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설치 백신프로그램 치료율 0%

설치도중 스파이웨어 침입 더 많아

김준성

zskim@sateconomy.co.kr | 2006-09-26 00:00:00

A씨(34)는 컴퓨터 작업 도중 갑자기 속도가 느려지면서 시스템이 멈춰버리는 사태가 발생했다.

필요자료를 찾기 위해 블로그를 검색하다가 특정 프로그램이 자동으로 설치된 이후로 컴퓨터가 마비증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운영체제는 물론 스파이웨어를 잡는 프로그램까지 동작이 멈춰버렸다. 재부팅을 눌러도 제대로 다시 켜지지 않는다.

이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결제하면 가능하다는 창만 계속 뜬다.

결국 A씨는 컴퓨터 수리업체에 맡겨 하드디스크 포맷을 요청하고 새로 운영체제를 깔아달라고 했다.

이런 사례는 컴퓨터를 장기간 사용해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 겪어봤을 만큼 주변에서 흔히 발생한다.

그러나 사람들은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고 본인 컴퓨터가 잦은 인터넷 사용으로 감염돼 시스템이 망가지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경우가 태반이다.

이는 스파이웨어 때문인데 시중에 나와 있는 프로그램으로는 스파이웨어를 모두 잡지 못할 뿐 아니라 지금도 스파이웨어 수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스파이웨어는 특정 개인이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끊임없이 퍼뜨리고 있기 때문에 그 수가 어느 정도인지도 알 수 없는 상태이다.

트로이목마와 결합한 스파이웨어는 아이디 패스워드 등 개인의 중요정보까지 빼간다.
스파이웨어를 퍼뜨리는 사람조차 짐작할 수 없다고 할 정도다.

안철수연구소는 내부적으로 40개 안팎의 스파이웨어 명단을 만들어 놓았다.

하지만 인터넷 안티스파이웨어 카페가 열거하는 스파이웨어는 이보다 훨씬 많다.

세계적 보안업체 맥아피는 지금까지 발견된 스파이웨어가 7300개에 달한다고 말했다.

스파이웨어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늘어나고 있다보니 정책당국은 속수무책이다.

지난해 8월 정보통신부가 발표한 스파이웨어 규정지침도 지금은 무용지물인 셈이다.

정통부 산하 한국정보보호진흥원은 어디까지를 스파이웨어로 봐야 할 지 애매해 지난 2월에는 스파이웨어 집계를 아예 중단했다.

정보보호진흥원 관계자는 "기준이 모호해 처벌하기도 곤란하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당정책국이 방관하는 사이 인터넷은 '스파이웨어 천국'으로 변했다.

네티즌만 스파이웨어를 향해 프로그램을 깔아다가 지우고 운영체제를 포맷하는 등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는 셈이다.

보안업계의 한 전문가는 "스파이웨어는 인터넷 세상을 망치는 인터넷 성병"이라며 "하루빨리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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