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양재건축아파트 수주는 정몽규 회장 '계륵(?)'

주목받는 관양재건축단지 수주 통한' HDC현산'의 계획…"제발 찍는 격 될 수 있어"

신유림

syr@sateconomy.co.kr | 2022-02-10 12:00:40

▲ HDC현대산업개발 사옥 전경 <사진=HDC현대산업개발>

최근 전국적인 ‘아이파크 보이콧’ 사태를 맞은 HDC현산이 롯데건설과 맞붙은 경기도 안양 관양현대아파트 재건축 사업에서 예상 밖의 승리를 거두자 그 배경을 놓고 뒷말이 무성하다.


연이어 두 번의 대형 참사를 낸 HDC현산이 영업정지는 물론 최악의 경우 면허 취소 처분을 받을 수 있는 상황에서 적자가 예상되는 수주를 감행한 동기가 석연치 않다는 이유에서다.


1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HDC현산이 지난 5일 수주한 관양현대아파트 재건축 조건은 △총공사비 4174억원 △평당 4800만원 보장 △대물변제를 통한 조합원 이익보장 △보증기간 30년 △매월 공사 진행현황 및 안전진단 결과 보고 △조합원 사업추진비 가구당 7000만원 지급 △이주비 등 사업비 조달 2조원 △분담금 납부 유예기간 4년 △외부 전문 안전감독관 업체 운영비용 부담 등이다.


롯데건설이 제시한 조건은 총공사비 4240억원, 사업비 조달 8136억원이며 분담금 납부 유예기간은 2년, 조합원 사업추진비는 제시하지 않았다.


이 같은 HDC현산의 조건은 파격적이라 할만하다.


특히 분양가 4800만원의 경우 조합원은 오히려 환급을 받고 입주할 수 있는 조건이다. 또 미분양 시 대물변제 조건이 붙어 조합원의 이익을 보장해 준다는 특징도 있다. 조합원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로또’를 맞았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다만 우려스러운 부분은 안양에서 평당 4800만원은 지나치다는 점이다. 올해 분양하는 서울 둔촌주공 분양가가 평당 4200~4500만원이고 반포 원 베일리가 평당 5635만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수익성 없이 수주에 올인한 것”이라며 “오히려 수익이 나면 이상할 정도”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달 말로 예정된 서울 노원구 월계동신아파트 재건축 시공사 선정에서 코오롱글로벌과 수주전을 벌이고 있는 HDC현산은 관양현대아파트와 비슷한 조건을 내걸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일각에서는 HDC현산이 최근 위기를 딛고 기사회생을 위한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보지만 시장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HDC현산은 최근 두 번의 참사로 최대 1년 8개월의 영업정지가 예상되는 데다 이미 최악으로 떨어진 회사 이미지를 만회하기가 쉽지 않아서다. 더구나 다른 건설사에 비해 주택건설 비중(70%)이 높아 비토 분위기 극복은 더욱 어려울 전망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최근 HDC현산의 움직임을 두고 정몽규 회장의 노림수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주식투자자의 입장에서 보면 HDC현산의 움직임은 지배구조와 관련이 있을 것”며 “지난달부터 이어진 주식 거래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27일부터 3일간 엠엔큐튜자파트너스는 HDC 보통주 30만5146주를 장내 매수했다. 이달 3일에는 14만5183주를 추가 매입했다. 총 취득금액은 25억5000만원에 달한다.


이로 인해 엠엔큐튜자파트너스의 HDC 지분률은 기존 39.82%에서 40.34%로 올랐다.


주목할 점은 이 회사가 정 회장이 지분 100%를 들고 있는 개인회사라는 것이다. 정 회장은 최근 사고 책임을 지고 HDC현산 수장 자리에서 물러났으나 여전히 HDC그룹 회장직을 유지하고 있다.


HDC는 HDC현산, HDC아이앤코스 등을 거느린 지주사로 HDC지분을 높이면 그룹 전반의 지배력이 높아진다.


다시 말해 정 회장이 광주시 참사 후 낮은 가격으로 그룹 지배력을 강화했다는 것이다.

 

토요경제 / 신유림 기자 syr@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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