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추천도서]은퇴위기의 중년보고서

이 시대의 중년에게 전하는 행복은퇴 백서

이완재

puryeon@naver.com | 2013-07-15 11:25:03

『은퇴위기의 중년보고서』
전영수 저, 428쪽, 1만6000원, 고려원북스

대한민국은 지금 사상초유의 베이비부머 대량은퇴가 예고되어 있다. 그러나 저성장 고령화사회, 부모봉양과 자식부양의 감옥에 갇혀있는 이 시대의 중년은 은퇴 준비는커녕 당장 먹고 사는 생존 문제에 올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책은 우리와 같은 고민을 한발 먼저 겪고 있는 일본 4050세대의 고군분투 노후준비기를 소개함으로써 행복한 은퇴에 대한 힌트를 제공하고 있다. 은퇴는 분명 위기이지만 기회일 수도 있다. 적극적 정치참여와 대가족주의의 부활, 새로운 공공의 확대재편 등 일본의 선례는 꽤 짜릿한 난국타개용 의제로 벤치마킹할 여지가 많다. 『은퇴대국의 빈곤보고서』 『장수대국의 청년보고서』에 이은 전영수 교수의 은퇴 3부작 완결편!


저성장 고령화 사회가 펼쳐놓은 암담한 은퇴 현실!
은퇴는 위기를 넘어 재앙이 될 수도 있다. 중년은 은퇴를 앞두고 있는 은퇴 예비군으로 불린다. 원치 않아도 물러설 수밖에 없다. 마땅한 자구책 없이 내동댕이쳐진 인생후반전의 최소 20~30년이 노후고민의 핵심이다. 빈곤노후의 유력한 예약고객인 셈이다. 힘들게 사회데뷔전을 치르는 자녀에게 기댈 수도 없는 노릇이다. 부모란 이름은 자금 배분의 우선순위를 늘 자식에게 뺏기게 한다. 그렇다고 부모 봉양이란 전통적 가치관을 저버릴 수도 없다. 그야말로 의무만 있고, 누릴 결실은 없는 불행한 세대라 할 수 있다. 특히 1955년에서 1963년 사이에 태어난 베이비부머 세대들의 대량은퇴가 예고되어 있는 상황에서 은퇴는 하나의 위기이자 재앙이 될 조짐을 보인다. 이 모든 것이 전대미문의 고령화 장수사회란 사회 계층의 변화에서 기인한다. 게다가 저성장 장기 불황이라는 경제적 상황과 결합되어 상황은 점점 암담하게 펼쳐지고 있다. 청년은 청년대로 괴롭지만, 청년세대와 노년세대를 떠받혀야 하는 중년의 짐은 실로 무겁다.


일본에게 배우는 4050세대의 고군분투 노후준비기
은퇴는 위기일 수도, 기회일 수도 있다. 그러나 방법이 없다고 두손 놓고 있을 수는 없다. 우리보다 먼저 이러한 상황을 겪고 있는 일본의 사례는 우리에게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대안을 제시해줄 수 있다. 복지기반, 인구변화, 사회갈등, 경제구조, 사회전통 등이 우리와 놀랍도록 닮은 국가가 우리보다 몇 걸음 앞에서 걸어가고 있다는 것은 우리에겐 엄청난 행운이 되는 것이다. 일본 중년들이 고군분투하며 개척해온 행복은퇴의 팁을 우리는 고스란히 우리의 것으로 벤치마킹할 수 있는 것이다. 일본 중년의 선택카드는 한마디로 생존지향적이며 정합성을 갖는다. 가진 것이 없고, 상황이 어려운 가운데 은퇴 위기를 넘기려는 자연발생적 학습결과로 볼 수 있다. 제각각 처한 상황 하에서 선택한 의사결정이라 감히 일반화의 확신을 내리기는 힘들지만, 설득력은 충분하다. 지금 일본에서 벌어지고 있는 대가족주의의 부활, 새로운 공공의 확대 재편 등은 꽤 짜릿한 난국타개용 의제로 손색이 없다.


이 책은 총 6개의 장으로 구성돼 있다
1장 중년실태에서는 무거운 삶의 부담을 껴안은 채 살아가는 가시밭길의 40대와 벼랑 끝의 50대를 한일 양국의 상황에 비춰 비교하고 있다. 중년실태를 고용, 건강, 가족 리스크로 나눠 분석함으로써 위기의 실체를 밝히고 있다.

2장에서는 직장위기를 다룬다. 사실상 일자리로 판가름나는 은퇴난민 티켓전쟁의 치열함과 절망감을 집중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일본에서 벌어지고 있는 권고퇴직과 강압퇴사, 중년 프리터 양산 실태를 통해 저자는 행복한 은퇴의 핵심은 결국 ‘얼마나 길게 현역에 머물 것인가, 얼마나 오래 돈벌이를 할 것인가’가 좌우한다고 역설한다.

3장에서는 가족의 문제를 다루었다. 해체와 재조합, 그리고 관계회복을 고민 중인 가족갈등의 문제를 다양한 사례와 함께 다각도로 접근하고 있다. 중년 캥거루족의 등장과 황혼이혼, 그리고 간병공포로 벌어지는 가족파탄의 상황이 제시되고 있다. 이런 와중에서 대가족주의와 근거(近居)라는 새로운 주거형태가 훌륭한 대안으로 등장함을 볼 수 있다.

4장은 저성장, 고령화의 오리무중 상황 속에서 자금미로를 헤매는 일본 중년의 고군분투 생존스토리를 생생하게 담아내고 있다. 절약과 틈새수익, 수익형 부동산을 통해 100세 시대를 대비하려는 중년의 재테크와 함께 위험자산에 투자하고 복권에 베팅하는 세태까지 자세하게 다루고 있다. 도심을 탈출하려는 귀농과 이민 행렬도 눈여겨 볼만한 트렌드라 할 수 있다.

5장에서는 행복한 은퇴의 최후 마침표인 여가 및 취미생활을 다루었다. 용돈 한푼과 점심값을 아껴야 하는 현실이 취미생활을 방해하기는 하지만 은퇴하기 전 미리 만들어놓은 취미가 행복한 은퇴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일본 중년에게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추억 비즈니스, 공장 견학, 수학문제 풀기, 고령 출판 등등 취미 및 여가와 관련되 트렌드를 살펴볼 수 있다.

6장은 장수시대의 생존을 위한 중년세대의 탈출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은퇴를 거부하는 중년의 창업카드가 바로 그것이다. 1, 2, 3차 산업을 통합한 6차산업이 그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효도와 대가족주의를 통해 은퇴 공포를 치유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되며 새로운 공공의 재편을 통해 은퇴 실패의 틈새를 메우려는 정책들도 살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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