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건설협회 “기울어진 운동장”···건설업역 폐지, 찬성→반대 왜?

신유림

syr@sateconomy.co.kr | 2022-02-12 08:00:21

▲ 윤학수 대한전문건설협회장 <사진=대한전문건설협회>

전문건설협회가 올해 시행된 ‘건설업역 규제 폐지’의 복원을 요구하며 강경투쟁을 예고,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1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한전문건설협회·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대한시설물유지관리협회 등 전문건설 3개 사업자단체는 ‘생존권 대책위원회’를 결성하고 이달 17일과 24일 각각 국회와 국토교통부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건설업역 규제 폐지는 2018년 12월 국회에서 통과된 법안으로 그동안 복합공사(원도급)는 종합건설이, 단일공사(하도급)는 전문건설업자만 시공할 수 있었다.


해당 규제는 1976년 전문건설업이 도입된 후 50년 가까이 이어진 제도로 공정경쟁 저하, 페이퍼컴퍼니 증가, 기업성장 저해 등의 부작용이 커 꾸준히 폐지 논의가 있었다.


이에 정부는 업계와 노동자,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협의체를 구성, 합의를 명문화하는 등 이견해소와 입법에 주력했다.


그 결과 종합·전문건설협회는 상호 시장 개방에 따라 사업영역 확대와 고질적 업역 갈등 해소 등 긍정적 변화가 기대된다며 환영 입장을 공식화했다.


이에 따라 공공공사는 2021년부터, 민간공사는 올해부터 해당 법안이 적용됐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났다.


제도개선 취지와 달리 업역규제 폐지로 종합건설업의 시장 독식 현상이 보였다. 전문건설업체가 종합공사를 낙찰받기 위해서는 종합등록기준을 갖춰야 하는 등 까다로운 제약 조건들이 나타난 것이다.


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법 시행 이후 전문 공공공사 발주 규모는 8만4599건(11조6701억원)으로 이 가운데 종합건설업체가 381건(9689억원)을 수주했다.


반면 종합 공공공사 발주는 2만854건(35조8182억원)으로 전문건설업체가 수주한 규모는 646건(2785억원)이었다.


상대 업역에서의 수주 비중이 종합건설업체는 30.8%(건수)와 25.4%(금액)였지만 전문건설업체는 7.5%(건수)와 4.5%(금액)에 불과했다.


대한전문건설협회는 지난 9일 서울 동작구 전문건설회관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건설업역 규제 폐지 및 상호 시장 개방으로 시장 혼란이나 참여자 간 갈등 같은 폐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기존의 종합·전문업역 중심의 수주체계를 복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영세 중소 전문건설업사업자들을 사지로 내몰고 있다”며 “국토교통부가 문제 인식을 같이하면서도 개선에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뒷짐만 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윤학수 대한전문건설협회 회장은 “같은 링 위에 호랑이와 토끼를 넣어두고 싸우라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기울어져도 너무 기울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그 부분은 말씀드리기 조심스럽다”며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 “중소업체를 고사시킨다는 표현이 맞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다양한 의견이 나오는 건 잘 알고 있다”며 “국토부가 이분들의 의견을 무시하는 건 아니고 대화와 계획 수립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토요경제 / 신유림 기자 syr@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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