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웹젠 노조가 쏘아올린 게임업계 첫 파업 예고, 업계 불똥 튈까 '전전긍긍'

임금인상률 놓고 노사 이견 차이 팽팽...네이버 카카오 등 메이저기업 연대 움직임 주목

이중배 기자

dialee09@naver.com | 2022-04-18 16:48:26

온라인게임 '뮤온라인'으로 잘 알려진 웹젠이 노사분규에 휘말려 파업 가능성까지 제기돼 업계가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게임업계는 그동안 노사분규에 관한한 무풍지대로 분류돼왔다. 다른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임금수준이 높고 개발한 게임이 성공할 경우 막대한 인센티브를 지급하기에 강경파 노조가 입지를 세우는게 사실 어려웠다. 이런 점에서 웹젠 노조의 파업 선언은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웹젠 노조가 만약 파업을 강행한다면 이는 국내 게임업계의 첫번째 파업 사례로 기록된다.


▲ 웹젠 노조가 전격 조건부 파업선언을 제기해 업계의 이목이 웹젠으로 쏠리고 있다. 노조측은 18일 기자회견을 갖고 파업 선언의 당위성을 피력했다.

 

웹젠에 도대체 무슨일이 있길래 파업선언까지 나올정도로 사태가 악화된 것일까. 일단 웹젠 노조의 입장은 강경하다. 3차례 협상에서 결렬된 임금협상 문제가 원만히 타결되지 않는다면, 노동절 다음날인 내달 2일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노조 측은 이미 파업을 위한 준비까지 마친 상태다. 파업에 필요한 법적 절차를 완료하고 회사 측의 반응을 기다리고 있다. 조합원들의 참여율도 매우 높다는 게 노조 측의 설명이다.


웹젠 전 직원 중 노조가입률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노조원들을 대상으로한 파업 찬반 투표에서 투표율 92.8%, 찬성 득표율 72.2%로 가결됐다는 전언이다.


쟁점은 임금인상률이다. 아직까지는 양측이 팽팽하게 맞서있다. 회사 측은 전년대비 평균 10% 인상안을 제시한 상태이며, 노조 측은 평균 16% 인상(평균 800만원)과 일시급 200만원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회사 측은 지회가 쟁의권을 가지더라도 최종안에 변함없다며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웹젠 노조가 전면파업까지 돌입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게 업계관계자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노사 양측의 차이가 그리 크지 않은데다가 여론이 웹젠에 우호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웹젠 노조 측은 알려진 것과 달리 웹젠의 평균연봉이 그리 높지않다고 주장하지만, 억대 연봉자들이 수두룩하고 타업종에 비해 평균임금 수준이 매우 높아 임금인상을 놓고 노사분규를 일이키는 것에 대한 여론이 긍정적일 순 없다


노조 측도 협상의 가능성을 열어놓은 상태다. 회사가 진전된 안을 제시하고 대화에 나선다면 언제든지 교섭에 응할 것이라 강조한다. 사측 역시 업계 최초 파업이란 불명예를 뒤집어 쓰면서까지 파업에 돌입하는 상황을 만들기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웹젠의 경영 상황이 여전히 양호하다는 점도 사측의 조정안을 제시하며 협상 타결성이 높게보는 부분이다. 웹젠은 최근 몇 년간 30%를 넘나드는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2년간 영업이익 1000억원 이상을 올렸다. 창사이래 최대다.


올해 역시 낙관적이다. 보수적으로 매출 3000억원, 영업이익 800억원의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유보율도 계속 높아지고 있다. 신작 뮤오리진3의 성적표도 그리 나쁘지않다. 앱매출 상위권에 포진해있다. '웹젠프렌즈'라는 캐릭터브랜드를 통한 IP사업 영역을 확대하며 부가수익의 창출 가능성도 높이는 상황이다.


다만 문제는 양측의 대립이 감정싸움으로 치달을 경우엔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흐를 수 있다. 실제 노조는 조정과 실무 과정에서 여러 차례 양보안을 내놓았지만 사측이 무성의하게 대응해 조합원들을 자극했다고 주장한다. 파업 선언의 책임이 사측, 특히 최종 결정권자인 김태영 대표에게 있다며 경영진에 압박수위를 높이고 있다. 사측 반응이 주목되는 대목이다.


웹젠 노조의 파업 강행이 실제로 이루어질지는 미지수지만, 업계에 미치는 파장은 작지않은 것이란 견해가 지배적이다. 게임업계나 IT, 콘텐츠업체들 역시 이번 웹젠 사태를 계기로 노조설립과 노동쟁의가 더욱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진 탓이다.


실제 네이버, 카카오, 넥슨, 스마일게이트, 한글과컴퓨터, 포스코ICT 등 화섬 노조 산하 IT위원회 소속 선발업체 노조들은 이미 한 자리에 모여 대책을 숙의하는 등 연대할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업계 노조는 평균 연봉이 다른 업종에 비해 높은 것과는 상관없이 이번 웹젠사태를 계기로 조합원들에 대한 처우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 지, 불합리한 조치는 없는 지 세심하게 들여다보는 전환점이 됐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노조가 없거나 활동이 미진한 중소기업들까지 예사롭지 않다.


업계 전문가들은 "게임계나 선발 IT기업들이 평균임금이 높아 '꿈의 직장'이란 소리를 듣고 있지만, 실상은 노동 강도가 높고 근무환경이 알려진 것에 비해 양호하지 않다"면서 "특히 일부 개발자나 임원들에 인센티브 등을 몰아주는 상후하박식 임금구조가 일반화하면서 상대적 박탈감이 커진 직원들의 불만히 누적, 향후 노동쟁의 빈발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웹젠 노조가 쏘아올린 게임계 첫 파업 선언이란 돌의 파장이 향후 어떤 결과를 낳을 지 게임계는 물론 노동계가 주목하고 있다.

 

토요경제 / 이중배 기자 dialee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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