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난 <가족의 탄생>

토요경제

webmaster | 2006-05-12 00:00:00

소녀 같은 누나와 사고뭉치 남동생, 그리고 그의 20살 연상의 연인이자 시어머니 뻘 올케.

끊임없이 사랑에 빠지는 엄마와 그런 엄마가 지겨워 가출한 딸. 쪼잔 할 정도로 소심한 남자와 헤플 정도로 정이 많은 여자.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지만 서로의 사랑으로 가족 관계를 이루는 일곱 주인공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가족의 탄생’이 18일 개봉됐다.


3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이 영화는 일상의 잔잔한 배경에 전혀 일상적이지 않은 사건과 개성 넘치는 배우를 접목시켜 독특한 매력을 뿜어내고 있다.


5년 동안 소식이 없던 형철(엄태웅)이 불현듯 누나 미라(문소리)에게 돌아오겠다고 연락한다.

얼마 후 미라의 앞에 나타난 형철의 손에는 누나를 위해 준비한 꽃다발과 다른 한 손에는 아내이자 애인인 20살 연상녀 무신(고두심)의 손이 놓여있다. 이어 ‘무신의 전남편의 전부인의 딸'이라는 꼬마까지 찾아오면서 기묘한 동거에 들어간다.

오직 사랑 따라 움직이는 엄마 매자(김혜옥) 때문에 사랑이 마냥 달콤하게 느껴지지 않은 딸 선경(공효진)은 엄마와 대화 할 때 늘 싸움이 끊이지 않는다. 급히 딸을 부르는 엄마는 이번에는 또 어떤 일을 벌이려는지.

넘치는 사랑을 주위사람들에게 나눠주는데 바빠, 정작 남자친구는 외롭게 만드는 채현(정유미)을 보고 단단히 삐진 경석(봉태규)은 급기야 이별선언을 하게 되는데...

이렇게 영화는 남매, 모녀, 커플의 세 가지의 독특한 사랑이 가족으로 발전하는 과정을 이야기로 풀어낸다.


어색하기도 하고 도무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캐릭터들을 한 가족처럼 한데 버무려 놔 재미를 더한다.

특히 중견 연기자인 고두심이 무려 2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엄태웅과 연인 사이로 등장해 시종일관 팔짱을 끼고 다니는 닭살 커플을 연출한 장면은 영화의 재미를 더한다.


까르르 웃다가도 이내 귀찮은 듯 바뀌는 표정, 미움과 사랑을 동시에 담고 있는 공효진의 눈동자를 바라보다 보면 그녀의 연기가 얼마나 성장했는지도 알 수 있다.


위태로워 보이는 인물들 간의 갈등 속에서도 서로를 끌어안으며, 놓지 않는 것은 가족이라는 기묘한 끈 때문. 소리 지르며 싸워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사람의 이름, 가족 밖에 없을 것이다.

봄날에 공원으로 나들이 나온 일가족을 바라보는 것처럼 산뜻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가족의 의미를 새롭게 표현했다.


이는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로 공포영화에 섬세한 감성을 심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은 김태용 감독의 7년만의 신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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