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우려 현실로…‘4분기 전기료’ 8년만에 첫 인상

전분기 대비 kWh당 3.0원 올라…연료비 상승‧한전 적자 등 영향
4인가구 월 최대 1050원↑…공공물가 인상으로 인플레이션 우려도

김동현

coji11@sateconomy.co.kr | 2021-09-23 12:03:35

사진=연합뉴스

[토요경제=김동현 기자] 내달 1일부터 적용되는 4분기 전기요금이 전격 인상된다. 전기료 인상은 지난 2013년 11월 이후 약 8년 만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개월 연속 2%대를 기록하는 등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는 상황 속 정부의 물가관리에도 비상이 걸릴 전망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와 한국전력은 4분기(10~12월) 최종 연료비 조정단가를 kWh당 0.0원으로 책정했다. 전분기(-3원)보다는 3.0원 오른 것이며, 지난해와는 같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월평균 350kWh를 사용하는 주택용 4인 가구라면 전기료는 4분기에 매달 최대 1050원 오르게 된다.


정부는 올해부터 전기생산에 들어가는 연료비를 전기요금에 3개월 단위로 반영하는 연료비 연동제를 도입한 뒤 1분기에 kWh당 3.0원 내렸다. 이후 2분기와 3분기에도 물가 상승과 국민 경제 등을 고려해 1분기와 같은 수준으로 요금을 동결했다.


정부가 4분기 전기요금을 전격 올린 것은 액화천연가스(LNG), 유연탄, 유류 등 전기 생산에 들어가는 연료비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연료비가 줄곧 상승세였음에도 전기료에 반영하지 않았는데, 더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한전에 따르면 직전 3개월간(6~8월) 유연탄 가격은 세후 기준으로 kg당 평균 151.13원, LNG 가격은 601.54원, BC유는 574.40원으로 3분기 때보다 크게 올랐다.


연료비 상승분을 반영하면 4분기 연료비 조정단가는 kWh당 10.8원으로, 전분기(-3원)보다 13.8원 올라야 맞지만, 조정 폭은 3.0원으로 그쳤다. 이는 분기별 요금을 최대 kWh당 5원 범위내에서 직전 요금 대비 3원까지만 변동할 수 있도록 상한 장치를 뒀기 때문이다.


한전의 적자가 쌓이는 점도 계속 요금을 묶어놓기에 부담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한전은 고유가로 인해 2분기 연료비와 전력구입비가 작년 동기 대비 1조2868억원(8.1%)이나 증가했지만, 전기요금을 올리지 못해 전기판매수익은 1.0%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로 인해 2분기에 70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냈다.


정부는 한전과 6개 발전자회사가 올해 4조원 상당의 적자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공기업 부채는 결국 국민 부담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더는 연료비 상승분에 따른 부담을 한전에 고스란히 떠넘기기 어려웠을 것이란 분석이다.


그러나 대표적인 공공요금인 전기요금이 오름에 따라 도시가스 등 다른 공공요금을 비롯해 전반적인 물가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6% 올라 5개월 연속 2%대를 기록했다. 물가 상승률이 2%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17년 1∼5월 이후 4년 만에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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