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장 교체에 공사·분양중단까지···정비사업 곳곳 ‘암초’
조은미
amy1122@sateconomy.co.kr | 2022-03-01 07:00:10
정비사업 시장이 분양가를 둘러싼 이견으로 곳곳에서 잡음을 내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으면서 택지비를 최대한 받아내려는 조합원과 지자체, 정부의 판단이 충돌하면서다.
택지비 갈등···‘금수저 청약’ 우려
1만2000여 가구에 달하는 서울 강동구 둔촌 주공아파트 재건축사업이 조합과 시공사의 갈등, 일반분양가 산정 차질 등으로 계속 늦어지고 있다.
한국감정원이 최근 택지비 감정평가 적정성 검토에서 ‘재검토’ 의견을 통보하면서 상반기 분양은 물건너 갔다는 평가도 나온다.
강동구는 감정평가를 통해 둔촌 주공의 택지비를 1㎡당 2020만원으로 제출했으나 부동산원은 비교 표준지 선정 오류와 가격 인상 폭 과다 등을 지적하며 재산정을 요구했다.
부동산원의 의견대로 비교 표준지를 바꾸면 택지비가 낮아질 수밖에 없어 조합이 기대하는 분양가를 받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둔촌 주공 조합은 애초 분양가 상한제를 피해갈 수 있었다. 하지만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통제에 반발, 분양 일정을 2년 넘게 미루며 상한제 적용을 택했다. 2020년 당시 조합은 3.3㎡당 3550만원의 분양가를 요구했으나 HUG는 2978만원을 고수했다.
현재 조합은 올해 1월 1일 자로 인상된 표준지 공시지가를 토대로 일반분양가를 3.3㎡당 최대 4000만원까지 기대하고 있으나 이 역시 쉽지 않아 보인다. 택지비 적정성 평가 권한을 쥔 한국부동산원이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어서다.
여기에 시공사업단(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이 공사비 문제로 조합 측에 시공 중단을 통보한 상태여서 갈등의 골은 깊어지고 있다.
사업단은 “착공 후 2년이 지나도록 단 1원도 받지 못한 채 약 1조5000억원을 투입해 공사를 진행했다”면서 60일 안에 공사비 충당 조치를 하지 않으면 공사를 중단하겠다는 방침을 전달했다.
둔촌 주공 재건축은 2016년 총회에서 2조6000억원 수준으로 공사비를 의결했으나 시공사는 설계변경을 이유로 공사비를 3조2000억원으로 증액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조합은 전임 조합장이 적절한 절차 없이 체결한 계약이라 인정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반면 시공사업단은 적법한 계약이라고 맞섰다. 이 같은 갈등이 깊어지자 서울시가 중재에 나서기도 했으나 해법을 찾지 못한 상태다.
역대 최대 규모인 둔촌 주공 재건축은 일반분양 물량만 4786가구에 달하는데 조합의 요구대로라면 감정평가액이 9억원을 초과, 투기과열지구의 고가 아파트로 분류돼 대출이 규제된다.
‘신혼부부 특별공급’, ‘생애 첫 주택’ 등의 특별공급 대상 제외뿐 아니라 HUG의 보증도 금지돼 중도금 대출이 막힌다. 이 때문에 이른바 ‘금수저 청약’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 외에 세운재정비촉진지구의 세운 3-1·4·5구역(힐스테이트세운센트럴), 경기도 광명2구역 재개발 역시 택지비 감정평가 금액을 놓고 갈등 중이다.
한국부동산원은 세운 3-1·4·5구역 택지비 감정평가액을 세 차례나 반려해 분양이 7개월가량 지연되고 있다.
광명2구역의 경우 광명시가 지난해 11월 상한제를 적용한 일반분양가를 3.3㎡당 2000만원 선으로 책정하자 조합이 ‘시세의 반값’이라고 반발, 석 달이 넘도록 분양을 중단했다.
잇따르는 조합장 교체
서울 용산구 한남2구역 재개발 조합은 최근 임시 총회에서 조합장을 해임했다. 조합장의 비위 논란 때문인데 건설사와의 유착 의혹도 제기되며 사업이 정체되거나 좌초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왔다.
동작구 노량진뉴타운 내 노량진6구역은 조합장과 임원 해임을 추진 중이며 노량진7구역은 조합장을 해임했다. 2017년 6월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뒤 사업시행 변경인가를 추가로 진행하는 등 사업이 지체돼 주민들의 불만이 컸다는 이유다.
또 앞서 둔촌 주공 재건축조합은 공사비를 증액한 조합장을 해임했고 광명2구역은 조합장 해임을 추진 중이다.
조합장 등 집행부 해임 이유는 공통적으로 사업 추진 속도가 늦어지거나 조합원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경우다.
하지만 이런 갈등은 오히려 사업을 더욱 지체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조합장 해임을 어렵게 하는 법안이 발의된 상태다.
김윤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10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일부개정안’을 대표 발의, 기존 조합원 10분의 1 이상의 요구로 소집 가능했던 조합 임원 해임 총회는 조합원 5분의 1 이상이 요구하도록 했다.
토요경제 / 조은미 기자 amy1122@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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