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칼럼] 은행 연봉 1억의 ‘희생양’은 누구?
김영린 논설실장
youngkim@sateconomy.co.kr | 2022-03-24 06:41:16
월급쟁이들이 500만 원의 월급을 받으려면 13년이나 걸려야 한다는 조사가 있었다. 작년 4월 구인구직 매칭플랫폼 사람인 조사다.
조사에 따르면 453개 기업을 대상으로 ‘월급 500만 원 수령 소요기간’을 설문했더니, 평균 13.1년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28세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했을 경우, 41세가 되어야 500만 원을 받게 되는 셈이다.
‘대기업’이 11.4년인데 비해 ‘중견기업’은 12.2년, ‘중소기업’의 경우는 13.3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서인지, 월 500만 원 이상의 월급을 받는 직원은 전체 직원의 13%에 불과했다. 68%는 300만 원을 밑돌았다. 200만 원대 월급을 받는 월급쟁이가 39%로 가장 많았다고 했다.
월급 500만 원이면 ‘연봉’으로 따지면 6000만 원이다. 그게 이처럼 쉽지 않은 것이다.
그런데, 4대 시중은행의 경우 작년 직원 평균 연봉이 ‘억’을 넘었다는 소식이다. KB국민은행 1억1200만 원, 신한은행 1억700만 원, 하나은행 1억600만 원, 우리은행 9700만 원 등이었다. 이들 은행의 연봉은 지난해에 평균 7.6%가 올랐다고 했다.
그렇다면 시중은행들은 직원 전체에게 연봉 ‘억’을 지급할 정도로 장사가 잘된 것이다. 그 비결은 예금과 대출금리의 ‘차이’가 컸다는 얘기일 수 있다. 기본적으로 은행들은 들어온 예금으로 기업과 가계 등에 대출을 하는 게 본업이기 때문이다.
반면 가계와 기업은 불만일 수밖에 없다. ‘예대금리차’가 크기 때문이다. 은행들이 높은 이익을 내기 위해 예금에는 이자를 덜 주고 대출을 할 때는 이자를 더 받으려고 하는 것이다.
은행들은 대출을 할 때 소위 ‘가산금리’까지 매기면서 수익을 극대화하고 있다. 그래야 돈을 더 벌 수 있다. 그게 장삿속이다.
하지만 서민들은 그 바람에 갑갑할 수밖에 없다.
계산하기 쉽게 은행에서 1억 원을 연 1%의 금리로 빌렸다면, 연간 이자는 100만 원이다. 이 대출금리가 1.5%로 올랐다면 이자는 150만 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금리는 달랑 ‘0.5%포인트’가 올라도 이자 부담은 ‘50%’나 껑충 뛰는 것이다. 월급은 오르지 않았는데 은행 이자가 이처럼 비싸지면 울상일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기업도 다르지 않다. 이자가 비싸지면 그만큼 나가는 비용이 증가, 수익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중소기업중앙회가 한양대 전상경 교수 등에게 연구 용역을 의뢰한 결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중소기업의 영업이익에서 이자가 차지하는 비용은 63.28%에서 71.73%로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과 중견기업은 51.3%에서 56.43%로 덜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되었다고 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도 몇 차례 추가 인상될 경우 시중은행의 금리도 따라서 상승, 서민과 중소기업은 더 견디기 어렵게 생겼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은행의 ‘예대금리차’를 주기적으로 공시하도록 하는 제도의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그러면 좀 나아질 것인지.
토요경제 / 김영린 논설실장 youngkim@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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