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제일은행 "성과가 뭐길래…‘사측 vs 노조’ 팽팽"
국민銀 보다 못한 SC제일銀…‘대응 미숙’...영업점포 폐쇄 위기…“고객은 안보이나”
장우진
mavise17@hotmail.com | 2011-07-04 11:36:42
SC제일은행 노조는 지난달 27일부터 무기한 총 파업에 돌입했다.
이번 총 파업은 지난 2004년 한미은행 총파업 이후 7년만이다.
사측은 지난달 24일 성과급 도입 TFT 구성, 직원의 고용안정 보장 등을 담은 최종협상안을 노조에 제시했으나 노조 측은 사측이 협상안을 공식적으로 노조에 전달하기 전에 모든 사원과 언론에 보내는 등 절차상 문제를 지적하며 협상을 거부, 총 파업에 돌입했다.
노조 측은 현재 충분한 자금을 확보한 상태로 현재 속초에서 농성 중에 있다. 사측은 나름대로의 파격적 제안을 했으나 ‘성과임금제’ 등 굵직한 사안에 대해서는 역시 강경한 입장을 보여 어느 한 쪽의 양보 없이는 파업이 장기화 될 전망이다.
한편 이번 SC제일은행 사태는 올 상반기 국민은행 사태를 떠올리게 한다. 국민은행 역시 ‘성과’와 ‘고용안정’이라는 두 가지 부분에서 수 차례 노사간 마찰이 있었다. 그러나 양 측은 지나친 선을 넘지 않고 원활하게 마무리 됐으며, 이에 따른 성과가 어느 정도 나타나고 있다.
SC제일은행은 분명 국민은행 사태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으면서도 미온적 태도로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됐다.
◇사측 “할 만큼 했다” vs 노조 “성과연봉제 수용 못해”
노조가 무기한 파업에 나선 것은 사측이 은행권 최초로 호봉제를 폐지하고 성과연봉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하여 도입 추진에 반대해 지난달 30일 경고성 파업을 벌였으나 별다른 성과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사측은 노조의 완강한 입장에 파급적 협상카드를 꺼내들었다.
공정한 성과급제도 도입을 위한 TF팀 구성을 비롯해 고용안정을 약속한다는 것이다.
구조조정을 실시하지 않고 직원의 고용안정을 보장하며, 평가모니터위원회 운용과 평가제도에 대한 이의신청 실행 확대 등을 통한 성과평가의 공정성 추구, 합리적인 성과향상프로그램 운영 등을 포함된다. 또 학자금은 연간 한도 없이 실비로 지원하기로 했다.
그러나 노조는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사측이 아무리 좋은 협상카드를 내놓아도 결국 성과연봉제 도입과 이에 일환인 후선역 제도의 전 직원 확대, 특별퇴직금 폐지 등은 사측도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은행권 최초로 호봉제를 폐지하고 성과연봉제를 도입한다는 것은 그 취지를 떠나서 한국사회에서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여론이다. 또한 성과연봉제의 일환인 후선역 제도의 전 직원 확대 역시 노조 측에서는 쉽게 수용할 수 없는 부분이다.
후선역 제도란 지점장 대상으로 매년 하위 10% 정도에 해당되면 후선역으로 이동시키고 개인목표를 부여한 뒤 미달될 경우 급여를 18% 삭감하는 제도로 2005년 노조합의 사항이다. 이 과정에 있어 현재 지점장에게만 국한된 부분을 전 직원으로 확대한다는 것은 노조는 업무과중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SC제일은행 측은 “구조조정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은 명확하다”며 “특별퇴직금의 경우 타 은행은 모두 사라졌고 우리는 이제야 시행하는 것이다”라며 해명했다.
또한 “노조가 말하는 임금의 45%삭감 문제는 잘못 보도된 것이 많다”며 “임금이 45% 삭감되려면 4년 연속 최하등급인 5등급에 해당되야 하는데 그 동안 통계로 비추어 보았을 때 총 직원 약 6500명 중 10명 내외로 극히 적은 직원에 대해서만 삭감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국민은행 보고 배워라”
이번 SC제일은행 총 파업 사태를 보면 올 상반기 ‘국민은행 사태’가 떠오른다.
국민은행은 올 초 ‘성과향상추진본부’, ‘임금피크제 폐지’ 등으로 인해 노조의 거센 반발이 있었다.
‘성과향상추진본부’는 실적이 나쁜 직원들을 ‘성과향상추진본부’(이하 성과부)로 발령하고 일정 수준이상의 성과를 올려야만 복귀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노조 측은 희망퇴직에 협의하는 대신 ‘성과부’ 개설을 안한다고 합의했다고 밝혔으나 이후 사측은 ‘성과부’ 개설을 강행했고 이에 노조는 중단을 요구하며 반발에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 이 제도는 어느 정도 실효성을 거두고 있으며 은행을 경영하는데 있어 노사간 큰 마찰은 없는 상황이다.
임금피크제란 ‘일정 연령이 되면 임금을 삭감하는 대신 정년은 보장하는 제도’로 국민은행은 이에 가장 성공적 케이스로 꼽혔다. 그러나 이를 폐지하기로 결정하자 노조는 가만있지 않았다.
국민은행 노조는 ‘성과’라는 부분과 ‘고용안정’이라는 부분에 반발하여 집회를 갖는 등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이번 SC제일은행 사태도 성과연봉제와 후선역제도, 특별퇴직금 등 ‘성과’와 ‘고용안정’이라는 점이 근본적으로 비슷하다.
그러나 여기서 다른 점을 볼 수 있다.
국민은행 노조도 수 차례 집회를 갖고 KB금융지주 어윤대 회장과 직접 대면 등을 요구하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으나 고객편의에는 큰 지장을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한 수 차례 집회에도 이번 SC제일은행 사태처럼 상대적으로 크게 이슈화되지 않았으며, 기본적인 틀 안에서 해결됐음을 볼 수 있다. 실제 지난 3월 국민은행 노조위원장과 통화에서 “사측이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경우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모습을 보이겠다”라고 말했으나 이후 노사는 상호간 협의를 통해 더 이상 큰 소리 나지 않는 상황으로 이끌었다.
이에 SC제일은행 측은 “이번 총 파업은 국민은행 사태와는 분명히 다르다”며 “사측이 추진하는 제도는 전 직원을 대상으로 (국민은행)보다 포괄적인 부분으로 ‘성과임금제’ 등을 추진하지 않는다면 이번 사태 자체의 의의가 없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SC제일은행은 결국 지난 한미은행(현 시티은행) 사태 이후 7년 만의 총 파업 상황에 이르렀다. 노조 측은 사측의 제시한 나름대로의 ‘파격적 제안’에도 속초까지 내려가며 총 파업 강경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노조 측은 “성과급 연봉제 도입은 조합원들을 방카슈랑스 상품판매 경쟁으로 내몰게 될 것”이라며 성과급, 후선역제도 등에 대해 강력한 반대의지를 고수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총 파업이 노조 측의 무리한 행동이라는 지적이 있지만 SC제일은행은 그 책임을 회피할 수는 없는 입장이다. 분명 상반기 국민은행 사태를 보고 이번 시행과 관련해 노조의 반발이 있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 인지했을 것이다. 그러나 미온적 태도를 보이다 나름 제시한 파격적 제안은 ‘히든카드’로써 그 역할을 하지 못하고, 결국 7년 만의 총 파업이라는 최악의 사태를 맞이했다.
◇힘싸움 그만하고 “고객 생각해야”
최근 금감원은 이번 파업이 장기화 될 경우 일부 영업점포 폐쇄도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이번 총 파업으로 인해 SC제일은행 전체 점포 중 30% 정도가 정상적인 업무에 차질을 빚고 있으며 이에 파업이 장기화 될 경우 일부점포 폐쇄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파업이 장기화 될 것을 대비해 노조 측은 기존 적립금 32억에 조합원들이 모은 13억원 까지 투쟁을 위한 충분한 실탄을 확보한 상태다.
반면 사측도 “우리나라 금융계가 보수적이어서 성과급 연봉제 도입이 늦었을 뿐, 다른 업종에서는이미 도입해 정착된 상황”이라며 “대승적인 차원에서 노조에 파격적인 수정안까지 제시했는데 노조가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다.
이번 총 파업은 어느 한 쪽의 양보 없이는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총 파업이 장기화 될수록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고객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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