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세탁기 분쟁’서 완승한 韓…한숨 돌린 삼성‧LG, 영향은?

WTO, 핵심 쟁점서 한국 손 들어줘…불복 시 상소 가능성 남아

김동현

coji11@sateconomy.co.kr | 2022-02-09 16:00:23

<편집=김동현 기자>

미국의 세탁기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조치를 둘러싼 한미 양국이 맞붙은 국제 분쟁에서 WTO(세계무역기구)가 한국의 손을 들어줬다.


산업통상자원부는 8일(현지시각) WTO가 미국 세탁기 세이프가드 조치 관련 분쟁에서 한국 정부의 승소를 판정한 패널 보고서를 WTO 회원국에 회람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국산 제품을 막기 위해 세이프가드까지 동원한 미국의 행태에도 제동이 걸렸다는 분석이다.


앞서 미 정부는 수입산 세탁기로 인해 심각한 피해를 보고 있다는 자국 가전업체 월풀의 주장을 받아들여 지난 2018년 2월부터 세탁기 세이프가드를 시행해왔다. 이 같은 조치는 사실상 삼성전자와 LG전자를 겨냥한 조처였다.


이에 우리 정부는 미국 측에 세이프가드 조치를 중단해 달라고 수차례 요청했다. 그러나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그해 5월 WTO 제소했다.


WTO는 세이프가드 조치를 둘러싼 핵심 쟁점 5개 모두에서 위법 판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부에 따르면 이번 분쟁의 핵심쟁점은 △산업 피해 유발 수입 급증 여부 △국내산업 범위 적절성 △국내산업 피해 입증 △수입품 증가와 국내산업 피해 간 인과관계 △예견치 못한 전개 등 세이프가드 본질 관련 5개 분야다.


미국이 주장한 수입 증가 및 산업 피해 원인이 WTO 협정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고 수입 물량 증가 분석이 논리·적정성면에서 미흡하다는 게 WTO의 판단이다. 다만 WTO는 세이프가드 관세가 수입산 세탁기와 미국산 세탁기의 가격 차이보다 높다고 해서 해당 조치를 과도하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미국이 이번 판정 결과를 그대로 수용하면 분쟁은 종료되고 세이프가드도 해제된다.


문제는 미국이 WTO 패널 판정에 불복해 상소할 경우다. WTO의 상소기구는 지난 2019년 말부터 이미 기능이 정지된 상태다. 이에 미국이 상소하면 무기한 계류돼 장기화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와 별개로 업계에서는 국내 가전업계의 타격은 그다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세이프가드 발효에 맞춰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와 테네시주에 세탁기 생산기지를 옮겨 자체 생산 체제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미국이 상소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기간은 패널보고서 회람일로부터 20일 후 60일 이내다.

 

토요경제 / 김동현 기자 coji11@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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