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업계 '배짱영업 마이웨이' 이유는

새해부터 주요 럭셔리제품 가격 '들썩'…고객 줄세우는 '오픈런'이 한 몫

김현경

envyhk@nate.com | 2022-01-05 11:09:45

<사진=에르메스 홈페이지>

럭셔리 브랜드들이 새해 벽두부터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 '배짱영업'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3대 명품'으로 손꼽히는 에르메스가 최대 10% 가량 인상한 것을 시작으로 샤넬과 루이뷔통까지 명품업계가 일제히 가격을 올릴 조짐을 보이고 있고 특히 스위스 명품 시계 브랜드 롤렉스는 지난 1일 주요 제품들의 가격을 8~16% 가량 인상했다. 롤렉스의 가격 인상은 약 2년 만이다.


명품 브랜드들의 가격 인상이 '연례행사'처럼 반복되고 있는 까닭은 명품을 구입하기 위해 개장을 기다리며 줄을 서는 이른바 '오픈런'이 한 몫 한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2년간 지속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경기 침체 등으로 매우 어려운 여건이지만 '글로벌 명품'으로 가치를 높이고 싶다는 소비자들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터라, 명품 업체는 여전히 '마이웨이'를 고수하는 분위기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프랑스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는 전날부터 주요 제품 가격을 올렸다. 지난해 1월 가격을 인상한 지 1년여 만이다. 에르메스는 매년 1월마다 가격을 인상해왔다. 에르메스 본사가 있는 유럽 현지에서는 이미 지난 1일자로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에르메스 핸드백 가운데 비교적 저렴해 일명 '입문백'으로 불리는 '피코탄22'는 385만원에서 411만원으로 7% 올랐다.


'피코탄18'은 354만 원에서 377만 원으로 9.9% 올랐고, 여전히 '입문백'으로 인기가 높은 '가든파티36'은 482만원에서 498만원으로 3% 올랐다. '린디26'은 981만 원에서 5% 가량 오른 1023만 원으로 1000만 원을 넘어섰다.


앞서 스위스 명품 시계 브랜드 '롤렉스'는 지난 1일부터 가격 인상을 기습적으로 단행했다.


새해 첫 날인 1일부터 주요 시계 품목의 가격을 10% 가량 인상했고, 일부 품목은 16% 가량 올랐다. 롤렉스의 인기 모델로 꼽히는 서브마리너 오이스터 41㎜ 오이스터스틸 모델은 1142만원에서 1290만원으로 13% 인상됐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업계에서는 롤렉스와 에르메스를 시작으로 명품 브랜드들이 줄줄이 가격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루이뷔통은 지난해 국내에서 5차례의 가격을 인상했고 샤넬은 2차례 가격을 올린 바 있는데, 올해도 이들 주요 명품이 가격을 인상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샤넬의 경우 주기적 반복적으로 '기습 인상'을 하는 탓에 "샤넬은 오늘이 제일 싸다"는 말까지 생긴 상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해 역시 작년처럼 집콕 소비 트렌드가 보복소비로 분출된 한 해였고 결국 명품으로 수요가 집중됐다"면서 "코로나19 장기화로 폭발한 '보복소비' 수요가 존재하는 한, 명품업계 역시 '명품 소비'를 유도하기 위한 전략을 짜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회원 53만명을 보유한 국내 최대 명품 카페 '시크먼트'에는 일부 명품 브랜드의 가격인상 가능성을 예측하는 게시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아울러 각종 포털과 SNS 등에서는 천정부지로 치솟는 명품 가격에 브랜드의 '갑질 영업'을 비판하는 목소리 또한 증폭되고 있다.


특히 가격 인상에만 올인하고 있는 까닭에 소비자 보호에는 '나몰라라'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난도 제기된다.


지난해 발생한 샤넬코리아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대표적인 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조사 결과, 샤넬코리아는 개인정보 처리시스템에 접속할 수 있는 관리자 계정의 비밀번호를 누구나 매우 쉽게 추측할 수 있도록 설정하는 등 보호에 필요한 조치를 다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 인해 9개 제휴사의 온라인 장터를 통해 화장품을 구매한 이용자 8만 1654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개인정보 파기 의무도 지켜지지 않았다. 샤넬코리아는 1년 이상 장기 미이용자의 개인정보를 파기하거나 다른 이용자의 개인정보와 분리해 별도로 저장·관리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샤넬코리아는 이용자 개인정보를 미국 아마존웹서비스(AWS)에 보관했는데, 국외로 개인정보를 이전한 사실에 대해 이용자 동의를 받거나 개인정보 처리방침 등으로 알리지 않았다.

 

토요경제 / 김현경 기자 envyhk@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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