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얼굴의 安, 내가 파헤친다”

조원진 "지도자 자격 없어”…‘저격수’ 급부상

유상석

listen_well@sateconomy.co.kr | 2012-08-17 14:08:34

새누리당 전략기획본부장을 맡고 있는 친박계 핵심 조원진 의원(대구 달서병)이 ‘안철수 저격수’로 나섰다. 조 의원은 유력 대권주자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원장과 관련된 의혹을 잇달아 제기해 정치권의 주목을 끌고 있다.


특히 안 원장이 대표를 맡았던 ‘IA시큐리티’에 SK그룹 최태원 회장이 출자했다는 사실을 밝혀내 시선을 집중시켰다. 조 의원의 지적으로 인해 안 원장은 ‘동업자 보호’를 위해 최 회장 구명 탄원서를 제출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게 됐다.


조 의원은 대기업이 은행업 진출을 위해 추진했던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 과정에 안 원장이 연루됐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조원진 의원이 ‘안철수 저격수’로 떠오르면서, ‘조원진 발(發) 안철수 검증 시리즈’가 나올 것인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앞에선 대기업 비판하더니, 뒤에선…”
조원진 의원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SK그룹 최태원 회장 구명 탄원서에 서명한 것과 관련, ‘특수관계에 의한 유착’ 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조 의원은 “안철수연구소의 무선 보안 관계사인 ‘IA시큐리티’를 만들 때 최 회장이 30%의 지분을 냈다”며 “안 원장이 자신의 사업에 출자한 동업자를 보호하기 위해 탄원서를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IA시큐리티는 지난 2000년 7월 안철수연구소 45%, SK 30% 등의 지분구조로 설립된 회사다. 안철수연구소는 이 회사의 경영이 악화되자 2006년 지분을 전부 매각한 바 있다.


그는 “안 원장은 지난 2003년 4월 재벌 2~3세와 벤처기업인의 모임 브이 소사이어티(V-Society) 회원으로서 최 회장을 위해 재판부에 탄원서를 제출한 것”이라며 “탄원서에는 최 회장이 국가의 근간산업인 정보통신 산업을 부흥시켜왔기 때문에 그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고 말했다.


또 “결과적으로 최 회장은 대법원에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받았는데, 1심에서 징역 3년을 받고 77일 만에 보석으로 풀려났다. 그런데 최 회장은 올해 비슷한 문제로 또 다시 기소됐다”면서 “안 원장 등이 얼빠진 짓들을 한 것이 원인”이라며 강도 높게 비난했다.


조 의원은 또 안 원장이 지난 2000년 9월 대기업과 벤처기업 유명 CEO들이 만든 브이 소사이어티에 참여한 것에 대해 “구(舊)재벌 2, 3세들과 당시 제일 잘 나가는 신(新)재벌인 벤처재벌들과 브이소사이어티 같은 조직을 만든 것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들이 매주 목요일 모여서 무엇을 했겠느냐. 민생과 경제민주화, 중소기업과의 상생에 대해 얘기했을 리가 만무하다. 그들이 이 나라 경제를 위해 한 일도, 중소기업을 위해 어떠한 방안을 내놓은 것도 없다”면서 “결국 새로운 경제특권 세력을 만든 것이었고, 그 중심에 최 회장과 안 원장이 있었던 것이다. 그래놓고 나중에 자신이 유명해지니 성인군자 훙내를 내는 것은 맞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브이 소사이어티 구성 자체의 문제점 등에 대해 반성하고 사과는 하지 않고 ‘일고의 가치가 없다’며 일축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라며 “브이 소사이어티엔 재벌 그룹 2, 3세는 물론 당시 룸살롱 황태자로 알려진 사람들이 다 들어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강남의 룸살롱이 제일 잘 나갈 때가 벤처 기업들이 테헤란로에서 잘 나갈 때인 2000년부터 2005년까지”라면서 “그 때 잘 나갔던 사람이 거기에 다 들어가 있는 것”이라고도 했다.


조 의원은 안 원장이 한 특강에서 ‘금융사범은 살인보다 더 나쁜 일이다. 왜 사형을 못 시키느냐’고 발언한 것을 거론, “그렇게 강도 높게 얘기할 정도면 본인이 그 그룹들과 거리를 멀리 했어야 하지 않느냐”면서 “그런데 거리를 멀리 하기는커녕 사면 요청까지 했느냐”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같은 해 7월에는 회사 내부게시판을 통해 ‘사회 전반에 깔려 있는 이중 잣대나 위선이 사회를 병들게 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며 “겉으로는 ‘이중 잣대’와 ‘위선’으로 한국 사회가 병을 앓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정작 본인은 대기업 총수를 위해 구명운동을 펼치는 작태를 보였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조 의원은 또 “안 원장은 앞에서는 대기업의 횡포를 비판하면서 뒤로는 대기업 편을 들었다”며 “이는 그동안 ‘재벌개혁’을 외치며 쌓아온 사회지도층일수록 잘못의 책임을 무겁게 가져야 한다는 이미지에 반하는 행동이다. 안 원장의 이율배반적인 위선은 이미 그때부터 드러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유력한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안 원장의 이런 행태가 과연 국가지도자로서 자격이 있는지 의문스럽다. 안 원장은 더 이상 위선 뒤에 숨어 이리저리 국민 검증을 피해가고 실리만 챙길 것이 아니라, 하루빨리 국민검증 무대 위로 올라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IA시큐리티에 지분 참여를 한 것은 최 회장이 아닌 ‘SK법인’”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데 대해 “SK의 회장이 누구냐. 당시 안철수연구소의 대표는 안 원장”이라며 “IA시큐리티 대표이사를 안 원장이 했는데, 그런 시각으로 봐선 안 된다”고 반박했다. 그는 “재벌과 경제민주화에 대해 그렇게 떠들던 야당이나 인사들이 브이 소사이어티 같은 모임을 만들겠다고 하는 발상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조 의원은 “IA시큐리티가 2000년 7월에 만들어졌다. 최 회장이 갑자기 그 회사에 들어가진 않았을 테니, 안 원장과 최 회장은 그 전부터 오랜 연관관계를 갖고 있는 사이일 것이다. 안 원장 주변엔 재벌과 오랜 관계를 갖고 있는 내용들도 많다”고 덧붙였다.


그는 “안 원장이 대통령이 된다면 청와대에 브이 소사이어티를 하나 더 만들 것”이라면서 “재벌 2, 3세와 잘 나가는 사람들 다 불러서 자기들끼리 모여 새로운 권력층을 하나 만드는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조 의원은 대기업이 은행업 진출을 위해 추진했던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 과정에 안 원장이 연루됐다는 의혹에 대해 “이것 역시 일고의 가치도 없다는 말로 묵살할 수 있겠느냐”고 꼬집었다.


이와 같이 안철수에 대한 공세가 계속되면서 조 의원은 ‘안철수 저격수’로 떠오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새누리당 차원의 ‘안철수 파헤치기’가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조 의원은 “안철수에 대한 검증을 당 차원에서 시작한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 조 의원이 문제 제기한 ‘브이 소사이어티’는?
‘브이 소사이어티’는 2000년 9월 재벌 2ㆍ3세와 성공한 벤처기업인이 모여 만든 사교모임을 겸한 주식회사로 최 회장, 이웅렬 코오롱 회장,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등 재벌 2ㆍ3세와 안철수 안철수연구소 대표, 변대규 휴맥스 사장, 이재웅 다음커뮤니케이션 사장 등 벤처기업인이 주축을 이뤘다. 초기 멤버들이 2억 원씩 출자했고 삼성증권 이사를 지낸 이형승 씨가 대표를 맡았다. 도대체 안 원장과 최 회장, ‘브이 소사이어티’는 어떤 관계였을까.


‘브이 소사이어티’의 설립 목적은 ‘벤처기업과 대기업 간 새로운 차원의 협력과 제휴’였다. 이에 걸맞게 인터넷 전용은행(V뱅크) 설립을 논의하고 추진했다. ‘인터넷 전용은행’은 그때나 지금이나 재벌의 은행업 진출과 맞물려 논란이 되는 문제다. 법으로 정해진 금산분리 원칙을 깨기 때문이다.


그러나 V뱅크 등 ‘브이 소사이어티’가 추진하던 각종 사업은 아무 성과도 내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자본금은 주로 회원들이 모이는 포럼 운영비로 사용됐다. 익명을 요구한 한 회원은 “얘기는 많이 나왔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을 추진한 것은 없었다”고 말했다.


‘브이 소사이어티’는 지난해 5월 유상감자를 실시하고 투자금 가운데 일부를 주주에게 돌려줬다. 자본금은 46억4000만 원에서 31억 3900만여 원으로 줄었다. 설립 당시 출자금을 냈던 한 회원은 “한 1억 원 정도 돌려받았다”고 말했다.


현재 ‘브이 소사이어티’는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주소지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법적 대표인 유용석 씨가 운영하는 기업 ‘한국정보공학’이 위치한 곳이다. 한국정보공학 측은 “브이 소사이어티는 이미 오래전부터 아무런 일도 하지 않고 있다. 종종 회원들이 골프 칠 때 연락하는 일만 한다”고 말했다.


‘브이 소사이어티’ 회원들에 따르면 당시 탄원서 작성에는 회원 전체가 참여하진 않았다. 취재에 응한 벤처기업 출신 회원 5명 가운데 2명은 “탄원서를 낸다는 것을 알았지만, 서명은 안 했던 걸로 기억한다”고 답했다.


또 다른 한 명은 “했는지 안 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탄원서에 전체 회원이 참여했다는 안 원장의 설명과는 다소 차이가 있는 대목이다. 이형승 전 대표도 “다들 기업 대표인데 이래라저래라 강요할 문제는 아니었다. 전원이 다 한 건 아니었던 걸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브이 소사이어티’는 최 회장 구속 이후 활동이 많이 침체된 것으로 알려졌다. 취재에 응한 많은 회원도 “‘브이 소사이어티’가 쇠락한 이유는 벤처 거품 붕괴와 최 회장 구속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탄원서와 관련된 이번 의혹의 핵심은 안 원장과 최 회장, 그리고 ‘브이 소사이어티’의 관계다. 정치권 의혹대로 안 원장이 동업자를 보호하려고 탄원서를 쓴 것이라면 두고두고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안 원장이 재벌에 대해 말과 행동이 다른 이중적인 모습을 보였다는 비난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최 회장과 안 원장이 재벌 모임인 ‘브이 소사이어티’에서 중요한 구실을 했고, 그 모임이 SK그룹과 사업적으로도 면밀히 연결됐다는 점은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이번 의혹과 관련해 안 원장 측은 “2005년 유학을 떠나면서 사실상 ‘브이 소사이어티’와 관련된 활동을 접었다. 투자금 처리 문제는 잘 모른다. 탄원서에 회원 전원이 참여하기로 했다고 해서 사인한 것 뿐”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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