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 ‘2000만 사용자가 택했다’...출범 닻 올린 ‘토스뱅크’ 행보 주목

대출절벽 속 연 2%대 ‘신용대출’제시 눈길..시중은행 ‘긴장’
금융권 소외 계층 대상 금융상품에 대한 기대와 우려 공존

문혜원

maya4you@naver.com | 2021-10-07 06:00:42

<이미지= 토스뱅크>

 

‘토스뱅크’가 기존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등과 나란히 경쟁하며 본격적인 제3인터넷은행으로써 출범 소식을 알렸다.


기존에 확보한 ‘토스 앱’ 사용자가 2000만명이 넘을 정도로 이미 인터넷은행 판도를 이끌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는 토스뱅크는 연 2%대로 2억 7000만원 신용대출을 하겠다는 파격상품을 내보여 은행권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7일 은행권에 따르면 모바일 금융 플랫폼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가 설립하는 토스뱅크는 지난 5일 공식 출범 닻을 올렸다.


토스뱅크는 지난 6월 9일 금융위원회로부터 은행업 본인가를 받았다. 케이뱅크, 카카오뱅크에 이은 제3 인터넷전문은행의 출범으로써 2017년 이후 4년 만에 새로 나온 인터넷은행이다.


토스뱅크는 출범소식을 알리자마자 시중은행 대출 절벽 속에 조건 없이 연 2% 금리 수시상품인 최대 2억7000만원까지 신용대출을 해주겠다는 약속을 내밀었고, 이에 사전 신청자 100만명이 몰리면서 시작부터 파격행보를 자랑했다.


토스뱅크의 이 같은 파격 행보의 배경에는 ‘금융소외 계층에 맞춤대출’ 출사표를 던진 기존의 약속이 있다.


그간 토스뱅크는 독자적인 신용평가 모델(CSS)을 내세워 시장을 공략할 방침에 대해 말해왔다.


이는 시중은행들에게 신용도가 낮다는 이유로 대출을 받지 못한 ‘씬파일러’와 같은 금융소외계층을 배려하겠다는 차원에서다.


이에 현재 1300만 명으로 추산되는 씬파일러(Thin Filer, 거래 내역이 적은 사람)와 기존 1금융권에서 소외된 중·저신용자, 소상공인 등을 주요 고객으로 삼고 맞춤형 대출 상품을 공급하겠다는 계획도 밝힌 바 있다.


토스뱅크는 이러한 저신용자들을 대상으로 부족한 담보력을 보완할 수 있도록 주거, 통신, 체크카드 승인내역 등 다양한 금융·비금융 정보를 모아서 신용등급을 측정할 수 있는 자체평가 모형을 개발했다.


여기에는 이용자 2000만명(올해 6월 기준)에 달하는 금융 앱 `토스`가 큰 역할을 했다. ‘토스 앱’은 출범 전에 앞서 기존 ‘2000만 사용자’들이 택한 ‘원앱’ 전략이 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토스 앱’은 다소 시중은행들의 ‘앱’설치는 별도로 해야 한다는 부분 때문에 불편하다는 고객들의 호소 목소리를 반영해 불편 없이 접근성을 높였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또 정보 이용 동의를 한 토스 사용자의 계좌와 체크카드 내역 등을 분석 자료로 활용했다. 이 때문에 지난 5월 기준 카카오뱅크를 제치고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한 금융 앱으로 선정된 바 있다.


이와 관련 토스뱅크는 “앱 개발이나 초기 마케팅 비용부분을 절약해 고객 혜택으로 돌린다는 구상”이라며 “특히 토스 가입자 60%가 상대적으로 신용 이력 정보가 낮을 수밖에 없는 젊은세대(MZ)인 만큼 이들을 대상으로 한 중·저신용자 대출 수요를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토스뱅크의 이 같은 전략은 지난 6월 9일 금융당국이 인터넷은행들에게 제시한 중·저신용자에 대한 대출 확대 방침과 맞물려 있다.


당시 금융위는 법정금리 인하로 인해 소외되는 중·저신용자들이 사채 시장에 빠지지 않게 하기 위해 중금리 시장을 확대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금융위원회는 중금리 대출 제도 개선 방안을 통해 올 중·저신용층 200만명에게 중금리 대출을 32조원 가량 공급할 계획이며 오는 2023년까지는 중저금리신용자 비중도 30% 늘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금융위는 인터넷전문은행에 중금리 대출을 확대하지 않을 경우 신사업 진출 제한 등으로 압박하고 P2P 업체를 투입시켜 적극적으로 중금리 대출 시장에 경쟁을 유도하고 있다.


이밖에도 토스뱅크는 수시입출금식 통장을 비롯한 예금상품 금리혜택을 연 2%를 선보여 금리 경쟁력에도 주목된다. 이는 시중은행의 수시입출금 통장 금리 대부분 0.1~0.3% 수준보다 높은 것이다.


수시입출금 통장인 ‘토스뱅크 통장’은 만기나 최소 납입 금액 등 아무 조건 없이 연 2% 이자를 지급하는 수시입출금 통장이다.


이자는 금액을 예치한 날부터 일할 계산해 매달 지급한다. 예·적금 구분을 없애고 통장 하나에 ‘나눠서 보관하기’, ‘잔돈 모으기’, ‘목돈 모으기’ 등 기능을 넣어 기존 은행 예금과 적금 상품을 구현했다는 설명이다.


이로 인해 소비자들은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도 연 1%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훨씬 이득을 볼 수 있는 토스뱅크 예금상품을 택할 확률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토스뱅크의 대출금리는 최저 연 2.76% 수준으로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금리(3~4%)보다 낮다. 경쟁사에 비해 예대마진 폭이 적은 셈이다.


신용대출의 경우도 최저 연 2.76%로 지난 8월 기준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평균금리(연 3.07~3.62%)보다 최대 0.86%포인트 낮다. 같은 기간 카카오뱅크의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연 4.95%로 치솟았으며 케이뱅크 역시 연 4.27%로 4%대를 훌쩍 뛰어넘었다.


그러나 토스뱅크의 행보를 두고 금융권 일각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서비스 혜택 관점에서 보면 시중은행은 물론 기존 인터넷은행보다도 단순하면서도 높은 혜택의 금리를 주는 것은 소비자에겐 유리하지만 초기 안착이 될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시중은행보다 인터넷은행이 중신용자 대출 비중이 낮은 것으로 조사 결과가 나온 바 있어 설립 취지가 위배될 수 있다”면서 “특히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확대시 연체율은 높이게 되고 거꾸로 건전성은 낮아질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최근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은행의 중신용자 대상 대출 비중이 시중은행보다 더 낮다는 점이 문제로 드러나면서 설립 취지를 위배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지난해 배진교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내용을 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SC제일·씨티·기업은행 등 7개 시중은행의 6월 말 기준 신용대출 가운데 중신용자(신용점수 701~850점) 비중은 14.9%였다.


이에 비해 카카오뱅크의 중신용자 비중은 8.5%로 시중은행보다 낮았다.


반면 카카오뱅크의 고신용자(신용점수 851점 이상) 신용대출 비중은 88%로, 7개 시중은행(80.2%)보다 7.8% 포인트 더 높았다.


카카오뱅크(카뱅)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중신용자 대출 실적이 낮다는 이유로 비판을 받았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지난 4월 핀테크 금융권에 중금리 대출 확대를 촉구한 바 있다. 이 때 카뱅는 중신용자 대출을 획기적으로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토스뱅크의 파격적인 여수신 금리 및 한도, 토스 앱의 높은 인지도와 접근성, 대출 규제의 반사효과 등의 영향으로 초기 흥행 성공은 확실하지만, 자본금 확충은 관건이라고도 지적했다.


은경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앞서 5일 보고서에서 “자본력의 차이가 크고 타깃 고객층이 다른 만큼 기존 은행주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겠으나 중금리대출 취급 강제로 신용대출 시장에서의 헤게모니를 상실한 카카오뱅크(323410)의 경우 경쟁 강화 우려가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은 연구원은 “공격적인 중금리대출 취급 정책을 제외한 기본적인 전략 방향성은 기존 인터넷 전문은행들과 유사하다”면서 “초기 가계 신용대출 중심으로 고객 저변 확대 후 소상공인 대출, 전·월세대출, 주택담보대출 등으로 대출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지막으로 은 연구원은 “다만 대출 여력이 약 3조원 내외인 점을 감안하면 추가 자본 확충은 필요하다”고 짚었다.


한편, 카카오뱅크는 무서운 성장세로 시중은행을 위협해왔다. 출범 2년이 채 안돼 흑자로 전환했고, 올해 1분기 기준 전체 대출 시장에서 9%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자산 규모로 보면 카카오뱅크(30조원)가 시중은행(국민은행 자산 430조)한 곳의 10%도 안되지만, 전체 대출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의 반격도 거세질 전망이다. KB국민은행은 최근 주담대를 포함한 모든 가계대출 상품을 비대면으로 전환하는 등 ‘가계대출 올인원(All-in-One)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이달 말 인터넷과 모바일 등에서 비대면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신한은행, NH농협은행 역시 하반기부터 비대면 대출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토요경제 / 문혜원 기자 maya4yo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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