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공제회, 경찰 주머니돈 썩는지 몰랐다
전직임원 무리한 투자 200억 손실…피해규모 늘어날수도
토요경제
webmaster | 2008-05-19 09:26:50
공제회, 전.현직 직원 비리 의혹 포착 형사고소
출혈 심해도 퇴직금 많이 주더니…잇따른 손실
경찰공제회가 200억원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기금 운용 과정의 투명성이 도마에 올랐다.
총경 출신의 경찰공제회 전진 사업개발이사 A씨가 무리한 투자 과정에서 200억원 가까운 손실을 회사에 끼친 것으로 드러나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A씨는 대전 등의 대규모 시설 부지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손실을 입힌 것으로 알려졌으며 공제회는 임원진이 바뀌고 인수인계를 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의혹이 제기되자 경찰에 A씨를 고소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이사로 재직하면서 공제회에 손해를 끼친 다른 투자계약사이 이사로 버젓이 겸직한 것으로 드러나 공제회가 발칵 뒤집혔다.
공제회의 연간 순익은 200억원 정도. A씨가 끼친 손실로 인해 한 해 동안 쏟아 부은 공제회의 노력은 '말짱 도루묵'된 셈이다.
공제회 관계자는 드러난 손실에 대해 "그것은 단편적인 것에 불과하다"고 말해 피해 규모가 더 늘어날 수 있음을 내비쳤다.
200억 손실 끼친 전직임원 수사
경찰은 공제회측의 고소장이 접수되자 당혹스러워하는 가운데 사건을 배당, 수사에 착수했다.
지난 6일 경찰은 본청 수사국장 주재 아래 이 사건을 서울경찰청에 내려 보냈고 A씨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내린 뒤 이른 시간 안에 소환조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전?현직 경찰공제회 직원들이 연루돼 있다는 정황을 잡고, 우선 이들을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하는 등 수사를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에 따르면 공제회는 2005년 11월과 이듬해 9월 대전 신탄진 및 학하지구 부동산 개발 사업에 210억원과 500억원을 투자했다. 그러나 이른바 '알박기'와 시공사간 지분정리 문제로 사업 인허가가 지연됨에 따라 사업 진행이 중단돼 미수이자가 발생했다.
공제회는 담보토지의 감정평가 차액 등을 외부 회계감사법인에 의뢰한 결과 200억여원의 회계상 손실을 확인했으며 이 과정에 임직원들의 비리 의혹을 포착했다. 내부 감사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공제회는 전 사업개발이사 A씨와 당시 결재 선상에 있던 전.현직 임직원 전원을 형사고소를 했다.
공제회는 관리이사와 사업개발이사가 실무 운영을 총괄하고 있으며, 경무관급 이상 퇴직 경찰 간부를 관리이사로 선임해 온 것과 달리 사업개발이사는 민간인사를 임용하는 것이 관례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수사범위가 광범위하고 조사해야 할 전.현직 공제회 직원들이 많아 적용 법규를 검토 중"이라며 "손실을 끼쳤다는 점에서 배임 혐의 적용이 가능하겠지만 횡령일 가능성도 전혀 배제하고 않고 있다. 수사 진행 정도에 따라 양상이 많이 달라질 것"이라고 확인했다.
이와 함께 공제회도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고 추가 손실 규모를 파악하기 위해 대책팀을 꾸려 경찰 수사와는 별도로 자체 감사를 진행 중이다. 또 변호인단을 구성해 A씨에 대해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제회 관계자는 "회계상 손실이 발생하는 과정에 전.현직 임직원의 비리가 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며 "공제회 자체로는 강제 수사력이 없어 경찰에 수사를 맡긴 것"이라고 말했다.
잇따른 기금손실 경영
그동안 경찰공제회는 심각하게 악화된 기금운용의 건전성에 대해 여러 차례 문제가 제기돼 왔다.
지난해는 엉터리 타당성 분석 자료를 근거로 투자 사업을 선정해 수십억원의 손실을 본 것이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나면서 감사원으로부터 지적을 받았다.
2003년 서해안 고속도로 휴게시설 사업자로 선정, 114억원을 투자했지만 예상 매출액인 250억원에 훨씬 못 미치는 매출을 올려 낭패를 봤다. 또 2004년에는 건물 임대 과정에서 임차자를 잘못 선정해 14억원의 임대료를 받지 못했다.
이렇게 손실이 커지면서 영업이익이 줄었지만 경찰공제회는 오히려 퇴직금을 올려 지난해 감사원에게 지적을 받기도 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경찰공제회는 사업수익성 악화로 당기순이익이 2003년 84억여원에서 2005년 25억여원으로 감소했는데도 지난 2005년 12월31일까지 시중금리보다 연 2.25%~4.28% 포인트 높은 8%의 급여율을 책정했다.
경찰공제회는 2006년 1월1일부터 퇴직급여율을 7%로 하향조정했지만, 한국교직원공제회나 대한지방행정공제회 등 다른 공제회의 퇴직급여율보다 1.25~1.50% 포인트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금 운용의 투명성이 훼손된 사례도 있었다. 1993년 경찰공제회의 전 사무총장 등 간부가 공제회 기금을 부실 상호신용금고에 예치시켜주는 대가로 억대의 커미션을 받았다 구속돼 물의를 빚었다.
검찰 조사 결과 이들은 사채업자 등으로부터 공제회기금을 K상호신용금고에 예치시켜주면 예금원금 1억원당 연 12%의 커미션을 주겠다는 청탁을 받고 같은 협회 감사들과 공모해 119억원의 기금을 예치해 6억여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989년 '현직경찰에 대한 복리 후생'을 기치로 설립된 경찰공제회는 8만9000여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정부지원 없이 회원들이 조성한 부담금으로 기금을 조성하고 있으며 지난해 12월 총 자산규모가 1조1239억원에 이른다. 공제회는 당초 금융부문 투자에 치중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2006년부터는 휴게소 등 건설 부문으로 사업규모를 확장해왔다.
현재 금융 및 사업투자에 의한 이자수입 및 전국 25개 운전면허시험장내 신체검사, 부대사업, 경찰실무교재사업, 경찰병원 장례식장 사업 등에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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