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위기 넘긴 새누리당 주역들 … 당권 놓고 불꽃 경쟁

김무성 VS 서청원 2强 속 ‘친박’과 ‘비박’의 주도권 싸움

박진호

ck17@sateconomy.co.kr | 2014-06-13 16:28:10

▲ 새누리당 당권의 유력주자로 꼽히는 서청원 의원(좌)과 김무성 의원
[토요경제=박진호 기자] ‘여야 모두 승리하지 못했다’는 결론을 안긴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그나마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은 것은 의외로 박근혜 대통령이었다.

‘세월호 참사’로 맞이한 위기를 ‘비교적 선방’으로 잘 넘긴 것은 박 대통령이나 새누리당이나 마찬가지다. 정부의 실정(失政)으로 인해 위기에 몰렸던 ‘텃밭’ 대구와 부산이 여전히 새누리당의 수중에 남았고, ‘수도권 전패’의 위기에서도 오히려 인천에 여당 깃발을 꽂는 쾌거까지 이뤘다.


사실 지방선거의 결과는 7월 진행되는 새누리당의 새로운 당 대표 선출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컸기에, 박 대통령으로서는 고민이 많았다. 만약 새누리당이 선거에서 우려대로 참패를 면하지 못했다면 그에 대한 ‘대통령 책임론’을 피할 수 없었을 것이고 당 내에서도 친박계의 몰락이 도미노 현상으로 일어났을 가능성이 크다.
초기 박근혜 정부 국정 운영에 대한 평가라는 의미를 함께 지니고 있었던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직후 열리는 전당대회인 만큼 어떤 인물이 당 대표에 선출되느냐에 따라 이후 당정 간의 분위기와 역학관계에 의해 정국의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지방선거 패배로 인해 당 내 친박계 몰락과 더불어 당정 간의 갈등, 그리고 대통령의 고립 등으로 인한 조기 레임덕까지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여야 누구도 웃지 못한 이번 지방선거에서 유일하게 박 대통령만은 웃을 수 있었다. 취임 18개월 만에 이빨 빠진 호랑이가 될 뻔 했던 위기는 넘긴 것이다.
새누리당, 제3차 전당대회 확정
한편 새누리당은 예정대로 전당대회를 개최하기로 하며 ‘세월호 참사’ 애도 분위기를 감안하여, 체육관 합동 유세 등은 진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수한 상임고문을 위원장으로 하는 새누리당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새누리당 당사 6층 회의실에서 ‘제3차 7·14 전당대회’ 관련 1차 회의를 개최하고, 당 대표 선출과 관련한 일반적인 사항을 마무리했다.
우선 책임·일반당원 선거인과 청년선거인의 투표는 13일에 진행되며, 14일에는 전당대회 대의원 투표가 치러진다. 후보자 등록은 다음달 3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비(非)당원과 선거관리 위원, 후보자가 아닌 국회의원, 사무처 당직자, 당협 위원장은 선거 운동에 나설 수 없으며, 당원명부 폐쇄일은 오는 14일 오전 0시로 확정됐다.
또한 선관위는 산하에 선거인단 소위원회와 투·개표 및 선거관리 소위원회, 클린선거 소위원회를 두기로 했다. 선거인단 소위원회는 권성동 의원을 소위원장으로 김세연·권은희·이종훈·전희재 의원이 활동하고 투·개표 및 선거관리 소위는 김재경 의원을 소위원장으로 이명수·신동우·문정림·이자스민 의원이 활동한다. 클린선거 소위는 홍일표 의원을 소위원장으로 하며 경대수 의원과 추후 선정할 법률지원단 위원 3인이 활동하기로 했다.
‘진짜 대표’ 절실한 새누리당
당 대표 선출과 관련한 가이드라인이 마련됨에 따라 당권에 본격적으로 도전할 주자들의 면면에 본격적인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근혜 정부는 현재, 출범 후 가장 큰 시련에 직면해 있다.
지난 해 취임한 후 박 대통령이 유지한 중심 기조는 ‘원칙’과 ‘소신’이었다. 추진하고자 하는 사항에 대해서는 진행이 우선이었고 타협보다는 강행이 먼저였다. 주관을 앞세운 원칙 속에 ‘무관용’을 내세웠고 이는 후보 시절부터 우려됐던 ‘불통’ 논란을 불러왔다.
대북 문제와 해외 순방 외교를 통해 많은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국내 갈등 문제에 있어서는 사실상 낙제점을 면하기 어려웠다. 그리고 ‘인사 참사’로 시작하여 연이은 공약파기 논란까지 이어진 정부에 대한 국민 불만은 ‘세월호 참사’로 인해 폭발했다.
여전히 현재의 시국은 ‘세월호 참사’의 연장선상에 있다. ‘세월호 참사’로 인해 ‘무능한 정부’에 대한 지탄이 이어지며 제 역할을 하지 못한 허수아비 관료들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는 정부 뿐 아니라 여당인 새누리당도 마찬가지였다. 따라서 이러한 국민적 불만을 아우름과 동시에 집권 2년에서 3년차로 향해가는 박근혜 정부의 주요 정책을 지원하며 성공적인 국정 아젠다를 도모할 수 있는 추진력 있는 리더를 추대하는 것이 새누리당의 당면과제다.
김무성, “혁신으로 미래 개척”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은 김무성 의원이다.
현역 5선의 김 의원은 지난 8일 가장 먼저 당 대표에 도전하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이날 오후, 새누리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연 김 의원은 “역사가 요구하는 소명을 다하고자 새누리당 당 대표에 출마한다”고 공식적인 출사표를 던졌다. 김 의원은 이 자리에서 “낡은 과거와 과감히 결별하여 국가 개조를 넘어 국가 재탄생의 각오로 미래를 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한민국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낡은 구악을 척결하지 못한다면 정당의 목적인 정권 재창출은 불가능 할 것”이라고 말한 김 의원은 새누리당이 ▲과거의 굴레에서 벗어나 미래로 나아가야 하며, ▲닫히지 않고 열린 정당이어야 하고, ▲기득권을 철저히 버리는 정당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자신부터 혁신하겠다며, 새누리당 스스로도 혁신 없이는 정권 재창출이 불가능 다고 지적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새누리당이 국민의 동정심에 호소하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한 김 의원은 이에 대해 “참으로 부끄러운 모습”이라고 규정하며, 새누리당을 혁신하여 역사를 만드는 국민의 마음속으로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모든 구태를 과감하게 청산하고,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 과거와의 전쟁을 선포한다고 선언했다.
이를 위해 김 의원은 ▲전당대회부터 미래형으로 혁신 ▲새누리당의 미래형 정당으로의 변화 ▲활력 있는 정당으로의 거듭남 ▲생산적인 미래정치로의 변화를 내걸고, 박근혜 정부의 정책을 보좌해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청원, “박근혜 정부 성공을 위한 정치 대개조”
이미 강력한 차기 당권주자로 꼽혀왔던 친박계의 거두 서청원 의원도 출마를 선언했다. 7선 의 서청원 의원은 지난 10일, 헌정기념관에서 ‘새누리당 변화와 혁신의 길’이라는 주제의 토론회를 통해 당이 정치를 이끌어가는 관계로 현재의 정치 체계가 재정립되야 한다며 당권 도전의 뜻을 나타냈다.
서 의원은 6·4 지방선거에서 국민이 여야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주지 않은 것은 “함께 협력하여 성공적인 국가개조를 이루라는 경고”였다고 말하며, 대한민국 정치권은 국민에게 민심을 받들어 과거와 전혀 다른 정치, 새로운 대한민국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의원은 지난 선거 기간 동안 새누리당이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해 다시 한 번 신뢰를 보내달라고 국민에게 호소했음을 되새기며, ‘박근혜 정부의 성공’은 당리당략의 문제가 아니라 역사적 소명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이러한 성공을 위해서는 새누리당이 먼저 뼈를 깎는 자기혁신을 통해 국가 대개조를 뒷받침하는 정치 대개조에 즉각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서 의원은 새누리당이 이익정당이 아닌 가치정당으로 혁신해야 하며, 당정간의 수평적 긴장관계와 여야의 생산적 경쟁관계가 회복 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젊은층과 노장층의 의견과 지혜를 모두 모을 수 있는 온·오프라인 네트워크 형성으로 현장정치를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이고, 미래를 위한 인재 육성과 당 화합을 위한 새로운 리더십의 구축을 피력했다.
비주류 친박과 주류 친박
김 의원과 서 의원은 선거 이전부터 차기 당권주자로 하마평에 올랐던 인물들이며 현재도 가장 유력 주자들로 꼽힌다. 여론 조사에서는 김 의원이 다소 우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지난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사뭇 대조되는 입장에 서 있었다.
‘박 대통령의 복심’으로 통하는 서 의원은 과거 친박연대 대표 출신으로 친박계의 좌장이라 할 수 있는 인물이다. 김 의원 역시 지난 대선에서 선거대책위원회 총괄본부장을 맡아 ‘백의종군’을 자처하며 선거 승리의 일등 공신이었던 인물이다. 이들은 모두 박 대통령 취임 후 재보선을 통해 중앙 정계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그러나 이후의 행보가 달랐다.
4·24 재보선을 통해 여의도로 복귀한 김 의원은 빠르게 당의 실세로 올라섰다. 중앙 무대에 입성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차기 대권주자로 물망에 오를 만큼 세력화 행보에도 속도를 냈다. 이러한 김 의원의 행보를 박 대통령은 곱게 보지는 않았다. ‘선거 공신’이었던 김 의원의 행보는 오히려 이후 박심(朴心)에 의해 제동이 걸렸고, 10·30 보선에서 서 의원이 끝내 정계에 복귀하자 김 의원의 위치는 완벽하게 ‘비주류’로 구분됐다.
이재오 의원처럼 완벽하게 ‘새누리당 내 야당’의 역할을 선언하지는 않았지만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서도 정부의 대처를 꼬집는 등, 각종 정부의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으며, 박 대통령의 추진 사항에 대해서도 전폭적인 지지의 입장을 취하지는 않았다.
반면, 서 의원은 과거 한나라당 차떼기 정치자금 사건과 친박연대 공천헌금 사건으로 유죄판결을 받았던 만큼 정계 복귀 자체에 대해서 내부적으로도 회의적인 시선이 많았던 인물이다. 그러나 당내 혁신파와 소장파의 끈질긴 반대에도 불구하고 끝내 복귀에 성공했다. 이유는 오직 친박의 구심점 역할을 위한 ‘대통령의 기사’ 혹은 ‘올드보이의 귀환’이었다. 따라서 서청원 의원과 김무성 의원의 당권 경쟁을 ‘친박’과 ‘비박’의 대결로 구분하는 분석도 많았다.
하지만 지방선거 후 출사표를 던지는 자리에서 김 의원은 이에 대해 불만을 나타냈다. 친박의 울타리를 만든 사람이 바로 자신이라고 강조하며 자신을 ‘비박계’라고 분류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한 것이다.
이는 지방선거 결과, 박 대통령의 영향력이 여전히 당내에서 충분히 힘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에 나온 발언으로 해석할 수 있다. 박 대통령은 이번 선거에서 사실 상 자신의 입김으로 광역 단체장에 전략 공천한 유정복(인천시장) 후보와 서병수(부산시장) 후보를 모두 당선시켰다. 과정이 어찌되었든 결과적으로 박 대통령은 또 다시 선거를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만약 이번 선거에서 새누리당이 우려했던 결과가 현실로 나타났다면 당권에 도전하는 김 의원의 출마선언문은 다소 달라졌을 것이라는 분석도 가능하다. 김 의원은 당 대표 출마 선언을 통해서도 박근혜 대통령의 정책을 보좌하겠다는 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러나 같은 취지의 발언을 한 서청원 의원의 출사표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우리나라가 현재의 복합적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박근혜 정부가 성공하는 것이 급선무라며 ‘정부에 대한 무조건적인 협조’를 우선하는 서 의원과 달리 김 의원은 이번 선거를 앞두고 새누리당이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했음을 우회적으로 지적하기도 했다.
‘살아있는 권력’의 영향력을 감안하여 자신의 색깔이 ‘친박’이라고 못 박았지만 발언의 색채는 확실하게 ‘친박’을 향하지 못했다. 굳이 나누자면 ‘비주류 친박’과 ‘주류 친박’으로 김무성 의원과 서청원 의원의 입장을 구분할 수 있다.
▲ 이번 전당대회에 출사표를 던진 김영우 의원, 김태호 의원, 이인제 의원, 김상민 의원(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젊은 비박계, “쇄신 위해 김무성-서청원은 안돼!”
그러자 여기에 김영우 의원이 치고 나왔다. 당내 쇄신파로 구분되는 김영우 의원은 노선이 확실한 ‘비박계’ 인사다. 김영우 의원은 김무성 의원에 이어 두 번째로 당권 도전의 뜻을 공식화 하며 유력 당권 주자인 서청원 의원과 김무성 의원에게 전당대회 불출마를 요구했다.
이들이 당권에 도전할 경우 당권 경쟁이 친박계와 비박계 간의 계파갈등으로 비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경남도지사 출신의 2선 김태호 의원도 당권에 도전하며 김영우 의원과 마찬가지로 서청원 의원과 김무성 의원을 저격했다. 김무성 의원의 입장표명과 달리 그를 ‘비박계’로 못 박은 김태호 의원은 “친박 맏형과 비박 좌장이 고질적인 계파 정치와 구태 정치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입과 귀를 닫고, 눈만 위를 바라보는 해바라기 정당”이라며 현재의 새누리당을 비판하고 “청와대 출장소로 비치는 정당은 공당이 될 수 없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밖에도 6선의 노장 이인제 의원이 당 대표 도전을 선언했고, 청년 비례대표로 원내에 진입한 김상민 의원도 ‘청년 당원 3만 명 확보’를 외치며 당권 도전에 뛰어들었고, 여전히 호시탐탐 당권에 대한 의욕을 보이는 인사들이 거명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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