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대한민국] “친정 같은 산후조리원 만들려”

토요경제 인터뷰| 이혜진 대표, “돈보다 산모 고통 덜어 줄 수 있어야"

김병윤 기자

bykim7161@hanmail.net | 2022-04-21 13:20:29

산후조리원을 운영하는 이혜진 대표는 지난 19일 토요경제와 인터뷰서 "친정 같은 산후조리원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사진 김병윤 기자

[토요경제 = 김병윤 대기자] 대한민국에 비상이 걸렸다.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 아기들 울음소리가 끊기고 있다. 미래의 자원이 자라지 못하고 있다. 아기 탄생은 미래의 축복이다. 발전의 원동력이다. 재잘거리는 소리가 희망의 함성이다. 이런 축복이 한국에서 사라지고 있다. 길거리에서 아기 보기가 어렵다.


인구는 국가의 발전과 연결된다. 한국의 미래가 불안하다. 2021년 한국의 출산율은 0.81명. OECD 국가 가운데 꼴찌다. 곧 0.7명대를 찍을 전망이다. OECD 국가 가운데 출산율 1명이 안 되는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


한국의 이런 현실은 유아산업에도 영향을 준다. 아기는 탄생 후 귀한 대접을 받는다. 산모도 마찬가지다. 요즘은 출산 후 산후조리원에서 안정을 취한다. 산모와 아기가 편히 쉴 수 있도록 한다. 이런 현실에 맞춰 산후조리원이 많이 생겼다. 경쟁도 치열하다. 산후조리원은 영리만 취하면 안 된다. 사명감이 있어야 한다. 공공의식을 가져야 한다. 아기에 대한 사랑이 넘쳐야 한다.


이런 3박자를 맞춰 산후조리원 사업에 뛰어든 여성이 있다. 위례에서 산후조리원을 운영하는 이혜진 대표(44))다. 남편이 산후조리원을 하자고 제안했다. 이 대표의 경력을 살려보자고 했다. 이 대표는 오랫동안 병원에서 근무했다. 남편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2021년 1월 문을 열었다. 거액을 투자했다. 지인들의 도움도 받았다. 최신식 시설로 단장했다. 처음에는 경영에 참여하지 않았다. 뒤에서 바라만 보았다. 예상보다 운영이 안 됐다. 여러 가지 문제가 터졌다. 직원들의 불화가 심했다. 기본적인 서비스 정신도 없었다. 코로나마저 기승을 부렸다.


이 대표는 경영일선에 뛰어들었다. 조리원의 체질을 바꾸기로 했다. 안내 직원을 새로 뽑았다. 친절교육부터 시작했다. 이 대표는 직원들에게 강조했다. 입원한 산모부터 잘해드리자고. 홍보에 신경 쓰지 말라고. 퇴원한 산모의 입을 통해 소문이 나도록 하자고. 노력한 만큼 좋은 결과가 나타났다. 입소문이 위례 일대에 퍼졌다. 막혔던 물이 뚫어지며 갈 길을 찾았다.


잘 나가던 이 대표에게 악재가 터졌다. 호사다마(好事多磨)랄까. 2021년 11월 큰 사건이 터졌다. 입원한 산모의 보호자가 코로나에 감염됐다. 옆방의 산모가 알았다. 댓글을 달았다. 댓글 창이 들썩였다. 환불 사태가 벌어졌다. 입원한 산모의 퇴원신청이 이어졌다. 예약취소도 줄을 이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조리원 규정상 한 달 전 예약취소는 100% 환불해 줘야 한다. 코로나의 위력은 상상을 초월했다. 산모가 불안에 떨어 집에서 조리하는 경우가 많았다. 결혼식을 못 올려 출산도 감소했다. 2021년의 적자는 상상을 초월했다.


이 대표는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직원들의 코로나 검사와 예방에 신경을 썼다. 지금은 한 달에 두 번 전문업체에 소독을 맡기고 있다. 자체 소독은 수시로 한다. 시설도 재정비에 들어갔다. 3천만 원을 들여 고압산소 챔버를 설치했다.


축구선수 베컴이 사용하는 고가의 장비다. 산모의 면역력 증가를 위해서다. 고압산소 챔버는 피부 재생 효과, 피로물질 제거 등 다양한 효과를 주고 있다. 산모에게 꼭 필요한 마사지실도 크게 바꿨다. 최고급 호텔식 침구로 교환했다. 산모의 편안함을 위해 신경을 썼다. 산모는 출산으로 늘어진 피부의 회복을 위해 마사지가 필요하다. 족욕실도 완벽하게 구성했다.


내친김에 산모와 가족이 함께 할 공간도 단장했다. 1인용 영화관을 아름답게 꾸몄다. 가족들이 영화를 보는 동안 다양한 다과도 제공했다. 그들만의 공간이다.


이런 노력으로 산후조리원은 코로나 위기를 극복했다. 입소문이 널리 퍼졌다. 산모들의 입원이 문전성시를 이뤘다. 예약도 가득 찼다. 지난 3월에는 개원 후 처음으로 적자에서 벗어났다. 이 대표의 산후조리원은 22개의 입원실을 갖추고 있다. 현재는 80%만 수용하고 있다. 오미크론 발생에 따른 예방 차원에서다. 산모와 신생아를 위해 수익 일부를 포기했다.


고난의 세월을 극복한 이 대표는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 “산후조리원은 돈을 버는 것 보다 산모의 고통을 덜어 줄 수 있어야 한다. 주변에 산후조리 혜택을 못 받는 산모가 아직도 많다. 흑자경영이 이어진다면 입원실 한 개는 이런 어려운 산모에게 제공하고 싶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또 이 대표는 인터뷰 말미에 “친정 같은 산후조리원을 만드는 게 목표”라며 꿈을 밝히며 밝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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