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영업사원, ‘말 못할 고충’ 심각

영업사원에 대한 업계 차원 인식 변화 시급

유상석

listen_well@sateconomy.co.kr | 2012-08-17 09:56:19

제약업계 영업 환경이 변화됨에 따라 단순한 고객과 소비자의 관계가 아닌 파트너쉽 관계형성이 강조되고 있지만 현실은 ‘갑을관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인식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최근 리베이트에 대한 정부 단속이 엄격해지면서 인관적인 관계가 더욱 중요해 짐에 따라 각 제약사들은 자체적인 교육이나 외부 교육프로그램을 도입하는 등 영업방향을 결정하기 위해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쌍벌제 이후 영업사원의 역량강화 교육 등 변화된 영업방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영업사원과 의약사간의 ‘갑을관계’에 따른 고충은 여전하다.


제약회사 영업소들은 말 못할 고민에 빠졌다. 인간관계 유지 등 업무능력에는 탁월한 성과를 보이는 여성 사원이 늘고 있지만, 개인의 능력과는 별도로 구조적인 문제점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의사는 ‘갑’ 제약회사 영업사원은 ‘을’이라는 구도에서 여성의 경우, ‘말 못할 고충’을 참아내야 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ㄱ제약회사 영업사원 A 씨는 “의사가 함께 식사한 후, 노래방에 갈 것을 요구해 어쩔 수 없이 따라갔다. 반주를 과하게 마셔 취한 상태의 의사가 자꾸 나를 앞으로 불러내 끌어안은 채 함께 노래하려고 해서, 이를 피하느라 고생했다”며 고충을 전했다.


ㄴ제약회사의 B 씨도 “의사가 밤 10시 이후의 심야시간은 물론, 휴일에도 수시로 전화를 건다”며 “업무적인 일이라면 용인하겠지만, 업무 이외의 일로 수시로 전화를 걸어 사생활을 뺏긴 기분”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백 번 양보해서 업무적인 전화라고 쳐도, 의사가 제약회사 영업사원에게 밤 10시 이후에 전화해서 무슨 업무적인 논의를 하겠다는 것이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ㄷ제약회사의 C 씨는 “수많은 병ㆍ의원을 오가는 일, 사람을 만나는 일, 거래를 따 내는 일 보다도 가장 어려운 것은 여자인 나를 바라보는 일부 의ㆍ약사들의 잘못된 시선”이라며 “소수이긴 하지만 일부 의ㆍ약사들은 은근히 성 접대를 바라는 눈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여성 영업사원들이 ‘미인계’를 통해 영업할 것이라는 그릇된 인식을 버려야 한다. 그러지 않는다면 이는 동종 업계에 종사하는 모든 여성 영업사원에 대한 모욕”이라고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제약회사의 임원은 “최근 몇 년 사이 여성 영업사원의 수가 전체 영업사원의 30%를 차지하고 있다”며 “간혹 담당하는 의ㆍ약사들과 개인적인 저녁 식사를 하는 자리를 갖기도 하는데 여성 직원은 혼자 참석하는 것이 불안해 영업소장이나 남자직원을 대동하기도 한다”며 고충을 호소했다.


또 “이 문제를 해결하기위해서는 ‘갑’의 위치인 의ㆍ약사들의 인식개선이 우선이지만 쉬운 일이 아니다. 달라진 영업환경과 영업사원의 위상을 위해 역량강화 교육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히며 “의ㆍ약사뿐만 아니라 영업사원에 대한 제약업계 전반의 인식변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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