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도 부동산투자 ‘열풍’
5년간 50.5% 상승... 동서부 대도시 집값 2배 차이
이정현
wawa0398@naver.com | 2006-05-29 00:00:00
미국의 부동산투자 열풍이 심상찮다. 평범한 직장인들마저 단기차익을 위해 모기지론(주택담보 대출)으로 집을 사는 등 투기적 양상이 뚜렷하게 보이고 있다.
특히 집 값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미 동부와 서부의 대도시 지역은 미국 평균 집 값의 두 배 이상을 기록해, 지난 5월말 기준으로 샌프란시스코는 59만달러, 뉴욕은 45만달러를 기록했다.
또한 대부분의 미국인들이 총 수입가운데 25퍼센트에서 50 퍼센트를 주택구입에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중국인들이 수입 중 평균 5퍼센트 정도만을 주택 구입에 사용하고 있는 것과 비교해 보면 상당히 높은 비율을 보이는 것이다.
미국인들이 많은 돈을 들여 주택 구입에 투자 하는 이유는‘닷컴 거품’이 꺼진 뒤 2001년 이후 연방기준금리를 1%까지 낮췄고, 지난해 중반까지 사실상 실질금리 마이너스 상태를 유지해왔다. 때문에 90년대 8%를 웃돌던 30년 상환 모기지론(장기주택대출) 금리는 연 5.75%(올 1분기 평균치)로 사상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넘쳐나는 유동성은 상대적으로 상승 여력이 남아 있는 부동산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이다.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지난해 6월부터 기준금리를 3%대로 올렸다. 저금리에 기댄 투기적 주택 수요와 집값 상승의 거품 붕괴를 우려할 상황에 이른 것이다. 실제 1주택 보유자가 2번째 집을 사들인 건수는 지난 2002년까지 연간 40만채 정도였지만 지난해에는 100만채 이상으로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이중 상당수가 차익을 노린 투기적 수요로 보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같은 투기현상에 대해 부동산 시장 위기설을 제기하고 있다.
최근 필라델피아와 펜실베니아 등지에서 금융비용 부담으로 경매로 나온 주택이 평소 월 300채에서 1000가구 이상으로 증가한 것이다.
높은 집 값에 대한 매매로 재미를 보려는 사람들과 무리해서라도 집을 장만하려는 사람들이 점차, 돈을 빌리고 있어 집이 투기적으로 변질되고 있고, 불안한 대출도 덩달아 늘면서 일부 지역에서 부동산 시장이 자칫 붕괴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미국 연방 예금 보험 공사 (FDIC) 는 최근 부동산 시장의 과도한 투자 현상을 우려하면서, 집 값이 내려가면 미국 전체 경제 성장율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반면, 집 값이 웬만해서는 떨어지지 않을 것이란 주장도 있다. 이들은 전세계적으로 부동산 시장이 과열이라는 점에 대해선 공감하지만 이는 과거 저평가된 부동산가격이 제자리를 찾는 과정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미국의 주택가격 거품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준”이라며 “향후 집값은 폭락 보다는 상승세가 둔화되는 선에서 차차 균형점을 찾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부동산 열풍이 거품인지 아닌지는 지켜봐야 할 듯하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