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명! ‘청담동 며느리’ 사로잡아라

SSG 푸드마켓 ‘고급화’ 강조…"백화점 옮겨놓은 듯"

유상석

listen_well@sateconomy.co.kr | 2012-08-17 11:12:16


“명품백을 손에 든 ‘청담동 며느리’들을 위한 식품관.”


개업한 지 한 달 반이 지난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SSG 푸드마켓’ 청담점의 모습이다. 서울 청담동이라는 지역 특성을 반영해 고급 식재료와 우리나라에서는 쉽게 찾기 힘든 수입 식재료들을 두루 갖췄다.


매장도 분위기도 세련되게 꾸미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1층에는 신세계백화점의 명품 패션매장인 ‘분더샵’을 옮겨놓은 듯한 ‘마이분(My Boon)’도 입점 시켜 기존의 식품매장과의 차별화를 꾀한 모습이었다.


‘SSG 푸드마켓’ 오픈은 기존 대형마트와 다른 ‘고급형 슈퍼마켓’을 선보임으로써 새로운 소비층을 이끌어내겠다는 신세계그룹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그동안 최고급 슈퍼마켓인 스타슈퍼, 프리미엄식자재전문점 딘앤델루카 등을 국내 오픈하며 백화점 식품의 고급화 전략에 관심을 쌓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의 생각대로 SSG 푸드마켓을 찾은 고객들은 전형적인 ‘청담동 며느리’의 모습 그대로였다. 매장을 찾은 여성고객들의 손에는 루이비통, 샤넬, 구찌 등의 명품 가방이 손에 들려져 있었다. 연령대로는 젊은 부부들이 많았고, 2~3명의 여성이 무리를 찾은 이들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매장을 방문한 고객들은 국내에서 좀처럼 구하기 어려운 식품과 식재료가 많다는 사실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쇼핑객 신지은(31ㆍ대치동) 씨는 한 수입산 홍차를 가리키며 “영국 유학시절에 먹던 홍차인데 어디에도 없더니 여기서 찾았다”며 기뻐했다. 친구의 소개로 매장을 찾았다는 그녀는 “과거 유학시절에 먹던 음식들의 재료가 꽤 있는 것 같다”며 반가워했다.


그녀의 말처럼 SSG 식품관에는 곳곳에서 다양한 수입 식재료들을 찾아볼 수 있었다. SSG 푸드마켓에서만 볼 수 있는 호주산 와규, 스톤월키친, 마메후쿠(일본식 콩과자) 등에 고객들의 시선이 집중됐다.


국산제품은 대부분 유기농 식재료 및 이를 이용해서 만든 식품을 중심으로 판매되고 있었다. ‘토종’, ‘유기농’, ‘새벽직송’ 등을 강조한 콘셉트는 ‘청담동 며느리’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농산물 코너에서는 ‘안○○의 명품 태안 사과’, ‘장××의 유기농 오이맛 고추’, ‘주△△의 가을보석 쌀’ 등의 간판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천연ㆍ자연ㆍ전통 등의 문구를 넣어 프리미엄을 강조해 높은 가격을 책정한 전형적인 ‘부자 마케팅’인 셈이다.


SSG 푸드마켓 측은 “이 곳에서 진열, 판매되는 달걀은 강원도 화천의 깨끗한 자연에서 뛰놀던 토종닭이 새벽에 갓 낳은 ‘재래토종방사유정란’이고, 돼지고기 역시 방목시스템에서 키운 ‘친환경농장 돼지’”라며 “전국 방방곡곡에서 좋은 농산품을 찾아내 소비자에게 고품질의 싱싱한 제품을 선보이는 '프리미엄 마켓'을 지향한다”고 강조했다.


토종을 앞세우는 신선식품 외에 다양한 소스나 과자 등은 수입품이 대부분이다. 섬유유연제, 유기농 샴푸 등도 수입제품들로 일반 대형마트보다 대부분 비싸다. 국내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고급 와인과 치즈도 가격대별로 다양하게 진열돼 있었다.


일반마트에서는 쉽게 찾을 수 있는 제품은 눈에 잘 띄지 않았다. 이 때문에 가격은 일반 슈퍼나 대형마트와 비교하면 더 비싼 편. 비싸지만 경쟁력있고, 차별화된 상품들을 구성해 청담동 상권을 공략한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전반적인 매장 분위기에서도 차별화를 꾀했다. 식품관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어두운 듯 했지만 이 덕분에 오히려 세련된 느낌이 강하게 났다.


청담동 부유층을 공략했던 만큼 1층에 여느 식품관과는 다른 다양한 상품들도 만날 수 있었다. 매장 1층의 편집샵(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해외 디자이너들의 브랜드를 소량으로 직수입하는 매장) ‘마이분(My Boon)’에는 스텔라 매카트니, 쟈뎅 드 슈에뜨, 빈스 등 디자이너 제품들이 즐비했다. 인근에 자리잡은 와인샵에선 예약을 해야 만나볼 수 있는 1900만원대 DRC 로마네 꽁디 2007년산, 1200만원대 DRC 몽라세 2003년산 등 고급 와인들이 준비돼 있었다.


차별화된 상품구성과 마케팅 콘셉트와는 달리 부족한 점도 간혹 눈에 띄었다. 오픈 초기인 탓인지 상품 재고가 부족한 경우도 발견됐고, 지나치게 높은 매대 탓에 불편을 호소하는 고객도 있었다.


수입 그릇을 구매한 김진숙(39) 씨는 “진열, 전시 된 제품 외에 추가로 준비된 물량이 없어서 조금 의외였다”며 “아직 개장한지 얼마 안됐고, 고가의 물품이라 수입하는 수량이 적다 보니 그런 게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선반 높이에도 불편함을 표하는 고객들이 많았다. 매장을 방문한 윤지희(41)씨는 “상품에 손이 닿지 않아 꺼내 볼 수가 없다”며 “매장을 찾는 고객은 아무래도 남성보다는 여성이 많은데, 한국 여성 평균 키를 고려하지 않고 매장을 구성한 것 같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SSG푸드마켓 관계자는 “제품의 종류가 많이 구비돼 선택의 폭이 넓어 고객들이 많이 좋아하는 것 같다”며 “부자들만을 위한 비싼 고급 슈퍼를 오픈한다는 이유로 말이 많았는데 아직 가격이 비싸다고 제기한 소비자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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