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패션, 벗기 위해 입는…
패션에 쉼표를 찍다
송현섭
21cshs@sateconomy.co.kr | 2006-09-18 00:00:00
코코 샤넬의 어록에서 발췌된 패션은 단지 옷에 대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의 생각, 사는 방식, 일, 그 모든 것이 깃들어 있다는 문구가 눈에 들어온다. 최고의 디자이너로 명성을 얻은 그녀의 수사는 패션의 세계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인간이 다른 동물과 확연히 다른 점 가운데 하나는 자신의 몸을 치장할 줄 아는 것이다. 태초 원시인류의 피부를 덮고 있는 털이 퇴화하고 자신의 몸을 가리기 시작한 이래 인류는 단순히 몸을 가리거나 신분을 과시하는 것 이상으로 몸치장에 관심을 기울여왔다.
물론 옷은 원시사회의 모습을 간직한 아프리카 밀림의 원주민처럼 부끄럼을 가리기 위한 용도로 사용된다. 그러나 저자는 이 책에서 기본적인 용도 이외에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옷이 섹스어필을 위한 코드를 통해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지 알려준다.
특히 자신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성적 매력을 발산하는 것, 그것은 옷이 입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벗기 위해 존재한다는 역설도 가능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왜 지위를 표현하기 위해 옷을 입어야 하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테마로 독자들을 이끈다.
중세 유럽 남성들은 자신의 성적 매력을 강조하기 위해 코드피스(성기를 덮는 주머니)를 즐겨 사용했다고 한다. 영화에서 드러나는 권위를 강조하기 위해 귀족들이 즐겨 썼던 가발이야기와 반항정신을 표현하는 청바지에 대한 뒷얘기 등 다양한 스토리가 전개된다.
시카고와 올드보이, 스캔들, 킬빌을 비롯한 50여편에 이르는 영화 속 패션이야기와 숨겨진 뒷배경 이야기를 삼성패션연구소 김정희 씨의 신선한 감각으로 읽을 수 있는 재미도 쏠쏠하다.
김정희 지음, 랜덤하우스, 1만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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