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수수료갑질] ① 국내 OTT 티빙‧웨이브‧시즌, 4월부터 구독료 인상
타 앱마켓‧PC 결제 시 구독료 동결
넷플릭스‧왓챠, 구독 요금 동결…국내 토종 OTT 경쟁력 하락
구글코리아, “국내에서만 인앱 내 3자 결제방식 허용…한국 소비자 편의 고려”
임재인
lji@sateconomy.co.kr | 2022-03-28 19:02:38
구글의 갑질에 국내 토종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이 몸살을 앓고 있다. 구글이 자사 결제방식을 강제하면서 수수료를 올리자 티빙‧웨이브‧시즌 등 국내 OTT의 구독료 또한 인상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국내 토종 OTT 구독료 인상?…구글 결제 시에만 부과돼
28일 업계에 따르면 내달부터 티빙‧웨이브‧시즌의 구독료가 오를 예정이다. 다만 구글 자사 결제방식 강제화로 인한 인상이기 때문에 구글스토어 외 PC 결제와 타 앱 마켓 결제 시 구독요금은 동결된다.
티빙은 오는 31일 구글스토어 결제 시 구독 요금제 3종(베이직‧스탠다드‧프리미엄)의 가격을 7900원, 1만900원, 1만3900원에서 9000원, 1만2500원, 1만6000원 수준으로 인상한다.
또한 티빙은 이달 말부터 모든 티빙캐시 신규 충전도 중지한다. 티빙캐시는 이용자가 미리 충전한 금액을 개별 주문형비디오(VOD)구매 등에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현재는 티빙앱(웹)에서 캐시 충전이 가능하지만 수수료 부담으로 인해 신규 충전 또한 중단된다.
웨이브도 29일부터 구글스토어 결제 시 파는 베이직‧스탠다드‧프리미엄 등 구독 상품의 가격을 현재 7900원, 1만900원, 1만3900원에서 각각 9300원, 1만2900원, 1만6500원으로 올렸린다. 웨이브는 미리 충전이 가능한 코인(캐시) 제도를 유지한다. 다만 29일부터 충전 시 캐시를 30% 인상한 가격으로 받는다.
KT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시즌’도 요금 인상을 검토 중이다. 시즌은 최근 앱 공지에서 구글 자사 결제방식 의무화 적용으로 인해 시즌 구글스토어 결제 시 제공하는 상품 가격과 콘텐츠 구매 방식이 변경될 수 있다고 밝히고 세부 내용은 상반기 중 추가 공지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6월 중 요금 인상이나 이용권 등급 조정 등으로 요금제를 변경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넷플릭스‧왓챠는 구독 요금 동결…국내 OTT 가격 경쟁력 하락
넷플릭스와 왓챠 측은 따로 요금 인상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넷플릭스는 서비스 제공을 구글스토어 등 마켓에서 하고 있지만 결제방식은 홈페이지(웹)에서 직접 도맡고 있다. 왓챠는 구글 자사 결제방식에 따르고 있지만 구독료 인상 예정은 없다고 밝혔다.
웨이브와 티빙도 넷플릭스처럼 웹 상품만 판매하는 방식을 따를 수 있지만 이미 웹 결제 방식이 굳어진 넷플릭스와 달리 아직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자사 앱에 기본 기능인 결제 기능을 제거하면 이용자 불편이 가중돼 신규 가입자 유치에 오히려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웨이브와 티빙의 구독료는 월 9500~1만7000원 수준인 넷플릭스와 비슷해진 양상이다. 국내 OTT들이 콘텐츠 투자 규모, 구독자 수에서도 넷플릭스에 밀리는 가운데 그나마 우위에 있던 가격 경쟁력마저 힘에 부치는 상황이다.
OTT 시장 압도적 1위인 넷플릭스는 지난해 한국에서만 콘텐츠 확보에 업계 최대 규모인 5500억 원을 투자했고 올해는 그 이상 투자할 예정이다. 월 이용자 수는 지난달 1245만 명으로 2위 사업자인 웨이브(489만 명), 3위 사업자인 티빙(407만 명)을 크게 앞서고 있다.
구글, 내달 자사 결제방식 강제화…웹툰‧음원‧전자책도 인상 불가피
앞서 지난 16일 구글이 내달부터 국내 앱 개발사에 자사 결제방식인 ‘인앱결제’ 외 결제방식을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 구글은 자체 결제 시스템을 삭제하지 않으면 4월부터 앱 업데이트가 금지되며 6월 1일까지 자사 규정에 따르지 않는 앱은 스토어에서 퇴출된다고 공지했다.
내달 1일부터 구글 정책에 따라 구글플레이스토어에서 게임·콘텐츠 등 유료 디지털 상품을 포함하는 앱을 유통하는 개발사는 이용자 결제액의 10~30% 수수료가 발생하는 구글 자사 결제 시스템을 반드시 탑재해야 한다.
이 외에는 개발사 선택에 따라 6~26% 수수료의 ‘개발자 제공 인앱결제’ 시스템 즉, 인앱 내 3자 결제방식을 추가로 넣을 수 있다. OTT 구독 서비스의 경우 두 결제방식 각각 15%, 11% 수수료가 부과된다.
OTT 업체가 잇따라 서비스 가격 인상에 나선 건 ‘구글 수수료’를 피하기 위해서다. 구글은 그동안 게임 유료 결제에 한해 자사의 인앱결제 시스템만 쓰도록 강제하면서 최대 30%를 수수료로 부과하는 정책을 폈다.
허나 구글은 내달부터 이를 OTT·웹툰·음원·전자책 등 모든 디지털 콘텐츠로 확장하기로 했다. 이 때문에 그동안 업계에선 구글에 높은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되는 외부결제 허용을 요구해왔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개정 전기통신사업법이 지난 15일부터 시행 중이나 구글은 이에 반기를 들었다.
구글코리아 관계자는 “인앱 외 결제를 허용하면 환불이나 여타 다른 문제에 대응하기 어렵다”며 “한국 소비자의 편의와 상황을 고려해 국내에서만 인앱 내 3자 결제방식을 허용키로 했다”고 전했다.
이어 “인앱 결제 강제화라고 하기엔 어폐가 있다”며 “유예기간을 6개월 두고 이제 시행에 나서는 만큼 그저 앱 업데이트를 실행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네이버와 카카오를 비롯한 웹툰과 웹소설, 바이브, 멜론 등 음원 플랫폼 업체들도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구글의 입장변화가 없을 경우 OTT 업계처럼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토요경제 / 임재인 기자 lji@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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