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상의·두산그룹 회장, 민간 경제외교 신모델 제시

다자간 무역자유화협상 중요성 강조 '팀 코리아' 역설…성과기반 혁신경영

송현섭

21cshs@naver.com | 2014-12-26 16:26:09

[토요경제=송현섭 기자]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두산그룹 회장은 한·중 FTA(자유무역협정) 체결과 중국 주도의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등 다자간 무역자유화협상에서 민간 경제외교의 신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팀 코리아(Team Korea)'로 명명된 이 모델은 민·관 협력을 통해 해외시장 개척과정에 팀 세일즈를 펼쳐온 우리나라 경제계의 전통에서 착안된 것이다. 특히 100년에 가까운 역사를 지닌 두산그룹의 총수로서 성과주의를 바탕으로 하는 박 회장의 혁신적 경영 스타일은 글로벌 산업계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 <편집자 주>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겸 두산그룹 회장은 최근 민간 경제외교의 새 모델로 '팀 코리아'를 역설하고 있다. 박 회장은 이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경제5단체 초청 해외진출 성과확산 토론회'에서 "국가 정상을 중심으로 정부 주요인사와 기업인들이 함께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팀 코리아(Team Korea)'를 우리만의 고유모델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 지난 1월7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2014년 서울시 신년인사회'에서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특히 박 회장은 민·관 협력은 어느 나라나 있지만 국가 정상이 순방외교를 나갔을 때 기업인들이 대거 동행해서 팀 세일즈를 펼치는 것은 우리만의 독특한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심지어 "해외에도 팀 코리아를 인정하는 분위기"라며 "이 분위기가 확산돼 한국 대통령이 올 때 기업인들이 함께 오는 것으로 알려져 상대국도 경제협력을 준비한다"고 설명했다.


◇ "해외 진출시 협력이 성공 가져와"


박 회장은 팀 코리아 모델에 대해 정부와 경제단체·기업인들 모두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며 해외 진출과정에 협력을 통해 성과를 가져온다는데 공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박 회장은 "기업의 노력이 결실을 맺는 환경을 조성하려면 국가 정상들간 협의가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서도 "정상외교로 방점을 찍는 것으로 나타난다고 하지만 기업 성과는 수많은 일들이 사전에 이뤄져야 그런 모양이 나타날 수 있다"고 단언했다.


이는 정부가 정책 방향, 기업은 사업방향을 갖고 끊임없이 조율해야 최종적인 성과가 나올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대목이다. 실제로 박 회장은 "나 자신도 기업인으로서 국가 정상간 한 마디가 사업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지 느끼고 있다"고 언급했다.


민·관 협력을 통한 세일즈 외교의 중요성은 재계가 최근 FTA는 물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 다자간 협상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건의한 점에서도 드러난다. 특히 박 회장이 이끌고 있는 대한상의는 기업들의 경영성과를 이루고 경제발전을 위한 환경 조성차원에서 끊임없이 경제정책 개선과 각종 규제 완화를 위한 제안을 해오고 있다.


◇ 두산그룹 사업구조 개편 주역


우선 박용만 회장은 지난 1995년부터 식음료나 소비재 위주의 두산그룹 사업구조를 개편해 현재와 같은 글로벌 기업으로 변모시킨 주역이다. 이 과정에서 박 회장은 두산그룹이 보유했던 부동산과 3M·코닥·네슬레 등 주력사업을 과감하게 정리하고 현 두산중공업의 전신인 한국중공업과 현 두산인프라코어의 모체 대우종합기계 등을 인수했다.


이 같은 혁신경영 노력은 전형적인 B2C 비즈니스 모델로 유명했던 두산그룹을 세계적인 B2B기업으로 탈바꿈시켰다. 이는 박 회장이 글로벌 산업계의 변화를 새로운 사업기회로 포착하고 과거의 작은 성공에만 안주하지 않고 시대와 세계경제의 변화와 기업의 미래상을 내다보고 과감한 사업구조 조정을 밀어붙였기 때문이다.


특히 박 회장은 두산그룹 회장 취임 때 밝힌대로 '따뜻한 성과주의'를 핵심 경영전략으로 내세웠는데, 인재를 중시하고 성과를 우선시하는 독특한 기업문화를 조성하고 있기도 하다. 박 회장의 혁신경영은 수익성 악화와 비효율적인 GE(General Electric)의 10%를 구조 개편해 '중성자탄 잭'으로 불렸던 잭 웰치 전 GE회장의 인사시스템을 벤치마킹한데서도 드러난다.


그룹 최고경영자와 계열사 대표들이 핵심인재를 직접 만나는 '피플세션(People Session)'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와 함께 재계는 물론 관계와 정계를 넘나들면서 탁월한 소통실력을 발휘하고 있는 박 회장은 대한상의 회장답게 틈날 때마다 기업의 애로와 지원을 위한 대변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심지어 두산 웹진에도 직접 글을 써서 올릴 정도로 글 솜씨가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 거침없는 소탈한 행보도 관심 모아


그룹 안팎에선 박 회장이 권위를 내세우지 않는 소탈한 성격으로 젊은 직원들과도 격의 없이 대화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매년 인사 실무진 위주로 열리는 대학 취업관련 행사에도 박 회장이 직접 나와 기업을 소개하고, 해외 MBA출신 인재 채용면접과 신입사원 채용설명회까지 대부분 참여한다는 것이 회사 관계자의 전언이다.


박 회장은 지난 1977년 서울대 경영학과 졸업 전 두산그룹이 아닌 외환은행에 입행해 직장생활을 시작했는데, 이는 남의 눈칫밥을 먹어봐야 경영자의 자질이 갖춰진다는 두산의 전통 때문이었기도 하다. 이후 1982년 미국에서 MBA과정를 마친 뒤 박 회장은 두산건설 뉴욕지사에 들어가 사원 때부터 혹독한 경영수업을 받게 된다. 1990년에는 두산식품 이사로 승진했으며, 1995년 두산그룹 기획조정실 실장에 부임하면서 박 회장은 주요 직책을 맡게 된다.


1998년에는 두산 대표이사 사장, 2005년 두산과 두산산업개발·두산중공업·두산인프라코어 부회장직을 맡으며 입지를 굳혔다. 2009년부터는 두산·두산건설·두산중공업 회장을 역임했으며 2012년에 두산그룹 회장에 올랐고, 2013년부터는 대한상의 회장으로 재임하고 있다.


특히 두산그룹은 박 회장의 조부인 故 박승직 창업주가 1920년대 국내 최초의 화장품 '박가분'을 생산하는 '박승직 상점'을 설립해 100년에 가까운 역사를 자랑하는 국내 최고의 장수기업이다. 이런 전통 속에서 박 회장은 재계에서 보편화된 장자상속의 원칙에 따라 3세 경영을 이어오고 있지만 남다른 비즈니스 감각을 갖춘 인물로 폭 넓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


◇ SNS 통한 소통 즐기는 '얼리 어댑터'


박 회장의 진면목은 SNS(Social Network Service) 트위터(Twitter)를 활용해 청년층과 소통하는 대기업 총수라는 점에서 유명세를 타고 있는데, 수십만여명이 넘는 팔로워에게 자신의 일상을 소개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얼리 어댑터(Early Adapter)로 미국 유학당시 애플 컴퓨터의 매력에 푹 빠졌다고 토로한 바 있고, 자신의 트위터에 아이패드가 첫선을 보인 동영상을 올려놓을 정도다.


또한 박 회장은 지난 2011년 애플의 창업주 스티브 잡스의 사망소식을 접하고 트위터에 "잡스의 죽음이 내게 주는 것은 슬픔보다 두려움"이며 "혁명에 가까운 새 제품을 만나는 기쁨과 그로 인해 삶의 일부까지 바뀌는 경이로움이 이젠 당분간 사라질까 두렵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이와 함께 박 회장은 구본무 LG그룹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과 야구를 각별히 사랑하는 재계 총수로 알려져 있다. 심지어 한국시리즈 관중석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나란히 앉아 맥주를 들면서 경기를 관람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된 적이 있을 정도다.


◇ 역동적 기업문화 이끄는 경영철학 눈길


박 회장의 혁신적 리더십은 두산그룹의 역동적인 기업문화로 구체화되고 있다. 이와 관련 박 회장은 지난 2012년 두산그룹 회장 취임식에서 "현재 두산에 필요한 것은 사고와 가치의 준거가 되는 강력한 기업문화"라며 "기업문화를 발현하고 뿌리내리는 것은 사람이기 때문에 '사람이 미래'라는 전략은 더욱 역동적으로 추진될 것"이라고 밝힌 것에서 확인되고 있다.


또한 박 회장은 사람이 변신할 수 있으면 사업을 바꿔가면서도 계속 살아남을 수 있다면서 원하든 원치 않든 두산은 기네스북에 등재된 가장 오래된 한국기업인 만큼, 앞으로 국내 기업들의 역할모델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의지를 피력해 주목받은 바 있다.


특히 대기업 총수로서 조직의 기반을 인재에서 찾고 신뢰를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남다른 기업가 정신을 찾을 수 있기도 하다. 이를 반증하듯 박 회장은 자신의 트위터에 "조직에서 믿을 만한 사람들은 그런 품성의 사람이나 인연 있는 사람을 모은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구성원의 실수를 인정하고 약속을 지키도록 하는 조직 운영방식이 있을 때 구성원이 모두 신뢰받을 수 있는 사람으로 행동한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은
▲1955년 서울 출생 ▲경기고·서울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보스턴대학교 경영대학원 경영학 석사 ▲한국외환은행 입행 ▲두산건설 뉴욕지사 ▲두산음료 이사·두산식품 부장·동양맥주 차장 ▲두산음료 전무·두산그룹 기획조정실 부실장 ▲두산그룹 기획조정실 실장 부사장·두산동아 부사장 ▲OB맥주 부사장 ▲두산인프라코어 대표이사 부회장, 두산그룹 부회장·두산 대표이사 부회장·두산중공업 부회장 ▲두산인프라코어 대표이사 회장 ▲서울상공회의소 부회장·두산 대표이사 회장·두산중공업 회장·두산건설 회장·오리콤 회장 ▲정동극장 이사장·국립오페라단 후원회 회장·한국경영교육인증원 이사장·한국 스페인 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 ▲현 두산그룹 회장 ▲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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