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운암뜰도 민간독식?···개발사업 칼자루 현대엔지니어링이 잡았다
신유림
syr@sateconomy.co.kr | 2021-10-29 10:36:37
오산시 운암뜰 개발사업은 사실상 민간이 주도하는 방식인 것으로 취재 결과 드러났다. 특히 시의 예상수익이 불분명해 이익을 민간이 독점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9일 <토요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운암뜰 개발사업은 전적으로 현대엔지니어링 컨소시엄의 역량과 의지에 달려있어 시의 수익을 담보할 수 없는 구조인 것으로 확인됐다.
개발방식은 대장동과 마찬가지로 민관합동이다. 오산시가 50.1%, 현대엔지니어링 컨소시엄이 49.9%다. 두 사업의 차이는 대장동은 사전에 확정이익을 확보하고 나머지는 민간이 가져가는 구조라면 운암뜰은 사후 이익배분 방식이라는 점이다.
여기서 오산시가 강조하는 부분은 ‘민간 이익 전액 환수’ 조항이다. 민간이 지분에 따라 개발이익의 49.9%를 배당받지만, 그 49.9% 중 40%를 다시 오산시가 환수하고 나머지 60%는 운암뜰에 재투자하는 방식이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수익이 1000억원이라면 501억원은 오산시가, 나머지 499억원은 민간이 가져가지만 계약에 따라 민간 이익 499억원 중 약 200억원은 다시 오산시가 환수하고 나머지 300억원은 운암뜰에 재투자하게 된다.
결국 민간이 가져가는 이익은 전혀 없다는 결론이지만 여기에는 함정이 있다. 바로 위례신도시의 예다.
최근 열린 국토위 국정감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사후 이익배분 방식은 민간에 절대적으로 유리할 수밖에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지사는 “위례신도시 개발사업에서 성남시 몫으로 처음엔 500억원을 예상했으나 민간 측이 사업 원가를 계속 부풀리는 바람에 시의 최종 수익은 150억원에 불과했다”며 “이 경험 때문에 대장동 사업에서는 시가 확정이익을 먼저 가져가는 방식을 택해야 했다”고 강조했다.
마찬가지로 운암뜰 역시 현대엔지니어링 측이 사업 원가를 부풀릴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운암뜰에 소요되는 비용은 1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에 오산시 측에 예상수익을 물었지만 “그걸 어떻게 예상할 수 있느냐”는 대답이 돌아왔다. 대형 사업을 진행하면서 예상수익조차 가늠하지 못한 채 민간수익을 모두 환수한다는 홍보에만 열을 올린 것이다.
여기에 현대엔지니어링 컨소시엄은 추가로 아파트와 지식산업센터 분양수익이라는 든든한 수입원도 확보하고 있다.
더욱이 60만㎡에 달하는 운암뜰 부지 중 얼마만큼의 부지에서 분양사업을 할지도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이를 종합하면 경우에 따라 민간이 수익 대부분을 독식할 가능성이 열려있는 셈이다.
컨소시엄에 자산관리사로 이름을 올린 ‘에코앤스마트’라는 회사도 베일에 가려있다.
운암뜰 사업에서 자산관리와 전략부문을 담당하기로 한 에코앤스마트는 컨소시엄에서 3%에 불과한 지분을 들고 있는데 이 대규모 사업의 밑그림을 그릴 역량을 보유했는지, 얼마의 수익을 가져갈지는 확인할 길이 없다.
네이버 기업 정보에 따르면 에코앤스마트는 부동산 중개·임대업 회사로 전략적 투자사와는 거리가 멀다. 또 매출 등 정보 역시 공개되지 않았으며 직원은 네명, 업력은 4년 차에 불과하다.
이에 현대엔지니어링 측에 에코앤스마트와의 관계와 컨소시엄 참여 계기, 역할에 대해 문의했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우리 회사와 어떤 관계인지, 또 그 회사가 어떻게 컨소시엄에 참여하게 됐는지는 알지 못한다”면서도 다만 “컨소시엄에 이름 없는 회사가 참여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또 “에코앤스마트는 현재로선 전략적 투자사는 아니다. 차후 전략적 투자사를 끌어올 계획인 것으로 안다”며 “컨소시엄 구성 단계에서 전략적 투자사가 없는 경우도 흔하다”고 했다.
‘마스터플랜도 없이 사업자로 선정됐다’는 경기신문 보도에 대해서는 “스마트시티라는 큰 그림만 나온 상태이고 구체적 계획이 없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사업을 진행하며 채워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오산시가 <토요경제>에 밝힌 “이미 사업계획이 충분히 세워졌다”는 답변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최근 운암뜰에 제기된 의혹은 대장동에서 드러난 토건비리과 관련이 깊다. 이는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집중제기하고 있다. 안 의원은 지난 26일 한 방송에서 “국민의힘이 운암뜰 특혜비리를 묵인하고 개발에 찬성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의혹의 눈초리는 현대엔지니어링 컨소시엄, 운암뜰과 관련된 토지주들로 향하고 있다.
대장동 비리와 관련해 뇌물 혐의를 받는 곽상도 의원과 화천대유, 하나은행의 관계에서 운암뜰과의 연관성을 찾을 수 있어서다. (토지주와 관련한 의혹은 본지가 28일 보도한 <오산 운암뜰에 어른거리는 화천대유의 그림자> 참고)
현재 검찰은 하나은행 컨소시엄에서 단 1%의 지분을 보유한 화천대유가 수천억원의 수익을 올릴 수 있었던 이유는 곽 의원의 역할 때문이었다고 보고 있다. 하나은행이 컨소시엄에서 발을 빼려고 하자 곽 의원이 나서 이를 중재해 일을 성사시켰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현대엔지니어링 컨소시엄의 상황을 자세히 들여다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대장동에서 화천대유를 비롯한 민간이 토지 작업에서 얻은 이익 4000억원보다 훨씬 많은 6000억원의 수익을 분양 과정에서 거뒀단 사실을 고려하면 결국 오산시가 강조한 ‘민간 이익 전액 환수’는 토건세력의 큰 그림 중 작은 부분에 불과하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토요경제 / 신유림 기자 syr@sateconomy.co.kr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