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친환경 메시지 전달? 의미는 ‘퇴색’됐다

김시우

ksw@sateconomy.co.kr | 2021-10-01 06:00:16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식음료 업계의 굿즈 마케팅은 여전히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새로운 소비 주체로 떠오른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소유심리를 자극한 굿즈들이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고 있다.


굿즈 마케팅을 잘 이용하는 업체를 꼽자면 단연 ‘스타벅스’다.


스타벅스의 굿즈는 출시될 때마다 매번 큰 관심을 받는다. 굿즈가 출시될 때면 매장 영업시간 전부터 굿즈를 구매하기 위한 행렬이 늘어선다.


스타벅스 굿즈 ‘대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해 여름 계절 음료를 포함해 17잔을 마시면 ‘서머 레디백·체어’를 제공하는 행사에서는 한 소비자가 해당 상품을 가져가기 위해 음료 300잔을 버린 사건도 발생했다. 이 소비자는 300잔을 마신 뒤 제공한 레디백 17개만 갖고 가게를 떠났다.


스타벅스가 지난 28일 진행한 ‘리유저블 컵 데이’도 열풍은 마찬가지다. 스타벅스는 전국 스타벅스 매장에서 제조 음료 주문시 다회용 컵에 음료를 제공하는 리유저블 컵 데이를 진행했다.


리유저블 컵 데이는 글로벌 스타벅스 50주년과 세계 커피의 날(10월 1일)을 기념하고 커피를 통해 스타벅스의 지속가능성 가치와 다회용 컵 사용 권장에 대한 친환경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기획됐다.


스타벅스는 많은 소비자의 참여를 위해 20잔으로 구매를 제한했다.


행사는 한번 쓰고 버려지는 일회용 컵 대신 세척 후 다시 사용 가능한 컵을 제공해 환경오염의 주범인 플라스틱과 쓰레기를 줄이겠다는 취지로 추측된다.


한정 수량으로 받을 수 있는 리유저블 컵 제공 소식이 알려지면서 스타벅스 전 지점이 커피를 구매하러 온 소비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오전 시간부터 줄을 서는 풍경이 벌어지는가 하면 비대면 주문인 ‘사이렌 오더’도 폭주해 스타벅스 앱 접속까지 지연됐다.


스타벅스의 취지에 동참하며 참여하는 것인가 싶지만 중고거래 플랫폼에는 어김없이 ‘공짜’인 리유저블 컵이 판매되고 있다. 가격은 4000원 선부터 다양하다. 스타벅스 측도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행사의 목적이 다른 결과로 변질됐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친환경 메시지 전달을 위한 행사가 리셀러들의 컵 재판매 행사로, 그 의미가 ‘퇴색’ 됐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재판매를 하려는 일부 소비자뿐만 아니라 스타벅스도 책임 소재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리유저블 컵 데이 행사 자체에 문제점이 있다는 비판이 곳곳에서 쏟아졌다.


일회용 컵 사용 절감으로 친환경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취지의 행사가 오히려 플라스틱 사용을 조장했다는 것이다.


50주년 기념으로 나온 한정판 컵이 오히려 소비심리를 부추겼고, 이 컵을 갖기 위해 불필요한 플라스틱 소비를 하거나 재판매 목적으로 여러 개를 사들이는 소비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환경을 위한 취지라면서 리유저블 컵이 ‘플라스틱’이라는 것도 ‘모순’이다. 이는 스타벅스가 종이 빨대를 제공하고 일회용 컵 없는 매장을 운영하는 모습과도 거리가 있다.


스타벅스가 지금까지 진행해왔거나 하고 있는 친환경 움직임은 칭찬받아야 마땅하다. 그러나 친환경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취지였다면 개인용 컵 사용시 커피 할인 등 같은 방법들이 더 맞지 않았을까 싶다.

 

토요경제 / 김시우 기자 ksw@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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