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경영시계’ 재가동 시작됐다…이재용표 ‘통큰 베팅’ 어떤 내용 담겼나
이재용 부회장 출소 11일 만…삼성, 대규모 투자‧고용 방안 발표
반도체·바이오에 3년간 240조원 투자…‘4만명 고용’ 일자리 창출 효과 기대
김동현
coji11@sateconomy.co.kr | 2021-08-25 14:02:19
[토요경제=김동현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가석방으로 출소한지 11일 만에 이른바 ‘통 큰’ 투자에 나선다.
삼성은 오는 2023년까지 3년간 반도체·바이오 등 전략 사업에 240조원을 신규 투자한다. 또한 청년 고용 문제 해결을 위해 4만명을 직접 채용한다. 이번 대규모 투자?고용 방안은 이 부회장의 가석방 결정에 대한 화답 차원으로, 지난 2018년 내놓은 180조원 투자 계획을 뛰어넘는 단일 기업 사상 최대 규모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의 통 큰 결단을 바탕으로 멈췄던 삼성의 ‘경영시계’가 재가동됐다는 얘기가 나온다.
◆ 60조원 늘어난 ‘사상 최대’…대규모 투자 보따리 푼 이재용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관계사들은 전날 이 같은 내용의 투자?고용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 13일 출소한 이재용 부회장은 가석방 당일 삼성전자 서초사옥을 찾아 주요 경영진을 만난 데 이어, 이후 메모리와 파운드리 사업부를 포함한 각 사업부문 담당자와 연이어 간담회를 하며 이번 투자·고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발표 배경에 삼성 측은 “코로나19 이후 예상되는 산업·국제 질서, 사회 구조의 대변혁에 대비해 미래에 우리 경제·사회가 당면할 과제들에 대한 기업의 역할을 다하기 위한 것”이라며 “과감한 투자로 코로나 이후 산업구조 개편을 선도하고 책임있는 기업으로서 대한민국 난제 해결과 도약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의 이 같은 대규모 투자·고용 창출 발표는 3년 전에도 있었다. ‘국정농단 사건’으로 수감됐던 이 부회장이 지난 2018년 2월 2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석방되자 삼성은 6개월 뒤인 8월에 180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삼성의 2018년·2021년 투자 발표 모두 수감됐던 총수가 석방된 뒤 나온 대규모 투자 결정이라는 점에서 같지만, 올해 발표한 투자 규모는 3년 전보다 60조원 더 늘어난 사상 최대 규모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 국내에만 180조원 투자…시스템 반도체 1위 목표
삼성은 향후 3년간 투자 규모를 240조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 중 180조원은 국내에 투자한다. 첨단 혁신 사업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투자를 통해 글로벌 산업 구조 개편을 선도하고, 과감한 인수·합병(M&A)으로 시장 리더십을 강화한다는 목표다.
메모리 반도체 사업은 글로벌 시장에서 절대 우위를 공고히 하고, 시스템 반도체는 투자 확대로 세계 1위 도약을 목표로 잡았다. 메모리는 단기 시장 변화보다는 중장기 수요 대응에 초점을 두고 투자를 지속하고 시스템 반도체는 기존 투자 계획을 적극적으로 조기에 집행하기로 했다.
특히 메모리 기술은 원가 경쟁력 격차를 다시 확대하고, 14나노 이하 D램과 200단 이상 낸드플래시 등 혁신 차세대 제품 솔루션 개발에 나설 방침이다.
시스템 반도체는 선단 공정을 적기에 개발하고 혁신 제품 경쟁력을 확보, 글로벌 1위로 도약할 계획이다. 기존 모바일 중심에서 AI, 데이터센터 등 신규 응용처로 사업을 확대하고, 관련 생태계 조성을 지원할 예정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5월 ‘K-반도체 벨트 전략 보고대회’에서 향후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 171조원을 투자해 파운드리 공정 연구개발·시설투자를 가속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미국 제2 파운드리 공장을 비롯해 시스템 반도체 부문에만 향후 3년간 최소 50조원 이상이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 바이오 사업 ‘제2의 반도체’로…글로벌 생산 허브로 우위 확보
삼성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해 바이오 사업을 ‘제2의 반도체’로 육성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삼성은 삼성바이오로직스를 통해 바이오 사업 시작 9년 만에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공장을 3개 완공했다. 현재 건설 중인 4공장이 완공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생산 능력은 62만 리터로 세계 1위로 올라선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앞으로 공격 투자 기조를 지속해 글로벌 바이오 의약품 생산 허브로서의 절대 우위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바이오의약품 외에 백신 및 세포·유전자치료제 등 차세대 치료제 CDMO에도 신규 진출할 예정이다. 바이오시밀러도 파이프라인을 확대하고 고도화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방침이다.
◆ 3년간 4만명 직접 채용, 공채 제도도 유지
향후 3년간 4만명을 직접 채용한다는 파격적인 고용 방안도 발표했다. 통상적인 채용 계획을 따르면 3년간 고용 규모는 약 3만명이지만, 첨단 산업 위주로 1만 명 가량의 고용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 같은 고용 확대에 따라 삼성 측은 “3년간 국내 대규모 투자로 56만 명의 고용·일자리 창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국내 채용 시장의 안정성을 위해 신입 사원 공채 제도 역시 유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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