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규제개혁' 우려 속에, 정부 주도 규제개혁은 박차

새누리당, '규제개혁위원회' 신설하며 보조

박진호

contract75@naver.com | 2014-03-21 09:34:41

[토요경제=박진호 기자] 박 대통령이 규제개혁을 통해 경제 활성화에 나서겠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천명했다는 것은 결과적으로 기업 주도의 성장 전략을 선택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 때문에 야당 측에서는 이러한 박 대통령의 규제개혁에 대해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이날 한 방송에 출연, 새정치민주연합의 정강·정책연설에 나서 박 대통령의 규제개혁에 대해 일부 동의의 뜻을 나타내면서도 전체적인 틀에서의 우려와 방향 전환의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 대표는 “손톱 밑 가시는 뽑아야 하지만 교차로의 신호등까지 없애서는 안 된다”고 지적하며, 현재 우리나라의 현실은 양육강식, 적자생존, 불평등이 판치고 있는 정글과 같다고 말했다.
“부자로 태어난 사람은 부자로 살고, 처음부터 가난하게 태어난 사람들은 가난하게 살 수밖에 없는 것이 현재 대한민국의 모습”이라고 말한 김 대표는 “계층 이동의 사다리가 작동되지 않은지 너무 오래됐다”고 우려를 나타내며 규제개혁보다 중요한 것이 ‘경제 민주화’와 ‘복지’라며, 사실 상 박 대통령이 차선책으로 미루어 놓은 카드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김 대표는 박 대통령이 2017년까지 잠재성장률 4%, 고용률 70%,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를 달성하겠다고 내놓은 ‘474비전’에 대해 “반토막으로 끝난 이명박 정부의 747공약을 떠올리게 된다”고 비판하며, “양극화와 불평등을 극복하는 ‘희망의 사다리’를 국민 앞에 놓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국회 브리핑을 통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박근혜 마케팅’을 통해 여당 후보 지지율을 올려보겠다는 심산”이라며 이날 회의와 토론을 평가절하하며, “규제개혁이라고 쓰고 헌법 무시라고 읽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특히 박 대통령이 의원입법 규제 심의를 언급한 부분에 대해서는 “정부가 국회 활동에 개입해 국회의 입법권을 제약하겠다는 초헌법적인 발상”이라고 지적한 뒤, “아무리 의정활동 중에 법안 발의를 안 하셨더라도 국회의 입법권을 이렇게 무시한다는 것은 대한민국 국회의원으로서 부끄럽고 민망하기 짝이 없다”라며 박 대통령을 직접 지목해 비난에 나섰다.
천호선 정의당 대표 역시 박 대통령이 주재한 ‘제1차 규제개혁 장관회의 겸 민관 합동 규제개혁 점검회의’와 ‘끝장토론’에 대해 “경제민주화의 최종포기선언”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천 대표는 “규제는 승자독식, 불공정, 도시집중, 환경파괴, 위험 등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다. 대형마트로부터 골목상권을 지키는데도 규제가 필요하다”며 모든 규제가 만들어 진 데는 저 마다의 이유가 있음을 강조하고 나섰다.
천 대표는 “때 지난 규제, 과도한 규제, 관료특권을 위한 규제, 형식적 규제는 폐지되어야 한다”고 동의하면서도 “박 대통령이 어떤 규제를 폐지하겠다는 기준은 제시하지 않고 규제 전체를 ‘원수’라고 몰아붙이는 것은 국정 최고책임자로서 매우 부적절하고 무책임한 언행”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천 대표는 박 대통령의 이러한 규제개혁 발언은 사실상 경제 민주화를 포기하겠다는 선언으로 들린다며 우려의 뜻을 나타내기도 했다.
또한 박 대통령이 OECD 현황을 거론한 것과 관련하여, “2013년 OECD 발표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기업환경은 세계 189개 나라 중에 7위”라고 강조하며 오히려 “OECD가 같은 날 발표한 행복지수 및 삶의 질 지수가 36개국 중 27위에 불과한 문제에 더 신경을 써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새누리당․정부, 적극 동참 나서
그러나 새누리당은 “총리가 주재하던 회의를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며 규제개혁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밝혔다”고 의미를 부여하며, 박 대통령이 강조한 사항에 발맞추어 당 내에 ‘규제개혁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새누리당은 이한구 의원을 규제개혁위원회의 위원장으로 임명하고, 위원회 안에 ▲규제개혁분과(위원장 김광림) ▲공기업개혁분과(위원장 이현재) ▲공적연금개혁분과(위원장 안종범) 등 3개의 분과 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박 대통령이 강력한 규제개혁 의지를 공식적으로 재천명함과 동시에 정부는 규제시스템 개혁방안을 내놓았다. 정부는 현행 규제 1만 5269건을 임기 말까지 최소 20% 이상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먼저 경제규제 1만 1000건을 중심으로 올해 10%의 감축 목표를 설정하고 오는 6월까지 부처별로 ‘규제정비계획’을 세우도록 할 예정이다.

이에 따르면 각 부처는 감축 목표율과 규제 폐지 혹은 개선안 등을 담아 보고해야 하며, 내년부터는 자율 감축목표를 제시해야 한다. 자율 감축이지만, 공무원 평가 제로를 뜯어 고칠 만큼 성과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대통령이 내비쳤기에 각 부처별로 상당한 진통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국무조정실은 각 부처의 규제정비 추진 실적을 종합 평가하여 매년 연말, 그 결과를 공개할 계획이다. 다만, 보건의료, 관광, 교육, 금융, 소프트웨어 등 5대 핵심 서비스 분야에 대해서는 주요 덩어리 규제를 폐지한 성과가 뚜렷할 경우에는 전체 숫자와는 관계없이 목표량을 달성한 것으로 평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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