를 놓고 회의론이 있었을 정도다.
◇‘계륵’ 해외진출, 고민에 빠진 ‘SK텔레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의 해외사업이 진퇴양란에 빠진 것 아니냐는 비관적 시각이 우세하다. ‘계륵’인 셈인데, 나가자니 들인 공에 돈이 아깝고, 버티자니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이라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투자 금액이 있기 때문에 쉽게 빠질 수도, 그렇다고 공격적인 사업 진행을 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해외사업에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하는 것은 주주들이나 소비자들의 반대에 부딪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버진모바일 인수 여부가 SK텔레콤의 해외 진출 의지에 대한 시금석이 될 것”이라며 “버진모바일 인수는 SK텔레콤이 미국 시장 사업 의지가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셈이지만, 그렇다고 미국 시장에서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시장조사업체인 로아(ROA)그룹은 SK텔레콤의 해외 진출 상황에 대해 “베트남과 중국에서는 무리한 베팅보다 기존투자 회수차원의 접근을 할 필요가 있다”며 “미국 역시 고전하는 ‘힐리오’보다 7700만 가입자기반을 갖춘 스프린트를 직접 인수하는 게 위험부담을 줄이는 지름길이다”고 조언했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