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창극, “식민지배 하나님 뜻” …국민 뜻은 몰라!

네티즌, “이완용이 환생한 느낌이다.”

김형규

fight@sateconomy.co.kr | 2014-06-13 15:46:50

[토요경제=김형규 기자]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는 지난 10일 “박근혜 대통령과 안전한 대한민국, 행복한 대한민국, 나라의 기본을 다시 만드는 일을 위해 한 몸을 바치겠다”고 포부를 밝혔지만, 과거 적절치 못한 발언으로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는 과거 한 교회 특강에서 일제의 식민 지배와 남북 분단이 ‘하나님의 뜻’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1일 KBS가 입수한 동영상에 따르면 문 후보자는 한 특강에서 “‘하나님은 왜 이 나라를 일본의 식민지로 만들었습니까’라고 우리가 항의할 수 있겠지만 하나님의 뜻이 있는 것이다. ‘너희들은 이조 5백년 허송세월로 보낸 민족이다. 너희들은 시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文, “일본식민지배·남북분단 모두 하나님 뜻”
또 “조선 민족의 상징은 게으른 것이다. 게으르고 자립심이 부족하고 남한테 신세지는 거 이게 우리 민족의 DNA로 남아 있었던 것이다”라고도 했다.


다른 강연에서는 일본이 이웃인 것이 지정학적 축복이라고 표현하기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 후보자는 “일본으로부터 기술을 받아와서 경제 개발을 할 수 있었다. 축복의 지정학으로 하나님께서 만들어 주신 것”이라고 말했다.


문 후보자는 남북분단도 하나님의 뜻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하나님이) 남북분단을 만들어 주셨다. 그 당시 우리 체질로 봤을 때 한국한테 온전한 독립을 주셨으면 우리는 공산화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강연에서는 “제주도 4.3 폭동사태라는 게 있어서 공산주의자들이 거기서 반란을 일으켰다”며 국가 기념일로 지정된 제주 4·3사건을 ‘폭동’으로 규정하기도 했다.


문 후보자의 과거 발언이 회자되자 국무총리 인선은 안개정국으로 빠져들었다.


야권, “즉각 총리지명 철회하라”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는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대표 연설에서 “청와대가 국정경험이 전무한 극단적으로 편향적인 언론인을 총리 내정자로 지명했다”며 “이 내정자가 대한민국의 국무총리 내정자인지 일제 조선총독부의 관헌인지 알 수 없는 말을 하는 장면이 방송을 통해 그대로 보도됐다”고 전했다. 또 그는 “청와대 인사시스템의 붕괴는 아직도 멈추지 않았음을 확인시켜주고 있다”며 “대통령이 국가를 반쪽 지지자만 가지고 운영하겠다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청와대 인사위원장인 김기춘 비서실장을 향해서도 책임론을 거론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새정치연합 금태섭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대한민국 총리 후보자로서 있을 수 없는 반민족적 망언을 했다”며 “박근혜 대통령은 즉각 총리 지명을 철회하고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정의당 이정미 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이런 인식을 가진 자를 총리로 내세운 이 정부의 정신상태 또한 의심스럽다”며 “박근혜 대통령은 즉각 이 어처구니없고 분노스러운 인사지명을 철회하고 국민 앞에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이 대변인은 “문 후보자의 발언은 우리 민족을 근본적으로 욕되게 했을 뿐 아니라 친일, 반민족 인식을 극악하게 드러낸 것”이라며 “더구나 4·3과 같은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이루기 위한 뼈아픈 역사를 폄훼했고 전쟁과 분단의 상처를 입은 국민을 두 번 세 번 칼질했다”고 비난했다.


▲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이완구 원내대표와 윤상현 사무총장 등 당직자들이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교회 강연을 시청하고 있다.
새누리당내에서는 엇갈린 반응 보여
새누리당에서는 문 후보자에 대해 엇갈린 의견이 나오고 있다.

당내 수뇌부 입에서는 안대희 전 총리 후보가 낙마한 마당에 문 후보까지 청문회 전에 주저앉을 경우 총리직의 장기 공백이 불가피할 뿐 아니라 박근혜 정부의 국정 장악력 자체에 상당한 타격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여당 차원에서 저지선을 세워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아직 문 후보자 발언의 전문을 파악하지 못한 상황에서 언론 보도만 갖고 성급하게 결정을 내려서는 안된다”며 “본인의 소명을 모두 듣고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도 “새누리당은 집권 여당이고 국정에 무한한 책임이 있다”며 “한 나라의 총리를 결정하는 막중한 국사에 객관적 절차가 필요하고 신중히 입장을 정리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친박계 핵심이자 당권 도전을 선언한 서청원 의원은 “청문회에 가서 문 후보자가 해명할 것은 해명하고, 정치권이 공격할 것은 공격해야한다”며 “그래서 정말 문제가 된다면 그만둬야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의 6명 초선의원은 문 후보의 자진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며 공론화된 당내 반발 기류를 형성했다.


새누리당 김상민 의원 등 초선 의원 6명은 “문 후보자의 역사관은 본인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며 문 후보의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이는 당 지도부의 ‘일단 지켜보고 문 후보자의 해명을 직접 들어보자’는 입장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새누리당 정문헌 비상대책의원도 문 후보자의 발언 논란에 대해 “대한민국 사람의 말이 맞는지 의문이 든다”며 “국정 운영의 앞날이 걱정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전당대회 주자인 이인제 의원도 “실체가 더 확인되고 국민 여론이 형성되면 본인이든 청와대든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며 “국정이 장기공백 되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튼튼한 국가관을 지닌 분이 가서 일을 하는 게 맞다”고 밝혔다. 사실상 반대 입장의 완곡한 표현이었다.


한 비주류 중진 의원은 “여론의 추이를 봐야겠지만 문 후보자를 밀어붙이기 어려운 것 아니냐”면서 “여론의 흐름을 읽고 그렇게까지 하지는 않는 게 가장 좋지만, 만약 또 밀어붙인다면 오히려 더 크게 다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당내에서는 청와대의 인사 검증 문제를 지적하는 불만도 터져 나왔다.  


한 재선 의원은 “일은 청와대가 저지르고 당에서는 뒤처리만 하는 구조”라며 “청와대 인사검증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당내 비주류를 중심으로 드러내고 말은 못해도 “국민 여론이 돌아서면 강행은 힘들다”는 인식을 공유하는 상황이다.


靑, ‘문창극 딜레마’ 일단 밀어붙이기
이번 문 후보자의 과거 발언 파문으로 청와대의 기류에 눈길이 쏠린다. 청와대는 일단 ‘문창극 카드’를 계속 밀고 나간다는 분위기다.


청와대는 애초 예상됐던 개각이 다소 늦춰질 것인지에 관심이 쏠렸지만 청와대 참모진 개편을 지난 13일 전격 발표했다. 박 대통령이 문 후보자 카드를 여전히 유효하게 생각하고 있는 셈이다.


이날 청와대 관계자는 “총리 임명동의안은 16일 국회로 갈 것”이라며 “하지만 지금도 여론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만약 이번에 또 총리 후보자를 사퇴시킬 경우 박근혜 정부 출범 때부터 벌어진 총리 후보자 낙마사태를 비롯해 총 4명의 후보자 중 3명이 낙마하는 참극이 벌어진다. 과거에 ‘인사참사’로 비유되던 상황이 ‘인재재앙’으로까지 불릴 수도 있는 상태가 되는 것이다.


이럴 경우 세월호 참사 이후 확산된 정부의 국정운영 능력에 대한 비판은 걷잡을 수 없을 만큼 확산되고, 집권 2년차의 박근혜 정부는 쉽게 회복하기 힘든 타격을 입을 것이기 때문이다.


문 후보자가 박 대통령이 신임하고 있는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과도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을 고리로 연결돼있다는 점 역시 사퇴시 부담되는 요소이다.


세월호 국정조사에 대한 부담에도 불구하고 김 실장을 청와대 개편 속에서 유임시킨 상황에서 문 후보자를 포기할 경우 화살이 김 실장으로도 쏠려 더욱 궁지에 몰리는 모양새가 될 수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 박 대통령은 일단 문 후보자를 국회 인사청문회까지 살려보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현행 인사청문회법상 국회는 총리 임명동의안이 제출된 날로부터 20일 이내에 인사 청문 절차를 마쳐야 한다.


따라서 박근혜 대통령이 문 후보자를 새 총리로 임명하려면 여당인 새누리당 뿐만 아니라 , 새정치민주연합 등 야당 의원들의 협조 또한 필수적이다.


文, “과거 발언 정확히 기억 안나”
당정청 관계자가 문창극 후보자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문 후보자는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 후보자는 자신의 과거 발언이 문제가 된 것에 대해 “과거 발언이 정확하게 기억이 안 난다”며 “그것도 검토하고 다른 청문회 준비도 할 것이 많다”고 밝혔다. 또 자신의 발언에 대해 보도한 KBS 등 일부 언론사를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도 진행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문 후보자는 소송 방침에 대해 “인사청문회 준비단과 협의해 결정한 것”이라며 청와대와 관련 논의를 했는지 여부에 대해선 즉답을 피했다.


문 후보는 과거 발언에 대해서는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아 조만간 추가적인 해명 및 입장 발표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문 후보자의 과거 발언에 네티즌들은 “이완용이 환생한 느낌이다”, “초강력 울트라캡숑 핵폭탄급 적폐 등자!!”, “일제식민지가 하나님의 뜻? 그대는 개과천선해야 할 듯”, “문창극이 총리가 되지 못한다면 그것도 ‘하나님이 예정하신’일일 것이다”, “안대희보다 더 큰 놈이 나타났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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