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소법 25일부터 제재 시작…현장은 여전히 ‘아리송’

은행·보험·카드 등 막바지 내부통제 관리 작업..시장 혼란은 가중
금소법 조항 법령해석 논란..“실질적 대책 마련· 전담기구 설립” 필요

문혜원

maya@sateconomy.co.kr | 2021-09-25 07:30:00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토요경제=문혜원 기자] 말 많고 탈 많은 금융소비자보호법(이하 금소법)이 6개월의 계도기간을 24일로 종료하고 25일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갔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각 금융회사들은 소비자보호 관련 교육 및 내부통제 강화 등 대응에 분주한 모습이지만 일선 영업현장에서는 여전히 상품판매 관련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빠져있다는 점에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일각에서는 업권별 금융법에 의거한 일부 법령 규정의 미비로 인해 금소법 리스크가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앞서 금융사들은 금소법 조항 중 상품판매 핵심설명서 관련 여전히 모호한 가이드라인으로 인한 법령 효력이 의문이라 ‘탄식’을 자아내는 것과 동시에 실효성 문제를 제기해왔다.


10년째 국회에서 표류된 상태에 있던 금소법은 일련의 사모펀드 사태로 ‘불완전판매’에 대한 대책으로 논의가 급물살을 타면서 지난해 2월 국회에서 법이 제정됐고, 작년 말 시행령이 통과되면서 올해 3월 25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이후 금융당국은 6대 원칙 중 적합성, 적정성, 설명의무 등이 먼저 적용되도록 하고, 내부통제 마련이나 핵심설명서, 대출모집인 등록, 전산시스템 등은 6~9개월 후에 적용하도록 했다.


법에 따라 6대 판매원칙을 위반한 금융사에는 판매액의 최대 50%까지 과징금이 부과된다. 회사뿐 아니라 판매 직원에게도 최대 1억원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소비자 권리 보호를 위해 모든 금융상품에는 청약 철회권과 위법계약 해지권이 적용된다.


또한 금융당국은 금소법 시행 후 영업현장에서 상품 설명시간이 길어지는 등 현장에서 혼선이 빚어지자 6개월의 계도기간을 적용했다.


그러나 금소법이 처벌 기준만 명확할 뿐, 일부 상품판매 관련 규정이 여전히 모호함으로 인해 금융사들 사이에 ‘명확한 기준마련’에 대한 해석이 엇갈리면서 업계는 질타를 가하고 있다.


그간 은행 등 주요 금융사들은 금소법 초기 시행으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해왔다. 특히 구체적인 상품 판매 핵심 설명서 표준 양식을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계도기간 종료가 임박할 때까지도 금융당국은 이러한 금융사 요구에 응답하지 않았다. 오히려 금융당국은 현장 혼선 지속에도 금소법 보완기간 내내 금융사들에게 자율시정을 유도했다.


금소법 지체 사안은 업권 협회와 현장 애로사항 관련 긴밀한 논의를 한 후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보완기간에 한해서 조치하지 않을 계획이라는 입장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현재 추가적인 가이드라인 제시 검토는 하지 않고 있다”면서 “그간 금융사 대상으로 Q&A를 실시하고 현장 애로사항에 대한 대응 마련 등에도 앞장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보도자료 통해 꾸준히 보고했듯이 상품 관련해서는 이해수준이 고객별로 달라 일괄된 가이드라인을 내놓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 금융사 자율로 맡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은행 등 금융사들은 어쩔 수 없이 발등에 불 떨어지듯 ‘금소법 1호 위반’ 오명을 피하기 위해 내부 관리 막바지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은행들은 금융소비자그룹반을 자체적으로 설립해 대응하고 있으며, 보험사들은 금소법 시행 준비 태스크포스(TF)를 주단위로 개최해 실무적 관점에서의 체크리스트를 마련하고 있다.


일례로, 신한은행은 금소법에 대응하기 위해 116명 규모의 소비자보호그룹을 운영 중이다.


우리은행은 총 61명이 투입된 금융소비자그룹을 통해 금소법에 대응했고, KB국민은행은 56명으로 구성된 소비자보호본부를 가동한 상황이다.


KEB하나은행도 고객행복그룹에 52명을 투입해 금소법에 관련 교육과 대응을 강화했다. NH농협은행도 51명과 함께 소비자부호부문 구성했다.


생·손해보험협회는 현장 의견을 취합해 최근 소비자보호가이드라인을 최종 확정했다. 가이드라인은 금융소비자의 권익 증진, 건전한 금융거래 지원 등 금융소비자보호를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카드업계도 앞서 7월말 여신금융협회 차원에서 금융소비자보호와 관련된 내부통제 기준을 만들어 각 카드사에 안내했다. 이에 카드사들은 카드론, 리볼빙 등 까다로운 금융상품 가입 시 보다 철저한 검증과 관리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들 업권 중 한 관계자는 “지금 당국에선 구체적 가이드라인 없이 판매사별 핵심 설명서를 만들라고 주문을 하고 있기 때문에 막바지 보완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상 영업현장에선 시간 여유가 없다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는 데다 금소법 시행 이전에 사전준비를 통해 이행했던 내용에서 크게 다를 바 없어 혼란은 여전하다”고 호소했다.


특히 보험업계의 경우 최근 금융당국이 온라인 금융플랫폼 업체의 ‘보험상품 비교서비스’를 중개 행위로 간주하고 판매를 중지시키면서, 빅테크 업체들도 사업에 난항을 겪고 있다.


실제로 카카오페이의 경우 온라인 연계투자(P2P) 서비스를 중단한 바 있다.


보험부문에서도 △운전자보험(삼성화재) △반려동물 보험(삼성화재) △운동보험(메리츠화재) △휴대폰보험(메리츠화재) △해외여행자보험(KB손해보험·NH농협손해보험·현대해상) △리치앤코 소속 전문 상담원을 통해 제공된 '보험 해결사' 서비스 등도 종료될 예정이다.


핀테크 기업 핀크도 ‘보험 추천 서비스’를 잠정 중단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2019년 8월에 선보인 '보험 추천 서비스'가 금소법 관련 위배 소지가 있다고 판단, 해당 서비스를 잠정 중단하기로 한 것이다.


토스도 신용카드 비교 서비스 등을 전면 개편하기로 했다.


이에 보험사과 핀테크업체들은 불완전판매 방지를 통한 소비자 보호도 중요하지만, 불건전한 일부 소비자의 새로운 일탈을 방지하는 정책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또한 업계 통합으로는 고객 정보를 파악해 적합한 상품을 가려내고 설명하는 적합성, 적성성 원칙 등에 금융권 공동의 표준투자권유준칙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입을 모은다.


일각에서는 금융소비자보호를 명분으로 만든 ‘금소법’이 현장의 법령 효력 해석이 엇갈리고 오히려 영업위축 우려와 질책이 심화된 가운데 실질적인 정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애초 정부가 세부 사항을 명확하지 않은 상태로 금소법이 시행되게 했다는 점에서 잘못됐다”면서 “무엇보다 특히 금융상품 불완전판매 방지 조항의 실효성 제고를 위한 준비도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금융의 다양한 상품 핵심설명서와 판매프로세스 매뉴얼 등을 구체적으로 피드백을 반영한 개선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예를 들어, 장기 또는 고위험 금융상품에 대한 것은 추가설명 안내와 지속적인 사후관리 방식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밖에도 금융권 안팎에서는 ‘금소법’ 논란을 둘러싼 리스크 우려가 제기되면서 금융당국 내에서 이뤄졌던 금융소비자보호 부서를 아예 신설기관으로 설립해 금융소비자 보호 측면을 담당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 업계 전문가는 “현재 금융당국은 금융위와 금감원이 이원화해 금융소비자보호만 전담하는 곳이 없어 책임을 미루고 있는 행태를 보인다”면서 “끊임없이 발생되는 금융사고에 대한 효율적 대처를 위해 금융소비자보호를 전담하는 독립적인 감독기구의 설립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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