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라포바, 요정의 분노 그리고 추락

프랑스오픈 중도 포기의사 비춰

한정훈

hjh0760@empal.com | 2006-06-02 00:00:00

‘테니스 요정’ 마리아 샤라포바(19·러시아)가 프랑스오픈 중도 포기 의사를 내비췄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달 30일(한국시간) “샤라포바가 조직위원회의 처사에 분노를 토해내며, 언제든 이번 대회에서 기권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반면, 이날 1회전 시합내용으로 샤라포바 역시 언론의 각종 비난세례를 받고 있다.

샤라포바, “조직위원회 처사, 이해할 수 없어!”

시합내용 형편없었다. 언론의 집중포화


지난 4월 발목부상에서 벗어나지 못한 샤라포바는 조직위측에 개막당일인 29일 시합이 아닌 다른 날에 1회전 시합을 치를 수 있도록 조정해 줄 것을 사전에 요청했다. 그러나 조직위측은 샤라포바의 요청을 무시하고 일정대로 대회를 진행했다.

특정선수 개개인의 사정을 일일이 들어줄 수 없다는 것.

이에 대해 샤라포바는 1회전 시합을 마친 후 “선수의 신체상태보다 돈벌이에 집착하는 조직위의 처사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조직위를 비난했다. 아울러 “발목 부상 정도를 지켜보다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 앞으로 더 중요한 대회를 위해 남은 시합을 포기하겠다”고 덧붙였다.

사실 조직위측도 최고의 흥행카드인 샤라포바의 시합을 개막 당일 날 제외시킬 수 없었을 터. 결국 일정대로 이날 시합에 임한 샤라포바는 세계랭킹 4위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만큼, 랭킹 97위인 미국의 마쇼나 워싱턴에게 경기 내내 끌려 다녔다.

세 차례나 매치 포인트까지 몰린 샤라포바는 매 세트마다 자신보다 한 참 밀리는 워싱턴과 접전을 벌였고, 간신히 2-1(6-2, 5-7, 7-5)로 승리하며 1회전을 통과했다.

3세트에서는 한때 2-5로 뒤지는 상황에서 서브게임조차 30-40으로 몰리며 탈락위기에까지 놓였다. 이런 상황에서 뒷심을 발휘한 샤라포바는 연속으로 3포인트를 따내며 고전 끝에 가까스로 2회전에 올랐다.

대회 이전부터 자신의 발목상태를 걱정하며 자신감을 잃었던 샤라포바에게 우려가 현실로 다가온 셈.

샤라포바는 시합도중 부상당한 발목의 통증 탓인지 내내 인상을 찌푸리며 고통스런 표정을 지어 보였다. 워싱턴에게 끌려가던 당시에는 아예 짜증을 부리기까지.

이날 시합을 지켜본 외신들 중 일부는 “비록 부상이라지만 샤라포바에게 실망했다”며, “간신히 2회전에 올랐지만 시합내용은 형편없었다”고 비난을 퍼부었다.

또 다른 일부에서는 “샤라포바가 그동안 시합보다 자신의 외모만 믿고 각종 광고계약에만 몰두했으니 이는 당연한 결과”라는 뼈있는 발언까지 쏟아졌다.

특히, 이날 샤라포바는 화려한 원피스 유니폼을 입고 나와 시합내용의 부진함과 달리 유난히 그 모습이 부각됐다. 이런 탓에 당사자에게는 상당히 의미심장(?)한 표현이 됐을지도.

현재 간신히 1회전을 통과한 샤라포바는 시합 이후 조직위에 대한 불편한 심정을 토로했다.

조직위에서 일정을 변경해주지 않은 터에 이기긴 했으나, 시합을 망치고 언론의 집중 비난까지 받았다. 화려함만이 따라다니던 샤라포바에게는 다소 충격적이고 분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동안 자신을 돋보이게 만들던 언론이 화려한 수식어 대신 참담한 각종 문구로 샤라포바의 시합을 도배했으니 불만이 생길 수밖에.

이번 대회와 관련해 한 전문가는 “1회전 결과로 봤을 때 샤라포바가 남은 경기에서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며, “그녀가 시합을 포기하지 않더라도 아마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한 우승까지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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