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대출 규제로 서민 울상인데···금수저 편법증여 심각
조은미
amy1122@sateconomy.co.kr | 2022-03-04 06:00:18
부동산 대출규제 강화에 따른 주택시장 거래절벽으로 서민과 부동산업계의 시름이 깊어가고 있지만 금수저들의 부동산 편법증여 실태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0년 3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신고 된 9억원 이상 고가주택 거래 중 이상거래는 7780건으로 이 가운데 위법의심거래가 3787건(48.7%)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부는 2020년 2월 직접조사권을 갖춘 실거래조사 전담조직을 발족해 고가주택 이상거래를 조사하고 있다.
이번에 적발된 위법의심거래 3787건의 주요 유형은 다음과 같다.
먼저 30대에서 편법증여 의심 건이 1269건으로 가장 많이 적발됐는데 10억원 이상 적발사례도 24건이나 됐다.
특히 미성년자 중 가장 어린 5세 어린이는 조부모로부터 5억원을, 17세 청소년은 부모로부터 14억원을 편법증여 받은 것으로 의심된다.
편법대출의 경우 대출 관련규정 위반 의심사례가 은행 31건, 제2금융권 27건으로 확인됐다.
위법의심거래가 가장 많은 지역은 서울 강남(361건), 서울 서초(313건), 서울 성동(222건), 경기 분당(209건), 서울 송파(205건) 순으로 조사됐다.
특히 해당지역들은 단순 위법의심거래 뿐만 아니라 전체 주택거래량 대비 위법의심거래 비율도 최상위를 차지했다.
지역별로는 서울 강남(5.0%), 서울 성동(4.5%), 서울 서초(4.2%), 경기 과천(3.7%), 서울 용산(3.2%) 순으로 많았다.
조사로 밝혀진 위법의심거래의 주요 사례는 이렇다. 한 20대 매수인은 부친의 지인으로부터 서울 소재 아파트를 11억원에 거래했으나 대금지급 없이 매도인의 채무를 인수하는 조건으로 소유권을 이전했다.
이 과정에서 모든 조건을 부친이 합의했고 매수인이 채무 상환 능력이 없는 점 등을 보아 명의신탁이 의심되는 사례다. 이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의 벌금을 받는 형사처분 대상이다.
또 한 청년은 서울 강남 아파트를 29억원에 매수하면서 부친이 대표인 법인으로부터 7억원을 조달했다. 이는 법인자금유용 및 편법증여 의심 사례로 탈세 혐의가 있다면 국세청이 가산세를 포함한 탈루세액을 추징한다.
다른 청년은 부산 소재 아파트를 29억원에 매수하면서 기업자금대출(운전자금 용도)로 받은 30억원 중 일부를 사용했다. 이는 대출용도 외 유용 의심 건으로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는 조사를 통해 유용 확정 시 대출금 회수조치를 취한다.
국토부는 향후 상시 모니터링을 통해 이상거래를 엄밀히 조사해나갈 계획이다. 특히 법인의 다주택 매수, 미성년자 매수 및 특수관계 간(부모-자식 등) 직거래 등에 대한 기획조사를 강도 높게 추진한다.
국토부 김수상 주택토지실장은 “부동산 시장의 거래질서를 훼손하는 일부 투기세력의 시장교란행위를 적극 적발해, 실수요자 중심의 시장 질서를 확립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주택시장 거래절벽···중개업소 휴·폐업 늘어
국토부 등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 매매거래량은 4만1709건으로 2013년 7월 3만9608건 이후 8년 6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중 서울 거래량은 4831건으로 전월 5394건 대비 24.4% 줄었고 지난해 같은 달(1만2275건)에 비해 60.6% 감소했다.
특히 지난 1월 2030 청년들의 서울 아파트 매매 비중은 37.5%로 지난해 평균(41.7%) 대비 4%p 이상 줄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 8월부터 중개업소 휴·폐업도 늘었다. 월별 폐업 수는 8월 815곳, 9월 847곳, 10월 934곳, 11월 1003곳, 12월 1430곳이며 같은 기간 휴업 수는 각각 59곳, 66곳, 73곳, 80곳, 104곳으로 급증했다.
이는 정부의 강력한 대출규제 영향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투기지역, 과열지역 등의 부동산 대출 규제를 가하는 동시에 주택담보대출 비율(LTV), 총부채원리금 상환 비율(DSR) 규제, 다주택자 대출, 신용대출, 전세대출 규제를 펼치고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최근의 상황을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며 크게 두가지 문제를 들었다.
우선 강도 높은 대출규제다. 그는 “서울 아파트값이 평균 10억원을 훌쩍 넘긴 상황에서 대출규제에 묶여 서민의 내 집 마련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며 “적어도 집값의 절반은 대출을 허용해줘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지나친 고분양가도 문제라고 했다. 그는 “5년 전 평당 2000만원도 안되던 서울 모 지역 아파트값이 지금은 6000만원 대로 뛰었다”며 “여기에 신규분양 가격을 현 시세에 맞추거나 더 높게 책정을 하니 문제가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이 부동산 호황이라면 그게 통하지만 최근 내림세를 보이는 상황에서는 건설사도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건설사들은 대부분 대선 이후를 바라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최근 집값이 내리고는 있지만 현 정부는 부동산 정책에 있어선 실패했다고 봐야 한다”며 “누가 다음 정권을 잡든 규제 완화를 비롯, 대대적 정책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토요경제 / 조은미 기자 amy1122@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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