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 사태, K-제약‧바이오 발목 잡나…장기화 여부 관건

임상 계획 변경 등 대응책 모색…신풍제약, 러시아→콜롬비아 추가
종근당‧SK바사, 대안 마련 가능…유럽 진출‧수출 등 타격 불가피

김동현

coji11@sateconomy.co.kr | 2022-02-25 14:16:15

미국이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수출통제 제재를 발표한 가운데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도 차질이 예상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그동안 제약‧바이오 기업의 유럽 진출을 위한 전초기지로 활용돼 왔다. 유럽 진출을 모색하는 기업들에게 있어 기회의 땅이자 글로벌 임상국가 중 하나로 러‧우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 신약 개발 임상 및 대 러시아 수출, 원부자재 수급 타격 등이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25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전운이 고조되면서 업계 내에서도 사태 파악과 함께 대응 방안 모색에 분주하다. 기업들은 특히 글로벌 임상 시험 일정에 차질을 빚지 않을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일부 업체의 경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임상 진행국에서 배제했거나 제외하는 것을 발 빠르게 검토하고 있다. 국제 관계 등을 고려했을 때 이들 국가에서 임상을 이어가기에는 무리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예프의 국방부 청사에서 포연이 솟아오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임상 차질’ 우려↑…계획 변경 등 시동

현재까지 대부분의 제약‧바이오사들이 임상 지역 변경에 대한 내부적인 검토를 진행 중인 가운데 가장 먼저 대응에 나선 곳은 신풍제약이다. 신풍제약은 최근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는 ‘피라맥스정’의 임상 3상 국가를 변경했다.


이 같은 변경 배경에 신풍제약은 지난 14일 공시를 통해 “러시아의 경우 현재 해당국가의 국제‧정치적 상황 등을 고려했을 때 임상진행이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당초 폴란드‧러시아‧아르헨티나‧칠레에서 계획된 임상진행 계획은 러시아를 제외한 콜롬비아가 추가돼 진행된다. 아울러 신풍제약은 영국에도 임상 3상을 신청한 상태다. 임상 규모는 영국을 포함한 글로벌 전체기준 1420명을 대상으로 한다.


종근당의 경우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인 ‘나파벨탄(성분명 나파모스타트)’은 국내를 비롯해 8개국에서 글로벌 임상을 진행 중이다. 임상 대상 8개국 가운데 지난해 9월 우크라이나 보건부로부터 임상 3상 시험 계획을 승인 받았으며, 러시아에서도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종근당은 아직 뚜렷한 임상 계획 변경은 없는 상태다. 임상 대상 국가 중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포함돼 있지만 환자 수가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기에 당장 임상에 차질이 빚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도 우크라이나 사태가 임상 일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GBP510’의 다국가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는데, 대상국에 우크라아나가 포함돼 있다. 하지만 다국가 임상 3상 대상자(3467명) 가운데 우크라이나 대상자는 99명에 불과하며, 이미 대상자 투약을 마친 뒤 혈청만 확보하면 되는 상황이라 내부적으로도 큰 차질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유럽 진출‧수출도 ‘빨간불’…장기화 ‘촉각’

문제는 사태의 장기화 여부다. 업계는 러‧우 갈등이 장기화할수록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유럽 진출 차질은 물론 대 러시아 수출에도 직격탄을 맞을 수 있을 것이라 우려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해외 국가 중 상대적으로 임상 참여자를 모집하기 쉬운 국가 중 하나로 꼽힌다. 때문에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글로벌 임상 일정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우크라이나의 경우 유럽 국가로 분류돼 있어 만약 전운이 유럽까지 번진다면 유럽시장 진출이 지체로도 이어질 수 있다.


미국을 필두로 러시아에 수출 규제 움직임이 본격화되는 상황 속 한국 정부도 제재에 동참하기로 하면서 수출도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


현재 가장 타격이 우려되는 곳은 GC녹십자다. GC녹십자는 2015년 이미 러시아 바이오 기업 나노렉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등 의약품 수출에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 왔다.


이밖에도 한미약품, 보령제약 등 상당수의 국내 제약‧바이오사들이 러시아에 의약품을 수출하고 있다.


나아가 원자재를 수입하는 중소 제조업체 또한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피해가 불가피하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석유가격 LNG 가격이 올라가면 원자재 가격이 급등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토요경제 / 김동현 기자 coji11@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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