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롯데, 유통업계 ‘앙숙’ 파이시티 대첩
강남 신흥상권 파이시티 승부 최종 승자는?
강수지
suji8771@sateconomy.co.kr | 2013-07-12 17:58:39
롯데, “출점 어려운데 점포 내는 것 의미”
[토요경제=강수지 기자] 유통업계에서 1위와 2위를 다투는 신세계(부회장 정용진)와 롯데(회장 신동빈)가 서울 양재동에 위치한 복합쇼핑센터 파이시티(구 화물터미널)에서 서로 소비자들을 사로잡기 위해 혈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와 신세계는 유통업계의 오랜 앙숙으로 끊임없이 경쟁관계를 유지해오고 있어, 이번 파이시티에서의 한판승부가 향후 업계 시장점유율 싸움에 중대 기로가 될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4일 STS개발 컨소시엄에 따르면 이들 기업은 양재동 파이시티 단독 입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STS개발 컨소시엄에는 신세계백화점과 롯데마트 외에 CJ그룹과 미래에셋 등이 참여했다. 대형마트 중 홈플러스는 컨소시엄에 참여했다가 마지막에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월 시작된 입찰 경쟁은 파이시티가 서울 강남과 경기도 분당·과천을 잇는 교통 요충지이기 때문에 많은 유통업체들의 격돌이 있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예상했다.
전날 마감된 공개 입찰에는 모두 다섯 곳이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하지만 이 가운데 STS개발만이 유효 입찰자로 인정됐다.
STS개발 컨소시엄의 한 관계자는 “시설 운영 계획이 안정적이며 입점업체 수준과 금융 안정성이 높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파이시티를 76만㎡(23만평) 규모의 업무·연구개발·판매·물류 복합시설로 개발해 서울 남부와 분당·과천권, 나아가 수도권을 아우르는 랜드마크로 만들 방침이다”고 밝혔다.
◇STS, “국내 최고 체류형 쇼핑몰 자리매김할 것”
중심 시설인 쇼핑몰에는 신세계와 롯데, CJ등 대형 유통업체들이 대거 참여한다.
신세계백화점과 롯데마트, CGV, CJ푸드빌 그리고 자라와 유니클로 등 제조·직매형 의류(SPA·패스트패션) 브랜드 등이 임차 계약을 완료했거나 입점을 확약했다.
특히 신세계와 롯데는 유통업계의 ‘앙숙’이라 불리는 대형 기업이라 눈길을 끌고 있다. 과거, 신세계는 롯데가 먼저 임차한 파주아울렛 부지를 통째로 사들여 아울렛을 만들은 바 있으며, 롯데는 신세계 인천점이 입점한 인천터미널 부지를 사들여 논란을 빚은 적이 있다. 그런데 이번엔 신세계가 백화점 사업권을, 롯데는 마트 사업권을 확보하면서 이례적으로 경쟁업체가 동거를 하게 된 것이다. 오는 2016년 말까지 파이시티에는 신세계의 백화점이, 롯데의 마트가 들어가게 된다.
이들이 같은 지붕 아래 사업을 펼친 것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08년에도 건대 스타시티에 롯데는 롯데백화점과 롯데시네마를, 신세계는 이마트를 오픈 한 바가 있으며 현재도 운영하고 있는 중이다.
당초 롯데는 백화점과 대형마트, 시네마 등을 파이시티에 함께 입주시킬 계획이었다. 하지만 사업성이 크지 않다는 판단 아래 대형마트만 들어가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시티에서 4㎞ 떨어진 곳에 롯데백화점 강남점이 있으며 잠실에 롯데월드타워(제2롯데월드)를 짓고 있는 부분도 고려됐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양측 모두 인수합병(M&A)과 신규 점포 투자 등으로 자금 사정이 계속 악화되고 있기 때문에 단독으로 투자하는 것은 부담스러웠을 것이다”고 분석했다.
현대백화점의 경우도 인수 후보로 거론됐었는데 오는 2015년 개장 예정인 판교점과 상권이 겹쳐 파이시티 인수를 포기한 바 있다.
파이시티시행사의 한 관계자는 “롯데와 신세계 둘 다 (입점) 계약이 돼 있는데 (계약)순서는 신세계가 먼저다”며 신세계를 언급했다.
앞서 신세계는 STS개발 컨소시엄이 파이시티를 검토하는 단계에서부터 본 입찰에 성공하면 백화점 운영을 맡기로 협약을 맺은 바 있다. 지난해 10월 강남점이 있는 센트럴시티 지분 60.02%를 인수한 데 이어 지난 4월에는 센트럴시티를 통해 서울 고속버스터미널 지분 38.74%를 인수했다. 빠르면 신세계는 다음해에 강남점 증축 공사를 시작할 계획이다. 또 파이시티 안에 강남점과 비슷한 11만㎡ 규모의 백화점을 지을 예정이다.
신세계백화점의 관계자는 “지난해 계약했던 사항으로 양재점을 운영하게 되면 백화점 상권에 대한 파이를 키울 수 있을 것 같아 진행했다. 롯데마트가 들어서는 것에 대해서는 건너편에 이마트 양재점이 운영되고 있어 투자할 필요가 없었다. 다른 마트가 들어와야 했기 때문에 그걸 고려하며 사업을 진행하지 않았다”며 “강남점에 이어 양재점까지 만들어 강남권을 잇는 쇼핑 벨트를 만들기 위해 입찰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롯데마트도 “강남권에 점포가 없어 임차계약을 결정한 것이다. 사업자가 아니라 세입자 개념으로 들어가는 것이다”며 “유통업 규제로 출점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대형 상권에 점포를 낼 수 있게 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STS개발 관계자는 “명품관과 아울렛, 전자기기 전시장, 식당, 인간문화재 작업장 등 다양한 시설을 마련해 국내 최고의 체류형 쇼핑몰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차량을 이용한 가족쇼핑객을 어떻게 흡수할 지가 가장 중요하다. 두 기업이 실질적인 협력관계를 잘 구축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며 “잠실과 판교 등의 개발로 양재 쪽 상권이 많이 줄었다. 때문에 STS컨소시엄의 개발 상황은 지켜봐야 할 것이다”고 조언했다.
◇파이시티, 포스코에 소송 휘말려
현재 파이시티는 부지 9만6107㎡에 3조4000억원을 투입한 개발사업으로 법정관리 중이다.
지난 9일 글로세이엔씨·㈜인평·에프아이디코리아 등 3개 컨소시엄은 “지난 8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제3파산부에 ‘기업 인수.합병(M&A) 내용과 절차상 하자에 의한 재입찰 요청 공문’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파이시티 매각 인수의향서(LOI)를 낸 3개 컨소시엄 중 인평은 인수제안서를 제출했고 나머지 두 곳은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들은 “시공도급계약을 맺었다가 해지된 포스코건설이 이번 입찰에서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된 STS개발을 도와 다른 참여자들의 입찰을 방해했다”며 “입찰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 등 소송도 검토 중이다”고 밝혔다.
반면 포스코건설은 “STS개발과 협업해왔다는 입찰 참여자들의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오히려 포스코건설은 “일방적으로 시공권 계약 무효 통보를 받았다”며 파이시티 상대로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지난 5월 파이시티를 상대로 공사도급계약 존재 확인 청구 소송을 냈다.
앞서 파이시티는 포스코건설과 지난해 3월 맺은 시공권 계약과 관련해 “부동산 경기침체로 시설 선매각이 무산돼 시공 계약을 무효로 하겠다”고 통보한 바 있다.
포스코건설은 이와 관련, “선매각 의무는 시행사가 부담하는 것으로 이를 근거로 파이시티가 일방적으로 시공계약을 무효로 하겠다는 것은 부당하다”며 “매각으로 주인이 바뀌어도 이미 체결한 권리와 의무는 그대로 양도되므로 도급계약도 유효하다”고 말했다.
한편, STS개발은 지난 2004년부터 대형 판매시설 위주로 50여개의 상업시설을 개발한 전문 시행사다. 판매시설 운영자를 사전에 결정하고 개발을 진행하는 ‘빌드 투 슈트(build to suit) 개발’ 방식을 국내 최초 도입했으며 파이시티 사업도 이 같은 방식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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